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E 2024] 산업 노선 전환시킨 ‘지속가능성’에 다가서다...기후산업국제박람회 개막

2024.09.05 11:42:34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전통·뿌리 산업부터 차세대 산업까지 포괄하는 넷제로·지속가능성·ESG 인사이트 제시

무탄소에너지관·미래모빌리티관·미래에너지관·기상기후산업관·환경에너지관 등 테마별 구역 세분화

탄소중립 세미나, 기후산업국제박람회 세미나, 글로벌 탄소중립 기술 컨퍼런스, 서밋 컨퍼런스 등 부대행사도 기획돼

 

 

인류는 성장과 발전에 초점을 맞춘 산업혁명을 수차례 거치면서 새로운 혁신 가치를 지속 창출했다. 그와 동시에 급속도로 변화하는 기후와 환경적 위기를 경험했다. 인간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선택한 성장 방향성이었지만, 일상을 위협하는 요소를 함께 낳은 것이다. 그 중심에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가 있다.

 

전 세계는 기록적인 이상기후로 온실가스 줄이기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그 시발점이었다. 전 세계 195개국은 이 자리에서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을 채택했다. ‘온실가스로 급상승하는 지구 온도를 오는 2100년까지 2° 안으로 상승폭을 줄이겠다’는 것과 ‘선진국만을 대상으로 한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전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탄소저감 로드맵이 주요 골자다.

 

이어 유럽연합(EU)·미국 등을 필두로 탄소저감 및 넷제로(Net-Zero) 등을 명분으로 한 강제적 글로벌 환경규제 규정도 속속 등장했다. 특히 EU가 전 세계 친환경 질서 확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U는 2020년대 중후반까지 ‘탄소국경조정제(CBAM)’, ‘에코디자인 규정안(ESPR)’, ‘핵심원자재법(CRMA)’, ‘공급망실사지침(CSDDD)’ 등 환경규제의 대표격 법안을 시행하겠다고 공표했다.

 

우리나라도 2020년 ‘2050 탄소중립 선언’, 이듬해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연이어 발표하며 온실가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우선적인 목표는 2030년까지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약 727만 톤)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절감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 전 세계 산업은 이 같은 친환경 로드맵과 더불어 지속가능성도 함께 챙겨야 하는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트렌드가 이를 증명한다. 모든 산업에 속한 기업에게 경영 외적인 책무가 주어진 것이다. 이렇게 복잡해져가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한다.

 

이달 4일 부산 해운대구 소재 전시장 벡스코에서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World Climate Industry EXPO, WCE 2024)’가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해에 이어 2회째 개막하는 기후·에너지 분야 행사로, 올해는 ‘기후 기술로 열어가는 무탄소 에너지(CFE) 시대’를 슬로건으로 열렸다. 지난 2021년 첫 개막한 ‘탄소중립 엑스포’를 품어 그 규모가 더욱 커져 다양한 시각에서 새로운 인사이트가 제공된다.

 

 

전시장은 미래에너지관·무탄소에너지관·미래모빌리티관·기상기후산업관·환경에너지관으로 구성됐다. 철강·시멘트·자동차·반도체·디스플레이·친환경에너지·빅데이터·인공지능(AI)·모빌리티 등 탄소중립 실현을 노리는 각 분야 업체가 총출동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 두산퓨얼셀파워 등 주요 계열사가 총출동했다. 삼사는 모두 차세대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들고나왔다. 설계·조달·시공(EPC) 기술 업체 두산에너빌리티는 각종 플랜트에 발전·수처리·운반 등 설비를 공급하는 업체다.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에 친환경 발전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원자로·증기발생기 등을 공급해 비즈니스 영역을 지속 확장하는 중이다.

 

이번 WCE 전시장에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앞선 핵심 기술을 포함해 가스터빈·풍력·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참관객에게 선보인다. 이 중 국내 1호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응용해 개발한 수소터빈의 모습과 해상풍력 발전기를 소개한다.

