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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소재 산업 육성 10년…그 빛과 그림자

  • 등록 2012.03.21 11: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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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소재 산업 육성 10년…그 빛과 그림자
2300억 달러 수출…세계 6위로 올랐다

올해는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육정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 10년째이다. 과연 대한민국 부품소재 산업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관련 전 문가들은“빛과 그림자”가 상존하는 분야가 바로 부품소재산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그간 수출 확대와 이에 따른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기술 경쟁력 제 고와 글로벌 기업 육성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는 등 장밋빛을 보였다. 그러나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대일 무역역조 지속, 중소·중견 부품소재 기업의 동반성장생태계미흡, 첨단소재분야의취약한경쟁력은고질적인숙제로꾸준히지적되고있다.‘ 부품소재산업육성10년, 그빛과그림자’를살핀다.

김유활 기자 (yhkim@chomdan.co.kr)

 

정부는 올해 말로 예정된‘부품소재 특별조치법’종 료 시한을 2021년까지 10년 더 연장하는 법안을 국회 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미래사회 트렌드 변화에 따른 부품소재 정책과 발전 방향을 담은‘부품소재 미래비 전 2020’을 내달 중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부품소재분야에대한정부의관심이이렇게높은것 은 우리나라가 부품소재 산업 분야에서 독일이나 일본 에 필적하는 부품소재 강국으로의 도약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출범시킨 부품 소재 산업 육정정책이 10년을 맞아 어느 정도 제 궤도 에올랐기때문에허황된꿈만은아니라는설명이다.

 

불과 10년 전 열악했던 환경

 

정확히 10년 전, 대한민국 부품소재 산업은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 지난 90년대 말 까지 국내 제조업은 자동차·철강 등 자본재 산업 육 성을 통해‘규모의 경제’확보에 주력했지만, 정작 산 업의 허리인 부품소재 산업은 취약하기 이를 데 없었 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이 분야의 발전 없 이는 만성적인 대일역조 개선이나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당시의 상황은 이랬다.

우선, 완제품 중심의 수출구 조지속과부품소재산업의대일의존도가심화되고있 었다. 2001년 부품소재 산업의 수출은 620억 달러로 전체수출의41.2%에불과했다. 그런가운데그해대일 부품소재 수입은 부품소재 전체의 28.1%인 166억 달러 에 달했고 무역역조도 105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대일 의존도가지속적으로확대재생산되고있었다.

기술 경쟁력과 국산화율도 매우 저조했다. 설계기술 이나신제품 개발기술, 신기술 응용 능력 등 핵심요소 에 대한 수준이 미국등선진국대비70% 미만에머물 렀다. 산업연구원이 2001년 3월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 르면설계기술67.7%, 신제품개발기술66.4%, 신기술 응용 능력 68.6%였다. 부품소재의 국산화율의 경우엔 71.1%로제조업평균인77%보다낮은수준이었다. 국내 부품소재 기업은 규모의 영세성과 대기업 종 속성에서 헤쳐 나오기 힘들었다.

전자부품, 철강과 화 학소재 등 일부 대규모 업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부품소재 업체들은 영세한 상황이었다. 실례로 2000년 델파이 연 매출이 37조 원이었던 것에 반해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총 매출은 19조 원 에 불과했던 시절이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일반기 계 부품, 항공기 부품 분야 등의 업체들은 특정 수요 업체와 전속적 거래 관계를 맺고 있어 성장에 한계를 보였다.

 

육성의 깃발을 올리다

 

이 같은 국내 상황은 2000년 이후 부품소재 산업을 산업구조 고도화와 고부가 가치화의 새로운 아이콘으 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와 당위성을 제공했 다. 정부 관련 부처와 업계는 부품소재산업 발전기본 계획인 MCT-2010을 바탕으로, R&D, 신뢰성 제고, 부품소재 기업 경쟁력 제고 등 종합적인 부품소재 산 업 육성정책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은 부품소재 산업 마스터플랜 수립과 관련 특별조치법 제정이었다.

2001년 부품소 재 산업 육성이 미래 경쟁력 강화의 핵심으로 보고, ‘부품소재발전기본계획(MCT-2010)’을 수립했다. 또 그해 2월에는 국내 부품소재 산업 육성, 대일 역조 완 화를 위해 10년간 한시법 형태로‘부품소재특별조치 법’을 내놓았다. 두 번째, 핵심 부품소재의 국산화 개발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소싱 참여가 유망한 핵심 부품소재 의 원천기술 개발에 10년간 총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R&D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이후부터 는 10대 핵심소재 기술개발사업(World Premier Materials, WPM)을 전격 가동시켰다. 이 사업은 오는 2018년까지 세계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기 위해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억 달러 이상이다) 1조 원을 투 입한다는 게 핵심이다. 국산 부품소재 신뢰성 수준의 획기적 제고도 육성 방침의 큰 틀이었다.

