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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 기반 식물 노화 제어 기전 규명...작물 생산성 향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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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네이처 플랜츠에 연구 성과 게재...식물 생명현상 새 단서 제시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는 뉴바이올로지학과 임평옥, 이종찬, 김민식 교수 공동 연구팀이 식물 잎이 언제 늙기 시작하는지를 결정하는 새로운 분자 스위치를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핵에서 생성된 RNA가 엽록체로 이동해 잎의 노화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식물 잎의 엽록체는 광합성을 통해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지만, 노화가 시작되면 스스로 분해되어 자원으로 전환된다. 분해된 엽록체는 씨앗의 영양분이 되거나 줄기와 뿌리로 이동해 다음 계절의 성장을 준비하는 데 사용된다. 이러한 ‘엽록체의 기능 전환’ 과정은 식물의 생존과 번식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 전환 시점을 결정하는 분자적 조절 원리는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모델식물인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에서 엽록체 유전자 발현 패턴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긴 비번역 RNA(lincRNA)를 유전 분석한 결과, 새로운 조절 인자인 ‘CHLORELLA RNA’를 발견했다. CHLORELLA RNA는 단백질을 직접 생성하지 않지만,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거나 신호를 전달하는 긴 RNA로, 유전자의 작동을 조율하는 ‘지휘자’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고분해능 질량분석과 단일분자 이미징 기술을 결합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CHLORELLA RNA가 핵에서 전사된 후 세포질을 거쳐 엽록체로 이동함을 확인했다. 또한 이 RNA가 엽록체 내의 유전자 전사에 관여하는 RNA 중합효소 복합체(PEP complex) 단백질과 결합하여 엽록체 전사 조절 활성에 영향을 주며, 그 발현 수준에 따라 엽록체의 기능이 변화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식물의 광합성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GLK(Golden2-Like) 전사인자가 CHLORELLA RNA의 발현을 제어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성장기에는 GLK가 활발히 작용해 CHLORELLA RNA의 발현을 높여 광합성 기능을 유지하지만, 노화가 시작되면 GLK의 활성이 약해져 CHLORELLA RNA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엽록체의 광합성 기능이 저하되며 분해가 촉진된다는 것이다.

 

임평옥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긴 비번역 RNA가 식물 노화의 시공간적 조절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크다”며 “RNA 이동 추적을 가능하게 한 바이오 이미징 기술과 RNA-단백질 상호작용 분석 등 다양한 융합 연구를 통해 얻은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는 긴 비번역 RNA를 기반으로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접근의 초석이 될 뿐 아니라, 잎의 노화를 제어해 작물의 광합성 효율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DGIST 임평옥(공동교신) 교수팀의 강명훈 박사, 이주현 박사, 이종찬(공동교신) 교수팀의 김진광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김민식(공동교신) 교수팀과 곽준명 교수팀, 연세대학교 양성욱 교수팀이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및 기초연구실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식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플랜츠에 게재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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