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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로봇 기술] 자율 로봇 상용화 임박…과제는 패턴 인식 능력

  • 등록 2014.05.26 14: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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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로봇 상용화 임박…과제는 패턴 인식 능력

진석용
LG경제연구원 사업전략 2부문 책임연구원 (syjin@lgeri.com)

지능형 로봇의 적용 분야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정보 수집/분석 등 주로 지식 노동 분야에서 사용되던 로봇이 최근 들어서는 물리적 노동을 수반한 분야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지능형 로봇 발달은 사회 서비스, 일자리 등 다양한 변화와 이슈들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 분석에서부터 우주, 해저 등 극한지 탐사, 항공 감시, 폭발물 제거에 이르는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로봇을 사용해 온 미국 등 로봇 분야의 선진국들은 현행 로봇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풍부한 로봇 사용 경험을 통해 드러난 여러 문제 중에서 특히 중요하게 간주된 점은 점점 늘어나는 로봇의 기능과 로봇이 제공하는 풍부한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는 데에 로봇 사용자인 인간의 상황 이해(Situational Understanding) 능력이 한계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보 분석과 판단 능력을 갖춘 동시에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로봇의 개발에 연구 개발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대안 마련의 열쇠는 넘치는 자료 속에서 적절한 정보를 추출해서 적합한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동 프로세싱, 즉 인공 지능 기술이었다.

지능형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율성

최근 로봇 연구 개발의 초점은 인간의 역할을 축소하고 로봇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에 맞춰져 있다. 지능형 로봇이란 인간의 통제를 받지 않고 스스로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 인지(Percep-tion)하고 그에 대응해서 행동(Action)할 수 있는 로봇을 뜻한다. 때로는 새로운 지식의 습득 능력과 함께 제한적인 자가 정비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산업용 로봇이든 서비스 로봇이든 앞으로 개발될 대부분 로봇들은 지능형 로봇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에서도 지능형 로봇을 외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해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기계 장치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능형 로봇은 로봇의 3대 패러다임인 감지(Sense), 사고(Think), 행동(Act) 등 각각의 요소에 자율성이 추가된 로봇이다. 따라서 지능형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율성이라 할 수 있다. 기존 로봇과 달리 환경, 위치 등의 상황 판단과 그에 대응한 조작, 이동 등 동작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보를 처리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지능형 로봇의 자율성을 뒷받침하고 구현하는 핵심적인 요소는 인공 지능이다.
인공 지능이란 기계가 복잡한 무엇인가를 인지해서 합당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 또는 환경의 인식, 계획이나 판단, 행동의 실행 등에 관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인공 지능을 통해 지능형 로봇은 외부 환경을 해석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판단하는 것이다.
지능형 로봇이 가지게 될 자율성의 수준은 인간이 로봇을 직접 조종, 통제하는 아주 낮은 수준부터 로봇 작동의 일부 과정에만 개입하는 부분적인 자율 수준, 그리고 로봇 스스로 작동의 대부분을 전담하는 완전 자율 단계 등, 인간의 개입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
어느 정도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할 것인가는 기술적 제약뿐만 아니라 로봇의 용도나 투입 목적, 사용자의 취향 등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의도에 반하는 로봇의 자율적인 판단이 때로는 인간에게 불편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지능형 로봇의 도입이 본격화되면 로봇 사용에 의한 편의성은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로봇의 활용도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일일이 사람이 통제하지 않아도 환경 변화에 맞춰 작업 방식을 변경하는 등, 스스로 적응해서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 명의 사용자가 다수의 로봇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등, 로봇 사용도 훨씬 용이해질 것이다. 교신 두절로 인한 오작동 등 원격 조종에 따른 위험성도 대폭 줄어들 것이며, 긴급한 상황에 대처한 반응의 신속성도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능형 로봇은 이미 선진국에서는 중요한 분야로 간주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미래 국가 전략에 지능형 로봇을 포함시킨 바 있다. 2008년 NIC(국가정보위원회)의 미래 전략 보고서에서는 인공 지능을 가진 서비스 로봇을 파괴적 민간 기술 중 하나로 다루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2020년경에 부분적 자율성을 가진 지능형 로봇들이 레저, 보안, 노약자 지원 등 민간 산업과 군사용도에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고, 2025년 무렵이면 완전 자율 로봇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리적 노동 분야로 확장

선진국의 연구 개발 강화에 힘입어 지능형 로봇의 적용 분야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정보 수집/분석 등 주로 지식 노동 분야에서 사용되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물리적 노동을 수반한 분야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한동안 지능형 로봇은 인공 지능을 중심으로 한 SW형 로봇으로서 주로 정보 분석 기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 투입되었다. 의학 분야에서 질환 진단 등에 사용되었는가 하면, 금융 시장의 거래 분석 시스템 등에도 적용되었다.
국방 분야에서는 테러 등 각종 사건, 사고를 사전에 적발, 예측하는 정보 분석 로봇이 활약했고, 미국의 소행성 탐사용 무인 우주선에 설치되어 돌발 상황에 대처한 자율적 문제 해결 능력을 입증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2003년에는 물리적인 노동 기능을 수반한 지능형 로봇인 Spirit(사진 1), Opportunity라는 쌍둥이 로봇이 화성 탐사에 투입되었다.



