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스타트업-엠블록스] “현장에서 수평 조절되는 물류로봇 아이디어 얻었다”

2022.04.05 15:45:35

조상록 기자 mandt@hellot.net

 

엠블록스(M-Blocks)라는 기업명은 마이크로(Micro)의 작은 단위들이 블록처럼 모여 큰 혁신을 이루자는 의미다. 엠블록스는 물류로봇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업의 정의가 ‘물류로봇 전문기업’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로봇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앞으로 사람을 위한 여러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김찬중 엠블록스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엠블록스는 어떤 기업인가?

 

A. 엠블록스는 사람들이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사람을 대신해 일하는 로봇을 만들자는 비전을 가진 스타트업이다. 지난 해 설립한 후 올해 2월 첫 로봇인 ‘물류로봇’을 개발했다.

 

 

Q. 첫 제품으로 물류로봇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A. 창업하기 전에 물류로봇 기업에서 설계 업무를 담당했다. 아무래도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보니 첫 제품으로 선택하게 됐는데, 순서로 본다면, 창업을 하고 물류로봇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할 물류로봇을 개발해야 겠다는 결심이 든 후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Q. 현장의 문제점이라고 하면 어떤 것을 말하나?

 

A. 설계 일을 하면서 물류로봇이 운영되는 현장을 수시로 다녔다. 어떤 때는 일주일 내내 가 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장 직원들을 통해 기존 로봇의 문제점을 듣게 됐고, 직접 그 문제점을 보기도 했다. 그 중에 수평 문제가 가장 컸다.

 

컨베이어와 물류 로봇 사이에 수평이 맞지 않다보니 물품이 이동할 때마다 턱에 걸리게 되고, 로봇도 수평 불균형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속도를 줄여 이동하는 상황이었다. 자연히 물동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류 현장 바닥의 수평 문제도 있었다. 요즘 지어진 현장은 바닥 수평이 잘 맞는데, 예전에 지어진 곳은 안 맞는 경우가 많다. 너무 경사가 안 맞으면 바닥 평탄화 공사를 해야되는데, 그 사이 셧다운(고장 가동 중단)을 해야 한다. 공사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셧다운 기간 동안 ‘생산량 제로’라는 손실을 봐야 할 수밖에 없다.

 

 

Q. 이번에 개발한 물류로봇은 그런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한 제품인가?

 

A. 그렇다. 수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제품에 내장된 가속도 센서가 컨베이어 라인과 자기(로봇) 위치를 계산해 모터에 지령을 내리면 그 값만큼 높낮이가 변경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한 기술 내용은 현재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수평 조절 모듈을 장착 및 분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물류로봇은 사용 목적에 따라 일체형 구조로 제작된다. 하지만 물류 환경이 변하거나 사용 목적이 달라지면 물류로봇을 개조해야 한다. 개조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들고, 이마저도 안되는 경우도 많다. 엠블록스의 제품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다.

 

Q. 판매를 시작한 상태인가? 사용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A. 아직 판매하고 있지는 않다.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취합해 2023년 3월 정식으로 첫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용자들이 우선은 수평 자동 조절 기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수평 자동 조절 기능을 분리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을 주었다. 작업 환경에 따라 수평 조절 기능이 필요치 않은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수평 기능 모듈을 분리하게 되는데, 사용자들은 원터치 또는 볼트 2~3개 푸는 정도로 수평 조절 모듈을 떼었다 붙였다 하기를 원했다. 그 부분을 반영해 간편하게 모듈을 탑재 및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하고 있다.

 

Q. 좋은 제품 개발한 만큼 판매 전략도 필요할 거 같다.

 

A. 크게 두 가지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첫 번째는 ODM(생산자 개발방식, 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방식이다. 자동화 솔루션 기업과 연계해 하드웨어 공급을 담당하는 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렌탈 방식이다. 최근 물류 시장에 풀필먼트가 중요해지고 있는데 그만큼 물류로봇 사용량이 많아지게 된다. 초기에는 도입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구독형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 부담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Q. 물류로봇 시장에 여러 기업들이 이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차별점이 있나?

 

A. 사실 국내 물류로봇 기업 상당수는 제어 기술, 운영 솔루션이 중심 전략인 경우가 많다. 바꿔 말하면 로봇 하드웨어는 구매(특히 중국)한다는 것이다. 엠블록스는 하드웨어가 중심 전략이다. 어떤 제어 기술, 운영 솔루션이 적용돼도 문제 없이 연동될 수 있도록 로봇을 만든다는 것이 경쟁력이다.

 

기존 경험으로 보면 물류로봇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하드웨어 문제인지, 제어 문제인지 다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둘 중 하나인 하드웨어를 완벽하게 만들면 문제가 발생해도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Q. 물류로봇 다음으로 어떤 로봇을 만들 생각인가?

 

A. 스마트팜 분야를 고려하고 있다. 부모님이 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점점 일 할 사람이 없어져서 몇 해 전부터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고 있다. 이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반복적인 일들에 대해서는 로봇이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농사 짓는 어르신들 손발이 될 수도 있고, 추가적으로 대량 농산물 수확에도 활용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헬로티 조상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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