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AI 활용률 ‘30%’...저조한 이유는 ”인프라·재원 부족”

2024.09.18 14:03:14

김진희 기자 jjang@hellot.net

대한상의·산업연구원 공동 조사...AI 필요성 인식(78%) 비해, 실제 활용률(30.6%)은 낮아

 

국내기업 10곳 중 8곳이 경영활동에 AI 기술 적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실제 활용률은 30%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분야 활용률은 20%를 간신히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최근 국내기업 500개사 IT·전략기획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기업 AI 기술 활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생산성 제고, 비용절감 등 성과향상을 위해 AI 기술이 필요하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78.4%를 차지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1.6%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공학한림원, 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 중인 ‘AI 시대의 新산업정책' 수립을 계기로 이뤄졌다.

 


‘실제 AI 기술 활용 여부’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한 기업이 30.6%를 차지한 반면, ‘아니다’라고 답한 기업은 69.4%에 달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활용률은 23.8%로 서비스업분야 활용률(5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서비스분야에선 금융(57.1%)·IT서비스(55.1%)의 활용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규모별 활용률은 대기업이 48.8%, 중견기업이 30.1%, 중소기업이 28.7%로 기업규모에 비례해 AI기술 활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기업이 40.4%, 비수도권 기업이 17.9%로 지역 간 격차 역시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3년 전 조사(2021.6) 때는 제조업분야 AI 도입률이 9.3%였다. 대한상의는 “AI 기술에 대한 인식 확산과 기술상용화에 따라 AI 활용기업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 많이 있다”며 “기업들의 적용노력과 더불어 다양한 활용촉진 방안들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AI 가장 많이 적용한 분야는 ‘R&D’, 가장 큰 효과는 ‘시간단축’

 

AI 기술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제품개발(R&D)’, AI 기술 활용을 통해 얻은 가장 큰 효과는 ‘시간 단축’인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술을 활용 중이라고 답한 기업 153개사들에게 ‘활용 분야’를 묻자, ‘제품개발(R&D)’(66.7%), ‘보안·데이터분석 등 IT 업무’(33.3%), ‘품질 및 생산관리’(22.2%), ‘고객서비스 관리’(13.7%), ‘영업 및 마케팅’(13.1%), ‘물류 및 공급망 관리’(9.8%) 순으로 응답했다. 이어서 재무 및 회계 4.6%, 기타 4.6%로 나타났다. 


‘AI 기술 활용을 통해 얻게 된 효과’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기업이 ‘시간 단축’(45.8%)을 꼽았으며, 이어 ‘비용 절감’(22.2%), ‘생산량 증가’(11.8%), ‘판매량 증가’(8.5%) 등을 차례로 답했다. 이밖에도 불량률 감소 5.2%, 클레임 감소 3.9%, 기타 2.6%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AI 기술을 이미 도입해 활용 중인 기업들은 향후 AI 기술 투자에 더 적극적 태도를 보였다. AI 기술을 활용 중인 기업들 중 ‘AI 기술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이 86.3%에 달했다. 반면 ‘추가 도입 계획 없다’는 응답은 13.7%에 그쳤다.  


AI 도입과 관련한 기존 투자 규모 대비 향후 투자 규모에 대해서도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69%로, ‘크게 확대’ 20.5%, ‘다소 확대’ 48.5%에 달한 반면, ‘축소하겠다’는 답변은 2.3%에 그쳤다. ‘예년 수준’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8.7%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제품 마케팅에 쓰이는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사람은 없다’는 문장이 기업의 AI 활용에도 딱 들어맞는다”며 “AI 활용 효과에 대한 만족도나 추가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향후 도입계획과 투자규모에 대한 적극적 답변으로 연결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AI 활용하지 않는 기업들 이유는? “기술·IT 인프라 부족과 비용 부담 때문”

 

반면, AI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기업들의 절반은 향후 AI 도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AI 기술을 도입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기술·IT 인프라 부족’을 꼽았다.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기업 347개사에게 ‘향후 AI 기술 도입계획’을 물었더니, 절반에 달하는 49%의 기업이 ‘계획 없다’고 답했다. 이어 ‘3년 이후 도입’(21.6%), ‘3년 내 도입’(13.5%), ‘2년 내 도입’(9.3%), ‘1년 내 도입’(6.6%) 순으로 답해 AI 도입을 당장의 과제로 여기고 있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기술을 활용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술 및 IT 인프라 부족’(34.6%), ‘비용 부담’(23.1%), ‘AI 필요성 못 느낌’(21.9%), ‘AI 신뢰성에 대한 의문’(10.1%), ‘인력 부족’(6.1%) 등으로 답했다. 이밖에도 ‘데이터 보안 문제’ 1.7%, ‘AI 관련 규제’ 0.6%, ‘기타’ 1.9%로 각각 조사됐다. 

 

 

정부정책 과제 1·2순위 ‘투자·R&D 지원’, ‘AI 인프라 구축’

 

AI 기술의 활용과 능동적 확대를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과제로는 ‘AI 분야 투자 및 R&D 지원’(51.4%), ‘AI 인프라 구축’(25%), ‘AI 인재 양성’(10.2%),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 개선’(7.8%) 등을 차례로 꼽았다. 이어서 ‘데이터 규제 완화’ 3.6%, ‘노동 규제 완화’ 1%, ‘기타’ 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최근 단순 업무부터 제조공정까지 기업 내 AI 기술의 활용도가 늘고 있긴 하지만, 활용기업의 수나 활용범위 측면에서 아직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다”며 “기업의 적극적 활용 및 도입을 견인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헬로티 김진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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