이들 중 일부는 2014년 현재까지도 독자적인 화성 탐사 임무를 꾸준히 수행하는 대단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런가 하면, 2010년 무렵에는 날씨, 스포츠 기사 등을 작성하는 기사 작성 로봇도 활동하기 시작했고, 2011년에는 Watson이란 인공 지능 로봇이 미국의 인기 있는 TV 퀴즈쇼 Jeopardy에서 인간과 지식을 겨루어서 우승하기도 했다. 2014년 3월 LA에서 발생한 지진 뉴스를 주요 언론사를 통해 가장 먼저 작성, 배포한 기자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었다.
최근 들어 지능형 로봇의 활동 영역은 지식 노동을 넘어 물리적 노동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DARPA의 Grand/Urban Challenge를 계기로 연구 개발이 가속화된 자율 주행 자동차는 높은 수준의 주행 능력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미국을 위시한 일부 선진국에서는 자율 비행 항공기의 연구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인데, 2013년에 미국의 무인 항공기 X-47B는 고난도의 자율 비행 테스트를 통과해서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또 미국 DARPA의 주도로 재난 대응 로봇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재난 대응 로봇은 고도의 기동성과 작동 성능을 보유하고 있어, 인간의 도구를 사용할 수 있고, 인간의 직접 조종이 끊기더라도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자율성도 보유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기술적 과제

이처럼 지능형 로봇이 각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도를 보이고 있지만,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 예를 들어, 패턴 인식 능력이 아직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어서 새로운 환경에 접했을 때에는 인공 지능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인간이 새로운 자료나 정보를 사전에 입력하고 학습시키지 않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현재 높은 수준의 발전도를 보이고 있는 자율 주행 자동차나 재난 대응 로봇마저도 낯선 환경에 투입되면 즉각 제 기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인간이 감독자로서 사전에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입력하고 교육시켜 놓아야 되는 것이다.

지능형 로봇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

지능형 로봇의 발달은 다양한 변화상과 이슈들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인간과 로봇 간의 관계가 변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부 로봇 공학자들은 지능형 로봇이 발달할수록 인간이 명령하고 로봇이 수행하는 기존의 종속적 관계에서 수평적 성격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인간은 지능형 로봇의 통제자가 아니라 로봇이 고장 났을 때에 도와주는 감독자가 될 수도 있고, 높은 수준의 인공 지능을 가진 로봇은 인간과 협력자의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구글 자율 주행 자동차의 원형인 스탠리(Stanley)는 그 좋은 예이다. 스탠리는 인간 운전자의 반응과 로봇 차량 자신의 경험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기능을 가진 결과, 감독자인 인간과 스탠리는 프로그래머와 기계(컴퓨터)의 관계를 넘어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에 미칠 영향이다. 육체적 노동이든 지식 노동이든 업무 패턴이 정형화되기 쉬운 작업들은 점차 지능형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각종 안내, 은행 출납 및 판매 창구 업무 등의 작업이 콜센터의 자동 안내 시스템, 은행의 자동화기기 및 자동 정산 시스템 등으로 대체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심지어 언론 기자의 직업도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형화된 전개 구조로 사실을 전달하는 스포츠, 자연재해 관련 기사들은 이미 기사 작성 로봇이 작성하기 시작한 것이 현실이다.
반면,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육체적 노동의 영역에서는 당분간 인간의 우세가 예상되고 있다. 다소 의외지만, 육체적 업무의 상당수가 매우 복잡한 패턴 인식, 수시로 변화하는 상황, 주변 인물들과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 등 고도의 정신적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략 수립, 비즈니스 아이디어 창안, 작곡, 소설 작성 등 순수한 지식 노동이나 창의성이 절대적인 업무는 여전히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대두할 이슈로는 인간이 지능형 로봇을 얼마나 신뢰할 것인가 하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능형 로봇에 대해 인간이 가진 신뢰의 수준은 보쉬(Bosch), 시스코(Cisco) 등 몇몇 글로벌 기업들이 발표한 자율 주행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들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조사 결과들에 따르면, 유럽 주요국 소비자들의 50% 이상이 자율 주행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면서도, 자율 주행 기능에 대한 신뢰를 보인 응답자는 50% 미만에 그친 반면, 자율 주행 기능의 작동 여부를 인간이 결정하고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60%에 달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들은 인간이 로봇을 통제하고 싶어 하는 의식, 즉 로봇의 자율성에 대한 신뢰도가 아직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최근 아마존(Amazon) 등이 추진하는 무인 항공기 배송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들, 추락, 충돌 등 안전사고에 대한 기술적, 법적, 제도적 이슈들도 지능형 로봇에 대한 인간의 신뢰가 불완전하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오히려 로봇이 수행하는 작업의 중요한 단계에는 인간의 개입, 통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들이나, 지능형 로봇의 오작동이 사용자 개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의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인간이 로봇의 작동에 반드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들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논란들의 근원에는 지능형 로봇의 자율성과 이를 구현하는 인공 지능에 대한 불확실한 신뢰도가 자리잡고 있다. 인간이 만든 로봇이 독자적으로 내린 의사 결정을 인간은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로봇에게 얼마나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할 것인가 하는 점은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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