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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딥 러닝 날개 달고 침체에서 부활

  • 등록 2016.06.02 16: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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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1950년대부터 관련 연구가 시작돼 발전해 왔으나,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관련 연구 및 투자가 장기간 침체돼 왔다. 한동안 정체기에 빠져있던 인공지능은 최근 △ 빅 데이터 활용 △ 딥 러닝 알고리즘 △컴퓨팅 파워 향상 덕분에 기존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다시 글로벌 IT 업계의 화두로 등장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보화 및 정책지원 사업(ICT통계조사 및 동향분석)으로 진행된 ‘인공지능 업계 동향 및 인식조사 결과’를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최근 인공지능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이유는 인공지능이 학술적 연구 단계를 넘어 비즈니스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인공지능 기술은 기술적 한계로 인간의 인지/사고 능력에 미치지 못해 학술 연구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최근 딥 러닝 기술로 일부 분야에서 인간이 근접한 수준으로까지 발전하면서 상업적 활용 가능성이 높아졌다(그림 1). 


▲ 그림 1. 인공지능의 발전 역사 (자료:IITP)


인공지능은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는 범용성 높은 대표적 융합 기술로서,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미칠 파급력이 매우 높다. 산업 혁명이 ‘대량 생산의 시대’를, IT 혁명이 ‘대량 정보의 시대’를 열었다면 인공지능 혁명은 ‘대량 지식의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자율주행차), 금융(로보어드바이저), 의료(의료 자문), 유통(수요 예측), 개인용 로봇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과거에는 구현할 수 없었던 제품/서비스들이 실용화될 전망이다(그림 2). 


 

▲ 그림 2. 인공지능과 전통 산업과의 융합 사례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는 양날의 검


인공지능은 개인, 가정, 기업, 사회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유발할 것이며, 인간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컨설팅 업체 McKinsey는 2025년까지 인간의 삶, 기업, 경제를 변화시킬 12개 파괴적 혁신 기술들을 소개하면서, 인공지능(지식 노동의 자동화)을 2번째로 영향력이 큰 기술로 선정했고, 인공지능의 범주에 포함되는 로봇과 자율주행차도 각각 5위, 6위로 선정한 바 있다(그림 3). McKinsey는 인공지능을 통한 ‘지식 노동의 자동화’로 2025년 연간 5조 2000억 ~ 6조 7000억 달러의 잠재적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함께 투자은행 Bank of America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사용함으로써, 많은 산업에서 30% 가량 생산성이 향상되고, 제조 노무비가 18~33% 절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그림 3. McKinsey 선정 12개 파괴적 혁신 기술의 2025년 잠재적 경제 효과(자료:MGI)


그러나 지식 노동의 자동화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일자리 박탈 문제를 야기하기에,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중요한 글로벌 경제 현안 사항으로 대두됐다. 2013년 Oxford 대학 Martin School 연구진은 자동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20년 이내 현재 미국 직업 중 47%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은 세계 고용의 65%를 차지하는 주요 15개국에서 2020년까지 2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나지만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결국 51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Oxford 대학 Martin School은 2016년 추가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서 더 심각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그림 4). 


▲ 그림 4. 20년 후에 자동화(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위험에 관한 연구 결과

(자료:Citi GPS & Oxford Martin School)


