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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머리카락보다 100배 얇은 ‘초박막 전자파 차폐막’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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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과 연한울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주영창 교수, 고려대학교 김명기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성수 박사 연구진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초박막 전자파 차폐막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금속과 2차원 세라믹 소재 ‘맥신(MXene)’을 결합한 새로운 이종접합 구조를 설계해, 기존 차폐막보다 100배 이상 향상된 전자파 차단 성능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이 기술은 전자파 차폐막을 얇게 만들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른바 ‘두께-성능 딜레마’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10월 30일 온라인 게재됐다.

 

맥신은 금속과 탄소(또는 질소) 원자층이 교대로 쌓인 2차원 구조의 세라믹 소재로, 우수한 전도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지닌 차세대 전자소재다. GIST 연구팀은 별도의 미세기공(pore) 구조를 만들지 않고, 기존 반도체 패키징 공정 장비만으로 금속과 맥신을 교차 적층한 ‘EXIM(Embedded-MXene-in-Metal)’ 구조를 구현했다. 이 구조에서 금속층은 전자파를 반사하고, 맥신층은 이를 산란·흡수함으로써 얇은 두께에서도 높은 차폐 성능을 발휘한다.

 

새로운 EXIM 차폐막은 두께 2마이크로미터(μm, 머리카락의 약 1/50 수준) 이하에서도 기존 금속 차폐막보다 100배 이상 뛰어난 성능을 나타냈다. 이는 전자파의 약 99%를 차단하는 20데시벨(dB) 이상 수준이며, 머리카락의 1/500 수준인 200나노미터(nm) 두께에서도 성능이 거의 유지됐다. 또한 금속-맥신 계면에 4나노미터 두께의 유기막만 삽입해도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것으로 확인돼, 계면 품질이 성능의 핵심임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차폐막의 내환경성을 강화하기 위해 20나노미터 두께의 크롬-알루미늄 캐핑층을 추가했다. 그 결과, 고온(85°C)·고습(85%) 환경에서도 48시간 이상 부식이나 산화 없이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EXIM 차폐막은 실제 상용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칩과 유연 전자소자(flexible device)에 적용돼 공정 호환성과 초밀착 성능을 입증했다. USB 3.0 플래시 드라이브에 적용 시 블루투스 신호 간섭이 완전히 제거됐으며, 플렉서블 다이오드에서는 전자파로 인한 전류 변동이 20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 성능을 보였다.

 

특히 두께 1~1.9마이크로미터의 EXIM 차폐막은 기존 알루미늄 호일(16마이크로미터)보다 훨씬 얇고 유연하면서도 군사용 기준(60dB)을 초과하는 70~80데시벨(dB)의 초고성능을 달성했다.

 

연한울 G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파 차폐재의 두께가 얇아지면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극도로 얇고 유연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갖춘 이 기술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플렉서블 전자기기, 스마트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역혁신 메가프로젝트 사업’(2023년도) 및 ‘반도체 첨단패키징 핵심 기술개발 사업’(2024년도)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는 GIST 연한울 교수와 서울대 주영창 교수가 공동 지도했으며, 서울대 강거산·권구현 석박사통합과정생, GIST 전지운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주요 연구를 수행했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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