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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소프트웨어가 된 자동차, SDV가 여는 새로운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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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 자동차 산업은 근본적인 전환기에 서 있다. 소프트웨어로 모든 기능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oftware-Defined Vehicle, 이하 SDV)’으로의 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주변과 끊임없이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기능과 가치를 규정하는 핵심 정체성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SDV,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뒤흔드는 ‘소프트웨어 혁명’

 

미국 금융사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에 따르면 SDV는 2021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약 3%의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쳤으나, 2029년에는 그 비율이 9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는 전 세계 SDV 시장 규모가 2034년까지 4,495억 달러(약 6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전담 조직 신설, 대규모 기술 인력 확보, 플랫폼 전환 투자 등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SDV의 등장은 단순히 차량 기능의 고도화 수준을 넘어, 차량 개발의 패러다임 전체를 바꾸고 있다. 엔진이나 부품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차량 아키텍처 자체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더 나아가 SDV는 도시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와 실시간으로 연동돼 데이터를 교환하고, 도시 생태계 전반과 통합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SDV는 ‘확장성’과 ‘상호운용성’을 전제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하드웨어 중심의 한계, ‘애자일 개발’이 답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자동차 제조사는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 철학과 인프라에 머물러 있다. 기존 프로세스와 조직 내 정보의 고립, 소통의 단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Forbes)는 “자동차 위탁생산 주체(OEM)의 조직 구조가 차량 내부의 기술 사일로만큼이나 큰 장벽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략 컨설팅 조직 EY-파르테논(EY-Parthenon) 또한 “전통적인 자동차 개발 프로세스는 요구사항 수집으로 시작해 외부 공급업체로부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순차적으로 제공받는 구조이므로, 시간 소모적인 한계를 지닌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국 구조적 통합의 제약을 의미하며, 한국 제조업계 또한 동일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지점에서 글로벌 제조 솔루션 기업 PTC는 ‘지능형 제품 수명주기(Intelligent Product Lifecycle)’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이는 자동차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데이터의 통합과 활용을 실현하도록 돕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보다 효율적이고 민첩한 협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애플리케이션 수명주기 관리(Application Lifecycle Management, ALM) 솔루션을 통한 유연하고 신속한 개발 방식의 도입이다.

 

PTC의 이러한 청사진은 글로벌 OEM들과의 협력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Volkswagen Group)과 BMW 등은 전사적 차원의 애자일(Agile) 개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PTC와 협력 중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차량 개발 전 과정에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하기 위해 PTC의 통합 ALM 플랫폼 ‘코드비머(Codebeamer)’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요구사항 관리, 검증, 출시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향후 업계 모범 사례와 기능 고도화를 위한 협력 관계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폭스바겐그룹은 코드비머를 활용하는 인력을 200개 이상의 부서, 약 2만 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의 이러한 결정은 SDV 전략과 PTC의 방향성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그룹은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품 다양성은 유지하되 파생 모델 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확장 가능한 단일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애자일한 개발 환경을 통해 속도와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코드비머와 같은 ALM 솔루션은 이러한 목표를 뒷받침하도록 설계되었다. 기업은 코드비머를 통해 엔드투엔드 추적성을 확보하고, 복잡성과 규제 준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단일 플랫폼에서 개발 프로세스를 운영하면서 ‘지속적 통합(Continuous Integration)’과 ‘지속적 배포(Continuous Deployment)’를 하나로 연결하는 자동화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실시간 협업을 강화할 수 있다. 더불어 컴포넌트 재사용 및 다양한 소프트웨어 도구와의 연계를 통해 개발 효율성과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미 글로벌 SDV 시장 주도권 경쟁은 본격화됐다. 세계 각국의 완성차 제조사는 물론 한국 역시 중앙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전환하며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진정한 SDV는 단순히 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의 DNA와 데이터 기반 통합 혁신을 통해 완성된다.

 

지금이 혁신의 분기점…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은 ‘속도’가 결정

 

지금이야말로 기술적 기반과 조직 운영 체계를 아우르는 통합적 혁신을 위한 선제적 투자와 구조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단계별 개발 중심의 워터폴(Waterfall) 방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애자일 개발·협업 환경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차량의 복잡성과 파생 모델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나아가 규제와 같은 외부 환경의 변화를 신속히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기업만이 혁신적이고 안전한 SDV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해, 급변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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