국산 부품소재의 신뢰성을 선진 국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 10년간 총 3630억 원을 투입했다. 또 10개 신뢰성 평가센터를 지정?운영 하고, 신뢰성 기술을 확산 지원했다. 이를 통해 2173 종에 달하는 평가장비를 구축했고, 831개의 평가기준 개발, 931건의 신뢰성 인증을 부여했다. 늘 지적돼 왔던 부품소재 기업의 전문화·대형화도 적극 추진되기 시작했다.

M&A 지원 등을 통해 부품 소재 기업의 전문화·대형화를 유도하고, 글로벌 파 트너십 사업을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했다. 2007년부 터 국내외 우수기업 M&A 21건을 지원하고, 2004년 부터 총 47회의 수출상담회를 통해 6억4천만 달러 수 출계약을 추진하는 데 성공했다.

 

빛을 발하기 시작하다

 

높고 두텁게만 보였던 세계의 벽은 정부와 업계의 다각적이며 체계적인 전략에 뚫리기 시작했다. 당장 매출에서 그 성과가 나타났다. 2001년 부품소재 발전 기본계획 수립 이후 10년간, 부품소재 수출은 2290억 달러로 10년 전에 비해 3.7배, 무역흑자의 경우에는 779억 달러로 29배 증가하기에 이르렀다.

 2001년 이 후 부품소재 산업의 수출과 무역흑자 증가가 전 산업 수출과 무역흑자 증가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대일 수입의존도 역시 28.1%에서 25.2%로 크게 개 선됐다. 대일 부품소재 무역적자는 지난 10년간 연평 균 9.8% 증가했지만, 대일 수입 의존도는 완화됐고 적 자 비중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대일 수입 의존도는 부 품소재 수입 중 대일 수입 비중을, 적자비중은 전 산 업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 중 부품소재 무역수지 적자 비중을 의미한다. 중국 시장 진출도 성공적이란 평가이다. 수출의 경 우 832억 달러, 수지는 459억 달러를 기록하며 최대 시장으로 등극했다. 세계 시장 가운데 가장 큰 비중 을 차지하는 곳을 점령하게 됐다. 인도 등을 대상으로 한 신흥시장 진출도 확대됐다. 인도의 경우 10년에 비교해 875.3% 증가하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신흥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면서 인도 이외에 베트남, 멕시코 등지에 대한 수출도 급증하는 실적을 보였다.

 

세계 5위에 오르다

 

수출 품목을 다양화해 특정 제품에 의존하는 리스 크를 분산시키는 전략도 제대로 먹혔다. 수출입 상위 5대 품목의존도가 40.6%, 27.7%로 크게 감소한 것이 다. 수출의 경우 최대 품목이 2000년 반도체에서 2010년에는 LCD로 대체됐으며, 자동차 부품이 5대 수출 품목에 신규 진입했다. 수입에서도 이차전지· LCD 등 신성장산업용 첨단 화학소재 등이 5대 수입 품목에 신규 진입했다. 우리나라 총수출 중 부품소재 수출 비중이 2001년 41.2%에서 2010년 49.1%까지 증가, 부품소재 중심 제조업 강국형으로 변화했다. 일본의 경우는 원천기 술력을 바탕으로 한 부품소재 수출 비중이 52.8~59% 수준이다.

부품소재 산업의 종합경쟁력지수도 10년간 크게 향상되는 등 산업구조 고도화가 결실을 맺었다. 국내 부품소재 산업의 생산기술, 가격경쟁력 향상으로 선 진국들과의 기술경쟁력 격차가 점차 축소된 것이다. 미국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의 설계기술은 91.3으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신제품 개발기술 91.6, 생산기술 94.4, 품질과 신뢰성은 93.1에 올랐다는 게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분석이다. LCD, 자동차부품 등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으로 산 업구조가 고도화 됐다.

액정표시장치 등 고부가가치 부품소재 15개 품목은 무역수지가 2001년 대비 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부품소재 산업은 또 외화 획득에 도 크게 기여했다. 2000년 53조 원이었던 외화가득액이 2008년 109조 3천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연평균 9.5%의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부품소재 산업은 적극적인 기술개발 노력에 힘입어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품목 의 국산화율도 크게 향상됐다.

