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과 남미 공동시장 메르코수르가 25년에 걸친 협상 끝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유럽연합(EU)과 남미 지역 블록 메르코수르(Mercosur)가 2026년 1월 17일(현지 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자유무역협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양측 간 관세를 낮추고 교역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EU가 지금까지 체결한 협정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CNBC에 따르면 서명식에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Antonio Costa) 유럽이사회 상임의장이 참석했다. 메르코수르 회원국 정상들도 자리를 함께했지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고 외교장관을 보냈다.
이번 협정은 발효를 위해 유럽의회 동의와 함께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메르코수르 회원국 입법부의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협정은 양 지역 간 관세를 인하해 교역을 촉진하고, 장기적인 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에서는 값싼 남미산 수입품과 환경 파괴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농업계와 환경단체들은 저가 농산물 수입 증가와 더불어 남미 지역의 산림 파괴가 심화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서명식 연설에서 이번 협정이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세계에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다"며 "우리는 관세보다 공정무역을 선택하고, 고립이 아닌 생산적이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선택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이번 합의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정치 환경 속에서도 우리의 가치를 버리지 않고 두 블록이 경제 안보를 강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정이 양측이 직면한 국제 정세 변화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메르코수르 측 관계자들은 협정에 포함된 일부 규정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룰라 대통령은 1월 16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이번 협정이 양측 모두에 더 큰 기회를 열어주고, 교역과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가 시장을 확대하고 다변화하려는 룰라 대통령의 노력의 상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이 아랍에미리트, 캐나다, 베트남과도 별도의 협정을 협상 중이며, 인도와의 관세 특혜 협정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CNBC에 따르면 서명식 직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구매하지 못할 경우 8개 유럽 국가에 대해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EU 간 통상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와 주목받았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약 7억 명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양측 간 교역 규모는 2024년에 1,110억 유로에 달했다. EU의 대(對)메르코수르 주요 수출품은 기계류, 화학제품, 운송장비 등이며, 메르코수르의 대EU 수출은 농산물, 광물, 펄프, 종이 등에 집중돼 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