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요구하는 AGI, 기업들의 여정은 시작됐다

2024.04.29 17:43:08

서재창 기자 eled@hellot.net


범용 인공지능(AGI)은 인간과 동등한 수준의 지능을 갖춘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이는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넘어 인간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을 갖춘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AI 기술력은 분명 AGI로 향하고 있다. 주요 AI 기업들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기술 향상에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하고 있다. 아직은 AGI가 언제 실현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머지않아 도래할 AGI 시대를 대비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시작된 여정 ‘AI에서 AGI로’

 

AI의 기술 진화 단계를 설명할 때 보통 세 가지 과정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다음 단계는 범용 인공지능 또는 강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마지막 단계로 초인공지능(ASI, 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에 도달한다. 현재는 AI에서 AGI로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생성형 AI 기술의 등장과 보급 및 확대로, AGI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이론적으로 AGI는 인간의 지능을 모방해 문제 해결, 학습, 이해력, 추론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을 통합하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이를 통해 언어 이해, 일상적 결정 및 전략적 계획 등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AGI의 가장 큰 특징은 놀라운 범용성이다. 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에서는 진단 및 치료 계획 수립, 법률 분야에서는 사건 분석 및 자문, 금융 분야에서는 시장 분석 및 투자 전략 수립 등이 가능하다. 물론 이론적인 가정이긴 하나, 충분히 가능성 있다는 의미다. 
 
놀라운 성능을 갖춘 AGI를 개발하는 것은 도전적인 과제다. 인간 수준의 지능을 모방하기 위해서는 감정 인식, 사회적 상호 작용, 복잡한 추론 등 인간의 복잡한 인지 능력을 이해하고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이를 완벽하게 구현한 사례는 없다. 마치 양날의 검처럼, 성능을 뒷받침하는 신뢰도가 바탕이 돼야 한다.

 

AGI의 신뢰도라 함은 정확하고 일관된 결과에서 나온다. 한 예로, 자율적인 결정 기능이 부여된 AGI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개인과 기업 나아가 국가 차원에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AGI 규제 및 윤리적 토론이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AGI 도래 시기 예측하는 전문가들

 

이처럼, AGI를 앞두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시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4월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노르웨이 국부펀드 CEO 니콜라이 탕겐과의 인터뷰에서 AGI에 대해 언급한 발언이 화제가 됐다. AGI가 가장 똑똑한 인간보다 똑똑한 AI라고 가정할 때, 일론 머스크가 예상한 AGI의 등장 시기는 ‘2년 이내’였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역시 2년에서 3년 이내 AGI 시기의 도래를 예상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지난해 11월 뉴욕 링컨 센터에서 열린 딜북 컨퍼런스에서 ‘5년 이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젠슨 황 CEO와 흡사하게 5년 이내에 AGI가 구축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셰인 레그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립자는 2028년까지 AGI 개발 가능성을 50%로 전망했다. 

 

반면, 대표적인 부머 진영 인사인 얀 르쿤 메타 부사장 겸 수석 AI 과학자는 시기를 예측할 수 없으며 오래 걸릴 것이라고 일축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파이낸셜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AGI를 구현하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며, 조건이 충족됐을 때 10년 내 실현될 가능성이 있음을 언급했다. 

 

AGI 시대를 대비하는 기업들

 

현재 많은 연구 기관과 기업이 AGI 개발에 투자하며, 이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오픈AI와 구글, 메타 등의 기업이 대표주자로 거론된다. 이 기업들은 텍스트에 답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나 이미지·음성·영상을 생성하는 멀티모달 기반의 AI를 넘어 AGI로 향하고 있다.

 

현존하는 고성능 AI 모델 중 하나인 오픈AI의 GPT-4는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MMLU)에서 정답률 86.4%를 기록했다. MMLU는 수학·물리학·역사·법률·의학·윤리 등 50여 개의 주제를 복합적으로 활용한 평가 테스트다. 구글은 자사 AI 모델인 제미나이 울트라가 MMLU에서 인간 전문가 점수(89.8%)를 넘어 90%의 정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존 AI 모델에 이어 새로운 모델들의 등장도 예고됐다. 오픈AI는 GPT-5로 명명하는 새 모델이 머지않아 출시될 것을 암시했다. 오픈AI 브래드 라이트캡 COO는 파이낸셜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차세대 GPT는 추론의 범주에서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도 새 AI 모델인 ‘라마 3’을 곧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 조엘 피노 AI 연구 부사장은 “우리는 실제로 추론하고 계획하고 기억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GI 컴퓨팅랩 신설과 LLM용 AI 칩 ‘마하1’ 개발 등을 통해 AGI 대비를 수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GI 전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AGI 컴퓨팅랩을 설립했으며, 이를 위해 구글 TPU 개발자 출신 우동혁 박사를 컴퓨팅랩 수장으로 앉혔다.

 

삼성전자 경계현 사장은 “AGI 컴퓨팅랩은 추론과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두고 LLM용 칩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강력한 성능을 뒷받침하는 칩의 새로운 버전을 지속해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메모리 처리량을 8분의 1로 줄이고, 8배의 파워 효율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개발 중인 마하1 AI 추론 칩은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자신했다. 

 

이처럼 AGI의 미래는 밝지만, 동시에 많은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 기술적 진보와 사회적 수용도에 따라, AGI는 인류의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AGI는 다양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발전 가능성과 위험성 모두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기술 발전의 혜택을 최대화하면서도 그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 과제가 될 것이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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