해외 인공지능 업계 동향


인공지능 기술 개발 및 사업화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다양한 산업으로 사업화하는 한편, 인공지능을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IBM, 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미국의 대표 IT 기업들은 현재 인공지능을 기존 제품/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용도로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단지 기존 제품/서비스의 성능 향상 용도로만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차세대 IT 플랫폼의 핵심 기술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전통적 로봇 강국인 일본은 인공지능 분야 가운데 특히 로봇에 집중하고 있다. ‘아톰’, ‘도라에몽’ 등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인들은 인공지능의 형태로 로봇을 선호하고 로봇을 인간의 친구처럼 여기는 경향이 다른 나라보다 강한 편이다. 일본 정부는 2015년 1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생산 인력 부족 및 생산성 향상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업 뿐만 아니라 의료, 간호, 건설, 농업 등 사회 각 분야에 로봇을 적극 활용하는 ‘로봇 新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음성/이미지 인식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3월 열린 양회(兩會)에서 중국 정부는 ‘13차 5개년 계획(2016년~2020년)’을 통해 인간과 로봇의 상호 작용을 위한 인터넷 플랫폼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으며, 2018년까지 40억 위안(약 7184억 원)을 투입해 랴오닝성 선양 일대에 로봇 산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중국어는 문자 체계 특성으로 인해 타자를 치는 것보다 음성 인식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음성 인식의 활용도가 다른 국가들보다 높은 편이다. 중국 IT 기업 중에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특히 인공지능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Baidu는 음성인식, 영상인식, 개인비서 서비스, 자율주행차 등 Alphabet과 유사하게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일본 특허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언어 이해 분야’와 ‘미디어 이해 분야’를 제외하고 비교 대상 국가들 대비 인공지능 산업화 수준이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됐다(그림 5). 


▲ 그림 5. 주요국의 인공지능 기술 산업화 동향 (자료:特許?)


PatSnap에 따르면, 인공지능 특허 출원 건수가 많은 국가는 미국 > 중국 > 일본 > 우리나라 순이며, 미국 중국 주요 기업 중에서는 IBM > Alphabet > Microsoft > Baidu > Alibaba > Tencent 순으로 조사됐다(그림 6). 


▲ 그림 6. 주요 국가별/기업별 인공지능 특허출원 건수 (자료:PatSnap, 특허청)


앞서 정의한 인공지능 8대 분야 및 기술 성숙도 5단계에 따라 글로벌 주요 IT기업들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 및 사업화 현황을 분석한 결과, IBM, 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바이두 등이 세계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그림 7). 


▲ 그림 7. 글로벌 IT 기업들의 인공지능 주요 분야별 기술개발 및 사업화 현황 (자료:IITP)


IBM, 세계 최고의 자연어 처리 인지 컴퓨팅 플랫폼 ‘왓슨(Watson)’


IBM은 자연어 형식의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 왓슨을 2013년부터 본격 상용화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IBM은 2005년부터 인지 컴퓨팅 시스템 개발을 시작해 IBM 창사 100주년을 맞은 2011년 2월 미국의 TV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 출연, 74회 연속 우승자 Ken Jennings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그 존재를 세상에 공표했다. 왓슨에는 자연어 처리, 가설 생성과 검증, 기계학습 등의 기술이 포함되어 있는데, IBM은 자연어 기반의 정형/비정형 데이터 처리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왓슨은 1초에 80조 번에 이르는 연산 및 1초에 책 100만 권 분량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현재 영어로 된 자료를 자동 검색해 현지인처럼 이해할 수 있고,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질문하는 사람의 생각·상황·감정까지 추론할 수 있다. 2015년까지 일본어 학습이 완료됐고,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등도 학습할 예정이라고 한다.


왓슨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의료, 금융, 유통, 교육 등 다방면에 활용되고 있다. IBM은 2013년 5월부터 왓슨 API를 외부 개발자에게 개방해 현재 전 세계 36개 국가에서 400개 이상의 기업·단체와 77,000여명의 개발자가 온라인으로 왓슨에 접속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 중이다.


왓슨이 최초로 도입된 분야는 의료업계로,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를 비롯한 14곳의 세계적인 의료기관들과 협력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암 진단, DNA 분석, 의학 정보 수집 등에 활용되고 있다. MSKCC가 암 진단에 왓슨을 활용한 결과, 상당수 암 진단에서 90% 이상의 정확도를 시현했다고 한다. 


금융 분야에서도 적용 사례가 늘고 있는데, 호주뉴질랜드은행(ANZ)과 싱가포르 DBS는 개인 투자자문 서비스에, 남아공 Ned Bank는 소셜미디어 데이터 모니터링에, 일본 Mizuho 은행은 콜센터 고객 서비스 개선에 왓슨을 도입했다. 일본 이동통신 사업자 소프트뱅크는 자사 로봇 Pepper가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도록 왓슨을 Pepper와 연동했으며, 현재 판매량은 1만 대를 초과했다. 


