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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밭 빅테이더를 잡아라] 첫걸음 뗀 한국, 170억 달러 시장 '겨냥'한다

  • 등록 2012.07.02 1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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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밭 빅데이터를 잡아라
첫걸음 뗀 한국…170억 달러 시장 ‘겨냥’ 했다


빅데이터는 데이터의 형식이 다양하고 유통속도가 빨라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관리·분석이 어려운 데이터’ 이다.
스마트 단말기와 SNS 등의 확산으로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가 컴퓨팅 능력의 향상과 관리·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원천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강화, 사회 현안 해결, 스마트 라이프 구현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유활기자 (yhkim@hellot.net)


지난 연초, 국내외 IT 전문 분석기관들은 일제히 빅데이터를 2012년의 핫 키워드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단말기의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그 사이를 오갈 데이터의 가치에 주목한 것이다.
이들 분석기관은 기업은 실시간 재고 분석과 모니터링을 통해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공공분야에서는 공공 서비스 향상과 미래의 위험요소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소비자도 지능형·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아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점쳤다. 실제 인터넷 기업과 통신기업 등 여러 업체에서 다양한 빅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삶의 방식의 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부푼 기대
관련 업계에선 혁신적인 서비스 등장과 기술 발전으로 빅데이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 IT 시장 조사기관인 IDC의 예측에 따르면, 2010년 32억 달러에서 2015년에는 169억 달러로 연 39.4%씩 초고속 성장한다. 이는 ICT 전체 성장률의 약 7배에 이른다.
빅데이터 산업이 시장 형성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의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 때문이다. 제조업의 제품 개발비용을 50% 절감할 수 있으며, 소매업 이윤이 60%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올 정도이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도 빅데이터 활용 시 미국 의료분야에서 연 3,000억 달러, 유럽 공공분야에서 연 2,500억 유로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그리스의 GDP 규모이다.
때문에 미국 등 각국 정부는 빅데이터가 향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고성능 컴퓨팅, 인터넷 등에서 확보된 IT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우위 확보를 위해 연 2억 달러를 기술 개발에 투입하는 ‘빅데이터 이니셔티브’ 계획을 지난 3월 발표했다.
구글·아마존·IBM 등 IT 서비스 기업들도 빅데이터 시장 선점과 확대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일반 기업들도 실시간 재고 분석을 통한 비용 절감, 이용자의 소비 패턴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해외에선 어떻게 활용할까?
빅데이터 분야는 구글, 야후 등 인터넷 검색기업이 선두주자다. 구글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발열·기침 등의 검색 빈도로 독감 유행의 형태를 파악하는 구글 독감 트렌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수억 건의 전문 번역을 활용해 60여 개의 언어를 자동 번역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자사 서비스 플랫폼에 올라오는 글이나 그림, 동영상 등을 분석해 이용자 관심 사항을 파악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베이는 이용자의 구매 이력과 소셜 미디어 활동 내용 등 분석을 통해 선물할 만한 지인 대상의 선물을 추천해 매출로 연결시키고 있다.
아마존도 고객의 검색어와 도서 구입 패턴 분석을 통해 이전에 특정 도서를 구입한 사람이 어떤 관련 도서 등을 구입했는지 추천하고 있는데 매출의 30% 정도가 이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넥플릭스는 서비스 사용자의 영화 감상 성향 분석을 통한 고전 영화 추천 서비스를 통해 롱테일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애플도 빅데이터 사업 강화에 나섰다. 독도 내용으로 논란이 되었던 음성인식 개인비서 서비스인 시리가 다양한 구어체 문장을 이해하고, 수천만 개의 단어 조합을 빠른 속도로 처리하는 것도 빅데이터의 대표적 활용 사례이다. 인간과의 퀴즈쇼에서 승리한 IBM의 왓슨(Watson)은 3초 이내에 정답을 찾기 위해 2억 페이지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월마트는 실시간 재고를 분석하고 결과를 외부 협력업체 등에 공개하는 재고관리와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 의료보험사인 웰포인트(WellPoint)는 IBM의 왓슨 솔루션을 도입해 환자 증상, 면담 결과 등을 분석하고 3초 안에 진단 또는 치료 가이드라인를 제시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공공분야에서도 빅데이터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국립보건원은 유전자 데이터 공유를 통한 질병 치료체계 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오하이오와 오클라호마 주정부는 국세청(IRS) 데이터와 고용 데이터로 빅데이터 마이닝(mining) 분석을 통해 새로운 세원과 미납 세금을 확인하고 있다.
일본의 건설성·통산성·운수성·우정성·경찰청 등 5개성 정부 차원에서 지능형 교통정보 시스템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으며, 노무라연구소는 스마트폰형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활용해 2011년 일본 대지진 시 도로교통 체증 피해를 최소화했다. 싱가포르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가의 위험 요소에 대한 평가와 환경 변화를 탐지하는 국가위기관리 시스템(RAHS)을 구축했다.