합금철의 경우 지난 2003년 38.8%에서 2008년에는 63.1%로 증가했고, 디지털 표시장치는 56.8%에서 67.2%, 개별소자는 53.1%에서 65.9%로 늘었다. 또 전지는 65.6%에서 78.4%, 내연기관 및 터빈은 71.3%에서 83.2%로 주요 품목의 국산화는 크게 개선됐다. 외국인에겐 당연히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시장으로 변했다.

지난 10년간 외국인 투자의 73.2%가 부품소 재 산업에 집중됐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66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제품들은 명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세계 일류상품 중 우리나라 부품소재가 37개 로 44%를 차지했다. 세계 일류상품은 총 553개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231개에 달하는 우리나라 제 품이 선정됐는데, 이 가운데 국내 부품소재 품목이 세 계 일류상품에 선정된 건수는 2010년 37개 품목이다.

2001년에는 8개에 불과했다. 362.5%의 증가율을 보 인 것이다. 품목을 보면 2001년도의 경우 메모리반도체, TFT-LCD, 폴리에스터 LM 화이버 등에서 2010년에 는 풍력발전용 로터회전축, PLC형 광파워 분배기 소 자용 칩, 평판TV하우징용 고광택 플라스틱수지, 폴리 우레탄 합성피혁 등으로 달라졌다.

부품소재 기업의 전문화·대형화는 지역 균형 성장 의 기반이 됐다. 실제 매출 2천억 원, 수출 1억 달러 이 상의 부품소재 중핵기업은 2004년도 155개에서 꾸준 히 증가해 2009년도에는 55.5% 증가한 241개를 기록 했다. 2009년 기준으로 중핵기업 중 부품분야가 61.6%이고 소재분야는 38.4%이다. 부품소재 기업의 생산액은 2001년 이후 크게 증가 해 2009년에는 2001년 대비 114% 증가한 471조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전체 생산에서 부품소재 산업의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40.1%에서 2009년에는 42%로 증가했다. 부품소재 전문기업 수는 2002년 이후 급격히 증가 해 2007년도에 2,000개, 2008년도에는 3,000개를 돌 파했고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기업 중 부품 기업의 비중은 2005년부터 75% 이상을 차지 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일반기계 부품기업의 비중 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아직도 남은 해결 과제

 

국내 부품소재 산업이 이처럼 상승세를 이어가는 그 이면에는 아직도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대일본 부품소재 분야 적자가 그 첫 번째로 꼽히는 숙제이다.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상당 부분 부품소재 분야에서 발생한다. 부품소재 대일 적자액은 지속 확 대되는 추세로 2010년 무역적자는 105억 달러를 보 였던 2001년 대비 2.3배 증가한 243억 달러이다. 2001년부터 10년간 누적된 부품소재 대일 무역적자 액은 1,677억 달러로, 전산업 대일 무역수지 누적적자 (2,445억불)의 68.6%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2010년 기준, 전체 대일 적자의 40%가 소재에서 발생했다.

대일 무역적자 중 소재분야 비중을 보면 2003년 30.9%에서 2005년 33.3%, 2007년 35.4%, 2009년 42.5% 2010년 39.2%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LCD 등 IT 분야 핵심소재는 대부분 일 본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TAC 필름은 99.5%, 액정 80.1%, 반도체 제조용 금선 83.2%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취약한 기술 수준을 꼽고 있다. 범용소재의 경우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반 면, 핵심소재는 선진국과 4~7년 격차를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진국 기술의 약 60% 수준이 다.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부품소재 시장의 핵으 로 부상한 중국도 우리나라로서는 큰 부담이다. 중국 은 세계 부품소재 시장에서 전통적인 부품소재 강호 이었던 미국과 일본을 추월한 것이다. 2001년 이후, 한국의 부품소재 수출 중 중국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 해 2007년 이후로는 수출의 30% 이상을 중국에 의존 하고 있다.

보쉬나 델파이급 초대형 글로벌 부품소재 기업 육 성에 한계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이다. 적 극적인 부품소재 기업 대형화·전문화 정책 추진 결 과, 국내 일부 기업들은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했다. LG화학(9위), 현대모비스(10위)가 세계 10대 자동차 부품 회사에 포함(2011년 6월 오토모티브뉴스)되긴 했지만 R&D를 통한 자체 경쟁력 향상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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