IBM은 인간의 뇌 구조를 모사한 뉴로모픽칩 ‘트루노스(TrueNorth)’도 개발했다. 2014년 8월 IBM은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한 뉴로모픽칩 ‘트루노스’를 발표했는데, 공장 생산이 가능한 형태로 뉴로모픽 반도체를 만든 것은 IBM이 처음이다. 뉴로모픽칩이란 인간 뇌의 구조를 모사한 반도체로, 데이터 저장과 처리 요소를 동일한 모듈 안에 통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연산 능력은 증가시킬 수 있는데, 트루노스 CPU는 54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내장한 4,096개의 뉴로시냅틱(Neurosynaptic) 코어를 통해 26억 5,600만 개의 전자 시냅스를 가지고 있으며, 사용되는 전력은 70mW에 불과하다(그림 8). 


▲ 그림 8. 2014년 IBM 왓슨을 활용한 MSKCC의 암 진단 실험 결과 (자료:2014 ASCO Annual Meeting)


Alphabet(구글), 검색 회사 넘어 인공지능 회사 지향


Alphabet은 2012년부터 다수의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을 인수하거나 우수 인재를 영입해 인공지능 기술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인공지능 인수 합병 사례들을 통해 Alphabet이 확보하고자 하는 인공지능 역량을 유추할 수 있는데, Alphabet이 인수한 업체들은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기계 학습, 로보틱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그림 9). 


▲ 그림 9. 영화에서 표현된 개인 비서 서비스 (자료:Google Images)


Alphabet은 인공지능을 자사의 핵심 역량 강화 수단을 넘어,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기술로 육성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lphabet은 현재 구글 번역, 구글 포토, 구글 나우(음성 검색), 구글 지도, 지메일, 구글카, 구글 플러스, 구글 클라우드 등 다양한 자사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Alphabet이 지향하는 것은 특정 서비스에 최적화된 인공지능이 아니라, 범용 플랫폼으로 진화해 안드로이드처럼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Alphabet은 자사의 2세대 기계학습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텐서플로(TensorFlow)’를 공개했는데, 이는 앞으로 펼쳐질 인공지능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 표 1. 구글의 최근 인공지능 M&A 사례


MS, 인공지능 기술로 대화형 차세대 플랫폼 개발에 역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간 언어를 이해하는 대화형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MS CEO Satya Nadella는 최근 개최된 Build 2016 행사에서 “앞으로 인간 언어를 이해하는 컴퓨팅 시대가 도래하면서, 키보드와 마우스가 사라지고 ‘대화’가 사람과 기계의 상호 작용을 위한 핵심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MS는 인공지능이 단순히 어휘나 문장의 의미를 인식할 뿐 아니라 맥락과 상황까지 감안해 반응할 수 있도록 개발한다는 계획이며, 자사 3대 플랫폼인 윈도, 오피스, 애저는 물론, 스카이프, 인터넷 익스플로러, 엑스박스, 홀로렌즈, 윈도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개인 비서 또는 채팅봇 서비스는 궁극적으로 차세대 운영체제로 진화할 전망이다.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대화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게 되면, 현재 개인 비서 서비스나 지능형 채팅봇 서비스가 영화 ‘Her’와 유사하게 플랫폼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그림 9).


MS는 2014년 개인 비서 서비스 ‘코타나(Cortana)’를 출시하고, 2014년 말 중국에서 웨이보 기반 자연어 채팅봇 서비스 ‘샤오빙(小氷, Xiaoice)’을 개시했으며, 2016년 3월 트위터 기반 인공지능 채팅봇 서비스 ‘테이(Tay)’를 공개했다. 


