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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테인먼트9] 콘솔 5.0의 등장...2D와 3D 기반 5세대로 시장을 흔들다

  • 등록 2013.05.31 16: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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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5.0의 등장
2D와 3D 기반 5세대로 시장을 흔들


아타리는 ‘아타리 쇼크’ 이후 출시하는 게임기 마다 애매한 성능과 품질 관리 부족으로 지속적인 실패를 겪어야 했다. 또한 닌텐도와 세가를 선두로 한 일본 게임 업체들이 북미와 유럽 시장서 활약하면서 아타리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아타리는 아타리5200과 아타리7800, 휴대용 게임기인 아타리 링스 등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개발과 출시 지연 등으로 빛을 받아보기도 전에 사라지게 된다.

서삼광 객원기자 (seosk@dailygame.co.kr)


생명 연장의 꿈

아타리는 게임 시장에서 판매가 진행되고 있던 게임기와 출시가 예정된 차세대 게임보다 고성능의 콘솔 게임기인 ‘재규어’를 발표하고, 1993년 세계 최초의 64비트 게임기로서 출시를 시작했다.
아타리는 당시 16비트 게임기 메가드라이브와 슈퍼 패미콤보다 4배 뛰어난 성능이라며 재규어를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재규어는 당시 출시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던 세가의 새턴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보다도 2배 뛰어난 기기로 소문을 내는 데 열을 올렸다.
재규어는 ‘비트 전쟁’(Bit War)라 불릴 만큼 게임기의 성능을 중시하던 분위기 속에서 아타리 게임기의 주요 패인이었던 뒤떨어진 기기 성능을 만회하고, 시장 지배력을 되찾으려는 야심 찬 계획을 완성해줄 제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재규어는 연산에 가장 중요한 부품인 CPU와 GPU는 정작 32비트였다. 다만 CPU와 GPU의 계산 능력을 보조해주는 처리 장치만이 64비트일 뿐이었다.
때문에 당시 미국에서는 아타리가 소비자를 우롱했다며 많은 비난이 있었다. 일부에서는 “32비트 CPU와 GPU를 합쳐서 64비트다”, “아타리는 컴퓨터 공학의 기초도 모르는 회사”라는 비난 기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또한 당시 차세대 게임기로 주목 받고 있던 경쟁기기 들이 게임을 판매하기 위한 매채로 CD를 선택한 데 반해, 롬카트리지를 채택한 재규어는 시대에 뒤떨어 질 수밖에 없었다. 아타리는 이런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확장기기로 CD-ROM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이 역시 개발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판매 실적을 보였다.
게임 콘트롤러 역시 키고 단순한 구조로 소비자의 불만을 샀다. 재규어의 콘트롤러는 기존 아타리 게임기나 콜레코 비전처럼 12개의 숫자 키보드를 탑재하고 있어 대단히 큰 사이즈를 자랑했다. 재규어의 콘트롤러는 본체의 절반만한 크기로 제작돼 미국 성인 남성이 사용하는 데 불편하고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비단 하드웨어의 구성뿐 아니라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재규어의 악명은 높았다. 일반적으로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은(당시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지금처럼 가볍게 프로그램을 할 수 없었다. 프로그래머들은 게임 속에 등장하는 이벤트를 모두 예상하고 하드웨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복잡한 코드를 작성해야 했다.
재규어의 장점인 64비트 연산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CPU와 GPU, 보조 연산 장치를 모두 프로그램 적으로 제어해야 하는데, 이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개발해야 할 뿐더러, 게임 개발기간에 악영향이 되는 주요 요소가 되었기에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64비트 연산기능을 포기하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이슈들 때문에 아타리는 64비트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한 평범한 게임들로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꾸려야 했고, 이미 32비트 게임기 소식을 접한 게이머들은 재규어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름만 남기고 떠나다

