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 활용해 ‘기후리스크에 강한 상권’ 찾아낸다

2025.10.29 14:01:39

이창현 기자 atided@hellot.net

 

KAIST는 도시인공지능연구소가 미국 MIT 센서블 시티 랩과 함께 ‘도시와 인공지능(Urban AI)’ 분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그 성과를 ‘스마트라이프위크 2025(Smart Life Week 2025)’ 전시를 통해 공개했다고 29일 밝혔다.

 

KAIST와 MIT는 도시의 주요 문제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Urban AI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 기후 변화 ▲녹지 환경 ▲데이터 포용성 등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시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형태로 연구 결과를 선보였다.

 

양 기관은 이번 협력을 통해 AI 기술이 도시의 문제를 계산하는 도구를 넘어 사회적 이해와 공감을 이끄는 지능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도시의 열과 매출 ▲치유하는 자연, 서울 ▲데이터 소니피케이션 등 세 가지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 ‘도시의 열과 매출’은 기후 변화가 도시 상권과 소상공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연구다. 서울시 426개 행정동별 96개 업종의 매출 및 날씨 등 3억 건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을 통해 기온과 습도 등 기후 요인이 업종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각 지역·업종별 기후 적응력과 회복력을 수치화한 ‘도시 회복력(Urban Heat Resilience)’ 지표 4만896개로 시각화되어, 지역별 상권의 기후 대응력과 회복 수준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편의점 업종의 경우 426개 행정동 중 64.7%가 ‘기후 중립 지역’, 35.3%가 ‘기후 민감 지역’으로 분류돼, 지역별 기후 영향 편차가 존재함을 보여줬다.

 

 

전시에서는 실제 서울 지도를 기반으로 지역과 업종을 선택하면 AI가 미래 기온 상승 시나리오에 따른 매출 변화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해당 모델은 KAIST가 자체 개발했으며, 향후 보스턴·런던 등 글로벌 도시로 확장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두 번째 프로젝트 ‘치유하는 자연, 서울’은 MIT의 글로벌 프로젝트 ‘Feeling Nature’의 서울 버전으로, 스트리트뷰·위성 이미지·지도 데이터와 시민 설문을 결합해 AI가 시민이 실제로 느끼는 녹지의 심리적 경험(psychological green)을 예측하도록 학습시킨 사례다. 이를 통해 단순 면적 중심의 녹지 평가를 넘어, 시민이 느끼는 정서적 회복력(emotional resilience)과 웰빙(well-being)을 반영한 새로운 도시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세 번째 프로젝트 ‘데이터 소니피케이션’은 3억 건이 넘는 도시 데이터를 음악처럼 들을 수 있도록 구현한 기술이다. AI는 온도·습도·매출 데이터에 따라 음의 높낮이와 리듬을 변화시켜 기후 변화를 청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시각장애인이나 어린이 등 시각 정보 접근이 어려운 이들이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포용적 AI 기술이다.

 

 

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은 “KAIST와 MIT가 협력해 도시 환경과 시민의 삶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는 시민의 관점에서 도시 변화를 이해하고 이를 정책과 생활로 연결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윤진 도시인공지능연구소 소장은 “인공지능이 도시를 계산하는 기술을 넘어 사람과 도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지능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시민이 함께 데이터를 만들고 경험하며 더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 미래를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도시인공지능연구소와 MIT 센서블 시티 랩이 공동 수행했으며, 서울AI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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