 

이어 두산퓨얼셀과 두산퓨얼셀파워는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전시한다. 차이점은 도입되는 영역인데, 두산퓨얼셀은 데이터센터, 냉동창고, 빌딩, 스마트팜 시설, 공공시설 등에 기술을 공급한다. 주력 모델 M400은 440kW급 전력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설치되고 있다. 두산퓨얼셀파워는 건물·주택 등에 구축되는 대용량 수소연료전지를 보유했다.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인 셀스택, 개질기 등을 자체 생산하고, 제품을 고도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 포스코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이앤씨, 포스코퓨처엠,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등 6개 그룹사가 통합된 전시관을 꾸렸다. 수소 생산,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탄소저감 브릿지, 저탄소에너지 인프라, 탄소저감 발전, 이차전지 소재, 구동모터코어, 탄소 저감 특화 EPC 등 각 그룹사의 기술이 총망라했다.

 

특히 전시관 중앙에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 공정의 프로세스를 상세하게 표현한 데모가 설치돼 참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은 '2050 탄소중립 달성 로드맵'을 발표하고 하이렉스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경제적인 탈탄소 전환을 위해 2030년까지 하이렉스 상용 기술 개발을 완료하는 등 무탄소에너지 체제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SK E&S는 저탄소 액화천연가스(LNG) 및 탄소 포집·저장(CCS), 재생에너지 및 RE100, 수소, 에너지 솔루션, 무탄소에너지(CFE) 도시 등 5개 테마로 세분화된 전시 존을 마련해 참관객을 맞이한다.

 

LNG 및 CCS 존에는 참관객이 CCS 기술을 직접 시연하는 ‘CCS 게임 존’이 배치돼 재미 요소를 더했다. 재생에너지 및 RE100 존은 전남 신안군 소재 100MW급 ‘임자도 태양광 발전소’, 900MW ‘전남해상풍력’ 등 주요 재생에너지 설비 도입 사례와 글로벌 친환경 캠페인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솔루션 사업 전개 방향성을 제시한다.

 

수소 및 에너지 세션에서는 혼소발전과 액화수소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현황이 전시됐다. 에너지솔루션 존에서는 지능형 전력망 시스템 ‘스마트 그리드 솔루션’, 전기차 충전 기술 등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공공 분야에는 한국전력공사(KEPCO)가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자회사가 한데 뭉쳤다. 전시장에는 특고압 전류배전망(MVDC), 수소 기반 혼소발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핵심 기술을 소개한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의 확산과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며 ”에너지 효율화, 무탄소 연료 전환, 미래 전력망 구축 등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새로운 접근 방식의 지속가능성 달성 및 글로벌 환경규제 플랫폼도 공개됐다. 지난 3월 공식 출범한 디지털 ESG 생태계 산학연 연합체 디지털ESG얼라이언스(Digital ESG Alliance)는 회원사 간 데이터 공유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DEA 플랫폼에는 제품 생산 업체, SI 업체, 인증기관 등 디지털 솔루션 기반 회원사가 참여해 기업의 디지털 전환(DX)을 지원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속가능성 및 ESG 달성, EU·미국발 글로벌 환경규제 정책 대응 등 산업에 힘을 싣는다.

 

 

강명구 DEA 운영위원 겸 누빅스 부대표는 “국제적인 환경규제가 각 기업의 비즈니스에 장벽을 구축하고 있다”며 “기업은 실질적으로 규제에 대응 가능한 데이터 관리 체계를 구축해 디지털 전환 국면에서의 데이터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DEA 플랫폼을 지속 고도화해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 측면에서 산업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WCE 2024는 기후산업국제박람회 세미나, 탄소중립 세미나, 글로벌 탄소중립 기술 컨퍼런스, 각종 서밋 컨퍼런스 등 부대행사도 함께 이어진다. 특히 개막 첫날 진행된 ‘제1회 기후에너지 혁신상’ 시상식에서는 니어스랩·에이치에너지·에이비엠·비티에너지·리하베스트·블락스톤·다아이랩·엔엑스 등 업체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한 무인비행체(드론) 솔루션 업체 니어스랩은 자율비행 AI 솔루션의 역량을 통해 영예를 차지했다. 니어스랩은 다목적 소형 자율비행 드론 ‘에이든(AiDEN)’, 직충돌형 고속비행 안티 드론 기체 ‘카이든(KiDEN)’을 비롯해 관제 기술 등을 보유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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