결국 아타리 쇼크 이후 어려워진 재정 상황과 다섯 차례에 가까운 콘솔 게임기 발매 실패를 겪은 아타리는 결국 콘솔 게임기 산업에서 철수를 선언한 뒤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일부 게이머들은 롤러코스터 타이쿤 등 PC패키지 게임이 아타리 상표를 달고 판매가 되고 있어, 망하지는 않았다고 알고 계시는 사람들이 있지만, 지금의 아타리는 아타리 쇼크를 일으킨 회사와는 별개의 회사이다.
아타리는 프랑스의 유명 게임 업체 인포그래임즈(Infogrames)가 1993년 1주당 1.68달러의 가격으로 총 주식의 51%를 매입해 실질적으로 경영권이 사라져 이름만 남은 회사가 되어버렸다. 이때 인포그래임즈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진과 개발자를 교체하고 실질적인 자회사로 만들어 버렸다.
2005년도 이후 인포그래임즈는 콘솔 사업부문 회사명을 아타리로 공식 교체하고 대표 타이틀 ‘어둠속에나홀로’와 ‘타이쿤’ 시리즈를 아타리 상표를 통해 발매하기 시작했. 즉, 아타리의 브랜드 가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비록 몰락했다는 하지만 아타리는 콘솔 게임 시장의 상징적 존재로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이렇듯 대주주로서 실질적인 아타리의 경영을 담당했던 인포그래임즈는 2008년 3월 6일 보도 자료를 통해 아타리 매수 완료를 공식적으로 발표, 매수를 완료함으로써 콘솔 게임 시장의 아타리는 이름 석자 만을 남기고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소드퀘스트에 남는 아쉬움



아타리의 몰락으로 미국에 많은 게이머들이 ‘소드퀘스트’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토로했다. 1982년 출시된 게임 소드퀘스트는 출시와 동시에 게임 속 보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통해 수많은 게이머를 열광시켰지만, 총 4회의 이벤트 중 2회만이 진행된 채 아타리 쇼크로 인해 잠정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타리가 콘솔 게임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짐으로 해서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3개의 보물은 결국 찾을 길이 없어지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드퀘스트는 각각 불, 바람, 물, 땅 등 고대 4원소를 주재로 한 어드벤처 게임으로, 게임 속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 아타리 본사에 편지를 보내면 게임 대회를 통해 우승자에게 약 2만 5000달러(약 3000만원, 1982년 기준) 상당의 보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동시에 진행했다.
또한 4번의 대회에서 우승한 사용자에게는 5만 달러(약 6000만 원, 1982년 기준) 상당의 보물을 증정할 계획이었다.
소드퀘스트는 각각 어스월드, 파이어월드, 워터월드, 스카이월드 등 4편으로 제작돼 각각 우승 상품으로 진실의 부적, 생명의 왕관, 빛의 성배, 현자의 돌, 마법의 검을 증장할 계획이었다. 각각의 보물들은 소드퀘스트 시리즈 게임 내에서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되었던 물건들로 아타리는 이를 재현하기 위해 18k 금으로 제작된 본체와 다이아몬드, 12개의 보석(탄생석)으로 치장된 진짜 보물이었다.
소드퀘스트는 시리즈 2편 이후 아타리의 재정 악화로 이벤트가 진행되지 않아 결국 나머지 3개의 보물은 행방불명되고 만다. 많은 북미 게이머들은 아타리 쇼크에 분노하면서도 소드퀘스트 이벤트가 지속되기를 갈망했다. 아타리가 인포그램즈에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이런 희망도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아타리와 소드퀘스트를 추모하는 물결이 일기도 했다.
1993년 아타리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잃으면서 나머지 3개의 보물은 행방을 찾을 수 없게 되었고, 이 보물들의 행방은 콘솔 게임 업계 최대의 미스터리이자 전설로 남게 되었다. 소문에 따르면 2012년 4월 세상을 타계한 전 아타리 CEO 잭 트라미엘의 저택 어딘가에 장식되어 있으며 아직도 소드퀘스트의 부활을 꿈꾸며 잠들어 있다고 한다.

5세대 콘솔 등장



1990년대 중반 등장한 5세대 콘솔 게임기의 특징은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3D 풀 폴리곤 지원과 광디스크를 매체로 한 소프트웨어 보급, 그리고 32비트 CPU의 사용이다. 물론 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는 5세대 게임기도 있지만 32비트 CPU를 사용하고 3D 풀 폴리곤 게임을 실행시킬 수 있다면(발매연도도 중요하다) 5세대 게임기로 분류된다.
전 연재에서 설명했던 3DO, 아타리 재규어, PC-FX 등이 5세대 콘솔 게임기 분류에 속하는 게임기이다. 하지만 이들 게임기는 닌텐도 슈퍼패미콤 브랜드 게임들에 밀려 차세대 기종이라는 장점을 살려보지도 못하고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당시 슈퍼패미콤은 패미콤과 게임보이, 슈퍼패미콤으로 이어지는 기기 라인업을 통해 충실한 서드 파티들을 갖추고 있었고, 닌텐도는 개발 노하우가 쌓인 퍼즐과 액션 게임에 집중해 슈퍼마리오월드를 시작으로 젤다의전설 시리즈라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구축했다.
또한 드래곤퀘스트와 파이널판타지로 대표되는 일본식 롤 플레잉게임(Japan Role Playing Game, JRPG)등의 게임은 보급률에 있어서 최고 수준인 4세대 게임기 슈퍼패미콤으로만 발매가 되었다.
당시 닌텐도는 자신들이 취약한 RPG게임 분야의 점유율을 타파하기 위해 당시 RPG게임 분야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으로 이름 높았던 스퀘어(당시에는 에닉스와 합병되지 않았었다)와 손잡고 자사의 대표 캐릭터 마리오를 소재로 한 슈퍼마리오RPG를 출시, 5세대 콘솔 게임기에 대항해 선전하고 있었다.