대한민국은?
우리나라는 데이터의 단순한 활용을 넘어 빅데이터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업은 아직 많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빅데이터를 보통 이상 알고 있는 경영자의 비율은 56.4%이나 적극 활용하는 경우는 19.4%로 저조하다.
이동통신 사업자나, 포털 사업자 등은 보유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아직은 초기단계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내부 지식 콘텐트, 국내외 학술 자료, 각종 연구 보고서, 해외 과학기술 동향 분석정보 등 대용량 기술 문서들의 트랜드를 분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티맵(T-Map)은 전국 도로의 교통 상황을 위성 위치 시스템(GPS)를 통해 5분 단위로 수집·분석해 길 안내와 정확한 도착시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SK플래닛도 모바일 사용자들의 성별·나이·위치·단말기 등을 비롯한 사용 앱·이통사 등 기본 정보를 조합, 사용자 프로파일과 행동 유형을 분류해 광고를 제공하는 빅데이터 기반 광고 플랫폼을 개발했다.
코리아크레딧은 IBM코리아와 협력해 약 4,000만 명에 이르는 회원의 신용 데이터를 분석해 신용등급을 정교하게 산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일부 공공분야에서도 대국민 대상의 공공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경우, 연간 약 300만 건에 달하는 민원을 분석하는 ‘민원 동향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교육·복지 등 주요 정책과 사회적 이슈 관련 민원의 동향과 원인을 분석해 민원 발생 원인 차단, 국정 신뢰도와 행정 서비스 만족도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급격한 유가변동에 대응하고 고유가에 따른 소비자 부담 감소를 위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유가정보 예측 서비스 ‘오피넷’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의 문제점
이처럼 우리나라도 공공분야는 물론 민간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이다. 현재 빅데이터 관련 플랫폼 기반과 요소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력 격차가 크고 이로 인한 기술 종속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전문인력 부족도 지적되고 있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분석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저변이 취약하고 최고급 인력은 소수에 불과한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빅데이터 기술을 능숙하게 관리할 수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 인력은 100명 내외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정보자원 확보 어려움도 문제다. 국내외적으로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는 추세이지만 국내의 경우 활용할 만한 정보의 공개가 미흡한 수준이라는 것. 개인정보 보호문제의 심화도 풀어야 할 숙제이다. 빅데이터 환경에서 기업의 항시적인 개인정보의 수집과 분석 시도는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이 높다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계획
물론 정부가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지난해 말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중심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정부 구현방안’을 마련한 바 있으며,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정책 방안을 토대로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빅데이터를 접목해 향후 우리나라가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IT 패러다임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와 관련 최근 빅데이터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빅데이터 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크게 7가지로 추진된다. 그 첫 번째는 신규 서비스 발굴과 확산을 위한 시범 서비스 추진이다. 방송·통신·교육·교통·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수요가 제기되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은 가장 시급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정책으로 시범 서비스를 꼽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신규 서비스 발굴과 확산을 위한 시범 서비스 추진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방송·통신·교육·교통·의료 등 분야에서 관련 기술을 조기에 개발하고, 서비스 수요를 선도적으로 창출하여 확산시킬 수 있도록 매칭펀드 공모 방식으로 혁신적인 시범 서비스를 공모 방식으로 발굴해 빅데이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이용자 편익을 높일 예정이다.
두 번째는 빅데이터 기술과 서비스 플랫폼 경쟁력 강화이다. 빅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필요한 클라우드 기술, 분산 컴퓨팅 기술, 지능화 기술 등 핵심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오픈소스 기반의 플랫폼을 개발해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경쟁력 향상을 위한 핵심 과제인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R&D와 시범사업을 대학과 연계·추진해 이론과 실무를 고루 갖춘 석박사급 고급인력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내 SW 전문기업과 글로벌 기업들 간의 제휴를 통해 취업 예정자와 실무자의 재교육을 실시하고, 빅데이터 분석가 자격증(Ch-artered Big Da-ta Analyst)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개인정보보호가 관건
네 번째, 빅데이터 지원센터 설치·운영과 정보 공유체계 마련이다. 정부는 시범서비스, R&D와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하기 위해 빅데이터 지원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지원센터는 연구 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 시범 서비스 수행, 중소기업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또한, 개인정보, 기업기밀 등의 노출 없이도 원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정보 공유할 수 있는 Open-API 형식의 개방형 정보 공유(Open Data Interface)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빅데이터 산업 실태조사도 중요 과제이다. 빅데이터 산업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빅데이터 산업와 활용 실태 파악이 그 내용이다. 국내 빅데이터 산업 관련 업체, 시장 규모, 빅데이터에 대한 인식과 활용 현황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빅데이터 환경에서의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익명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제도적·기술적 장치를 마련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의 개인정보 관리 수준을 검증하는 개인정보 보호관리체계(PIMS) 인증제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개인정보보호 미래 법제정비 포럼’ 운영을 통해 빅데이터 환경에 맞는 프라이버시 보호 대책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 산업 진흥을 위한 법제도 개선도 빠른 시일 내 마련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방통위는 이와 관련 빅데이터 서비스와 산업 진흥을 위한 전반적인 법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빅데이터의 연구·활용, 기술개발과 표준화, 인력 양성, 정보 활용 문화 확산 등을 위한 법제도 개선 사항을 발굴하고 종합적인 정책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박재문 네트워크정책 국장은 이와 관련 “스마트 시대에는 의미 없어 보이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통찰력’을 얻어내는 빅데이터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며, 이번 정책이 빅데이터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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