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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기술이라면 특허는 내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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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일본 기업 화낙은 일반인들에게 상당히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산업 자동화 분야에선 스마트폰의 애플이나 구글 못지 않은 위상을 가진 회사다.


주특기는 산업용 로봇이다. 화낙의 위력은 숫자로도 알 수 있다.


최근 읽은 책 '엔지니어 히어로즈'에 따르면 2014년 화낙 매출은 7.3조원 정도인데 반해 영업이익은 3조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 41%다. 보통 제조 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5% 정도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대체 불가능한 제품을 팔고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시장의 영업이익을사실상 혼자 가져간다는 애플도 화낙의  영업이익률에는 못미친다. 삼성전자도 영업이익률로 화낙을 상대하기는 역부족이다. 책의 일부 내용을 인용한다.


"삼성전자의 2014년 영업이익률은 12.1%에 불과하고, 좋았을 때도 16.1%에 그쳤다.애플은 어떨까? 애플의의 2014년 영업 이익률은 32%였다. 화낙의 영업이익률은 애플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다. 아니, 사실을 얘기하면, 애플 저리 가라다."



화낙은 엔지니어링 중심 문화가 대단히 강한 기업이다. 구글이 개발자 중심이라면, 화낙은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경쟁사에 비해 엔지니어들에게 급여도 훨씬 많이 주고, 그만큼 일도 많이 시킨다. 자기들의 만의 고유한 문화가 있는 회사 같다.


."화낙의 연구소에는 연구기획실이나 총무부와 같은 기획 및 관리 조직이 없다. 관리자는 소장과 부소장 단 2명 뿐이다. 다시 말해 화낙의 개발 부문에는 관리직이 거의 없다. 나이 들면 적당히 자리 꿰차고 앉아 밑의 직원들이나 닦달하는 사람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화낙은 개방적이라기 보다는 꽤 폐쇄적인 회사에 가깝다. 그러다보니 회사와 관련한 많은 정보들이 베일속에 가려져 있다.  화낙은 기술에 대해 특허를 확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특허가 오히려 경쟁 회사들에게 자사 기술을 베낄 수 있는 빌미가 될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품을 뜯어보는 것만으로는 자사 기술을 베낄수 없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중국 회사들이 베낄까봐 특허를 내지 않은 테슬라와 비슷한 행보다.


"특허권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불안전한 권리다. 실제로 나라마다 다르지만 대개 특허권은 출원 후 20년이 지나면 없어진다. 그런데, 특허권을 얻기 위해 출원을 하면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만 한다. 복제하는 쪽에서 피하고자 하면 피해나갈 방법은 대개 있게 마련이다. 게다가 침해하는 쪽이 대기업이라면, 아예 노골적으로 베낀 후,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소송에서 특허권자를 무력화시키는 방법도 있다." 


엔지니어 히어로즈의 저자 권오상씨는 화낙의 특허 전략이 충분히 일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허를 내지 않은 덕분에, 화낙에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 즉, 테크놀로지가 무엇인지 외부 사람들은 알 길이 없다. 그 테크놀로지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제품은 관찰할 수 있지만, 그런 제품을 가능하게 하는 테크놀로지는 유출되지 않는 것이다.  기업 정보의 불필요한 공개는 전쟁터에서 군사 기밀을 누출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 이나바다. 논문도 마찬가지다. 정말로 탁월한 테크놀로지라면 논문으로 발표하지 않고, 그냥 그걸 통해 돈을 버는 것이 엔지니어링의 본질이다."


"특허에 관한 문제는 이렇게 정리할수 있을것 같다. 외관상 복제가 가능한 거라면, 제한된 기간이라도 특허를 통해 독점권을 가지는게 좋다. 회사 기밀로 남겨두고 싶어도 남들이 얼마든지 베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겉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노하우라면 특허 출원을 피해야 한다."


엔지니어 히어로즈는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이 기술 기업의 대표주자로 통하는 시대, 기계 등 하드웨어 분야를 이끄는 기업과 이들 기업을 일군 엔지니어들을 소개하고 있다. 화낙 외에 보스턴 다이내믹스, 세그웨이, DJI, 다이슨 등의 회사 이야기가 실려 있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을 통해서도 많이 일어나고 있을텐데,  현실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상대적으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많이 부각되는 것 같다. 앞으로 기술 혁신의 연장에 있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들, 일각에선 공돌이로 불리는 이들에 대한 얘기도 좀더 많이 다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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