세가의 한여름 밤의 꿈

진정한 5세대 콘솔 게임기 시대의 시작은 1994년 소니와 세가의 손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에 출시되었던 3DO, 아타리 재규어 등은 슈퍼패미콤이라는 4세대 콘솔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인자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였지만, 세가와 소니는 업계 1위를 목표로 전략적인 마케팅을 실시해 4세대 콘솔 게임기 시장의 막을 내리는 데 성공한다.
특히 세가는 SG-1000으로 시작해 메가드라이브까지 단 한 번도 닌텐도 제품을 꺾지 못하고 영원한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한때 메가드라이브가 북미 판매량 1위를 달성한 적은 있었다). 세가는 이런 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기존 게임기와의 완벽한 결별을 선언하고 CD-ROM을 매체로 한 완전 신종 세가 새턴을 1994년 11월 22일 출시한다.
세가 세턴은 히타치 SuperH-2 CPU를 2개 사용한 강력한 처리 성능으로 풀 3D 폴리곤 게임을 실행할 수 있었고, 바이오스 롬과 메모리 램, 비디오 전용 램과 사운드 버퍼를 따로 탑재해 기존의 게임기보다 월등한 성능을 보였다. 또한 3DO나 PC엔진 CD-ROM2보다 속도가 빠른 2배속 CD-ROM을 탑재해 더 빠른 로딩 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기존 게이머들에게 광디스크 매체 기반 게임기들이 느리다는 인식을 가지게 했던 로딩 속도 문제를 개선한 세가 새턴은 별도의 램팩을 사용, 기기의 성능을 게임에 맞게 바꿀 수 있어 어떤 게임이라도 최적화된 환경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하는 최신 게임기였다.
이런 노력들로 인해 세가 세턴은 콘솔 게임기 역사상 최고의 판매량과 인기, 개성을 가지고 있었던 닌텐도 왕국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되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당시 슈퍼패미콤 시대의 끝자락이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지만, 1994년 한 해 동안 130여 개의 게임을 쏟아 부으며 버텼던 슈퍼패미콤은 대작 RPG의 넘버링 신작들로 연명할 수 있었다).

2D와 3D, 두 마리 토끼

세가 새턴의 특징이라면 풍부한 메모리와 연산 체계를 활용한 2D 게임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프라이트 이미지를 임시 저장소인 메모리(RAM)에 많이 올릴수록 게임이 부드러워지고 다양한 효과를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구성 자체에 많은 노력을 쏟은 세가 새턴은 풍부한 메모리와 확장 슬롯을 통해 추가적으로 램을 사용할 수 있다.
당시 아케이드에서 사용되던 2D 게임들이 가장 먼저 이식되던 게임기였다(일부 게임은 네오지오가 최초로 발매. 네오지오의 구조적 특징상 엄밀히 말하면 이식작은 아니다).
또한 1993년 아케이드 게임장에 3D 열풍을 몰고온 게임 버추어파이터를 내세운 세가 새턴은 2D 게임뿐 아니라 3D 게임 시장도 함께 잡아 최초로 1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런 바탕에는 20여 년간 아케이드 게임과 콘솔 게임기를 만들면서 생겨난 노하우와 서드 파티와의 신뢰관계가 주요했다. 세가는 자사의 마스코트 소닉과 버추어파이터, SNK의 킹오브파이터, 여신전생, 루나 시리즈 등을 발매하면서 5세대 콘솔 게임기 경쟁사인 소니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특히 1994년부터 버추어파이터 버전 새턴이 나온 1995년까지는 압도적인 성능과 화려한 라인업으로 슈퍼패미콤보다 많은 판매고를 올리기까지 했다(플레이스테이션은 당시 슈퍼패미콤보다 판매량이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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