MS는 또한 이미지 인식, 실시간 번역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MS는 2014년 ‘Project Adam’이라는 기계학습 이미지 인식 프로젝트를 소개했는데, 2012년 Google이 고양이 이미지 인식에 선보인 딥 러닝 시스템에 비해 1/30에 불과한 컴퓨팅 자원을 사용하고도 50배 빠르며 이미지 인식율도 2배 정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MS는 2015년 ImageNet 경진 대회에서 자사의 이미지 인식용 인공지능 시스템 ‘Deep Residual Learning’을 사용해 이미지 분류 에러율 3.5%, 위치식별 에러율 9%로 전년도 1위 구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그림 10). MS는 Build 2015에서 사진 속 인물의 성별과 나이를 측정하는 ‘HowOldRobot’을, Build 2016에서 사진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CaptionBot’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MS는 스카이프 트랜스레이터를 통해 외국인과 실시간 영상/음성/문자 통역 기능을 지원하고 있으며, 음성 통화의 경우 7개, 문자의 경우 50개 언어를 각각 지원한다. 


▲ 그림 10. ImageNet의 연도별 1위 기록 추이 (자료:ILSVRC)


MS는 인공지능 기술 플랫폼 선점을 위해 관련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개인 비서 서비스 코타나와 스카이프 음성인식/번역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데 이어, 최근에는 딥 러닝 툴 킷인 CNTK(Computation Network Toolkit)와 분산 기계학습 툴 킷인 DMTK (Distributed Machine learning Tool Kit)도 공개했다. 


페이스북, 인공지능으로 메신저 중심의 플랫폼 구축 기대


페이스북은 9억 명의 사용자를 가진 페이스북 메신저에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고 있다.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는 Microsoft(윈도), Apple(iOS, OS X), Google(안드로이드)와 달리, 페이스북은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않으나, 대신 10억 명의 왓츠앱 가입자, 9억 명의 페이스북 메신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열린 F8 개발자 회의에서 메신저 플랫폼에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메신저 플랫폼’을 공개했는데, 페이스북 메신저를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해 광고 외 수익모델도 구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기업들이 메신저 봇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가 제공되며, 기업들은 전자상거래, 자동 서비스 안내, 실시간 상담 서비스 등에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페이스북 역시 Alphabet,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플랫폼 경쟁을 위해 인공지능 학습 서버 ‘빅서(Big Sur)’와 딥 러닝 모듈 ‘Torch’를 개발자들에게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페이스북은 메신저 플랫폼에 필요한 이미지 인식, 음성/문자 인식 관련 인공지능 기술들을 주로 인수했다(표 2). 페이스북은 2014년 Yann LeCunn 뉴욕대 교수와 함께 딥 러닝 기술을 적용해 사람 얼굴을 97.25%의 정확도로 인식하는 ‘Deep Face’라는 얼굴 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 이는 사람의 얼굴 인식률(97.53%)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2015년에 인수한 자연어 처리 기술 업체 Wit.ai는 메신저 플랫폼의 핵심 기술이 됐고, 앞으로 얼굴/동작 인식 등의 영상 인식 기술도 서비스에 추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표 2. 페이스북의 최근 인공지능 M&A 사례


바이두, 구글에 도전하는 중국 인공지능 연구의 자존심


바이두는 구글에 필적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음성 인식, 영상 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14년 3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심층학습연구소(IDL)를 설립하고, 스탠포드 대학 Andrew Ng 교수를 비롯해 연구원 200명을 영입해 딥 러닝, 이미지 및 음성 인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두는 2014년 자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Minwa에 딥 러닝 알고리즘을 구현해 컴퓨터 비전 시스템 ‘Deep Image’를 구축했는데, 이미지 인식률 94.02%를 달성해 구글의 93.34%를 능가한다고 한다.


2015년 11월 바이두 실리콘밸리 연구소는 2014년 개발한 음성 인식 엔진 ‘Deep Speech’의 정확도를 개선한 ‘Deep Speech 2’를 발표했는데, MIT Technology Review는 2016년 10대 혁신 기술 중에 하나로 바이두의 Deep Speech 2를 선정했다. 수천 개에 달하는 중국어 문자 체계 특성으로 인해, 중국인들은 소리나는 대로 라틴 문자를 입력하면 한자로 바꿔주는 병음(?音) 입력 체계를 사용해야 하는데, IT에 친숙하지 않은 50세 이상 고령자나 어린이, 타이핑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은 보다 간편한 음성 인식을 선호한다.


바이두는 음성/영상 인식 이외에도 개인 비서 서비스, 자율주행차 등 인공지능 활용 범위를 넓히며 구글과 경쟁하고 있다(그림 11). 바이두는 2015년 9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5 ‘바이두 세계대회’에서 개인비서 서비스 앱 ‘두미(度秘, Duer)’를 공개했다.


▲ 그림 11. 바이두의 개인 비서 서비스 Duer와 자율주행차 (자료:Baidu)


두미는 음성 인식으로 식당 예약, 음식 배달 주문, 영화 티켓 예매 등 간단한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가상 로봇으로, 앞으로 서비스 영역을 교육·헬스케어·가사로 확대하고 로봇 버전으로도 개발될 예정이다. 또한, 바이두는 BMW와 협력해 2015년 중국 베이징 시내 도로와 고속도로를 포함해 총 30km 거리를 자율주행차로 주행했고, 2016년에는 미국에서도 시범 주행을 실시할 예정이며,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애플, 고객 사생활 보호와 인공지능 개발 사이에서 고심


애플은 자사의 고객 사생활 보호 정책에 준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2014년 9월 자사 홈페이지에 “애플은 명백히 사용자 정보를 이용한 마케팅에 반대한다”는 사생활 보호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애플은 iCloud보다 iPhone에 담긴 데이터를 중심으로 데이터 분석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객의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인공지능으로 사용자의 편리성을 높이는 방법이 무엇이냐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애플의 기술적 난제다. 

애플은 개인 비서 서비스에 얼굴/음성 인식 기술을 추가해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애플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은 개인 비서 서비스인 Siri로, Apple은 음성 대화를 보다 자연스럽게 만드는 자연어 처리 기술 업체 ‘VocalIQ’, 스마트폰 사진 분류 기술 업체 ‘Perceptio’, 안면 근육 움직임을 분석해 감정을 추정하는 기술 업체 ‘Emotient’를 최근 인수했다(표 3). 애플은 스마트폰에 이러한 인공지능 기능을 내장해 외부 데이터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 표 3. 애플의 최근 인공지능 M&A 사례


아마존,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생태계의 허브로 인공지능 활용


아마존은 핵심 사업에 인공지능(빅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은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관심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아마존 매출에서 이러한 추천 서비스의 비중이 1/3이 넘는 수준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마존은 이전 구매 이력, 검색 키워드, 위시리스트, 쇼핑 카트 목록 정보를 이용해 언제 어느 지역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많이 살지를 예측하고 미리 재고를 확보해서 해당 고객 거주지 인근 물류 창고나 배송 트럭으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선행 배송 시스템(anticipatory shipping)’을 도입할 예정이기도 하다. 또한 물류센터에서 인건비를 절감하고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Kiva’라는 물류 로봇을 15,000대 이상 도입해 9,900억 원에 달하는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다(표 4). 


▲ 표 4. 아마존의 최근 인공지능 M&A 사례


이와함께 아마존은 음성 인식 개인비서 서비스 ‘알렉사(Alexa)’로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생태계 선점을 노리고 있다. 2015년 음성 인식 개인비서 서비스인 ‘알렉사’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 ‘Echo’를 180달러에 출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휴대용(Amazon Tap) 및 콤팩트(Amazon Dot) 버전도 개발해 각각 140달러, 90달러에 출시했다(그림 12). 7개의 마이크를 내장해 사용자는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도 6~7m 거리에서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뉴스, 날씨, 잔고 확인, 피자 주문 등 알렉사 API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연계해 간단한 질문과 상품 주문이 가능하다. 아마존은 음성 인식 개인 비서 서비스 알렉사를 스마트홈 사물인터넷의 허브로 보급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 그림 12. 아마존이 출시한 인공지능 스마트 스피커 3종 (자료:Amazon.com)


김용균 _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기술정책단 산업분석팀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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