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농업 일자리가 1월에 예상보다 크게 늘고 실업률이 하락하면서, 둔화된 미국 노동시장이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매체 CNBC는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의 계절조정 통계에 따르면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3만 개 증가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만 5000개를 크게 상회했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이는 소폭 하향 조정된 지난 12월의 4만 8000개 증가보다 개선된 수치이다.
실업률은 전달 4.4%에서 4.3%로 소폭 내려가,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밑돌았다. 낙담 실업자와 경제적 이유로 시간제 일자리를 가진 근로자를 포함하는 보다 포괄적인 실업 지표는 8%로, 12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고용 지표 발표 직후 뉴욕 증시 선물 가격이 상승하고, 미 국채 금리도 강세를 보였다. 이번 보고서는 2월 3일(현지 시간)에 종료된 부분적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거의 일주일가량 지연돼 공개됐다.
CNBC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해고 증가 징후가 일부에 그친 가운데, 전체적으로는 저성장 국면에 있는 노동시장과 일치하는 흐름이다. 1월은 2024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월간 일자리 증가를 기록했으며, 2025년 한 해 동안 월평균 일자리 증가는 1만5천 개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고용 수치를 강한 경제의 신호라고 평가하며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재차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예상을 훨씬 상회한 훌륭한 고용 숫자”라며 “미국은 국채 차입 비용을 지금보다 훨씬 적게 내야 하며,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인 만큼 가장 낮은 금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간 통계와 함께, BLS는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기간에 대한 최종 기준 재조정 결과도 공개했다. CNBC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계절조정 기준 기존 고용 증가치는 총 89만8천 개가 하향 조정됐는데, 이는 지난해 9월 발표됐던 초기 추정치 91만1천 개 감소보다는 소폭 적지만 월가의 예상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주요 성장 동력 역할을 해온 보건 의료 부문은 1월에 8만 2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사회복지 서비스 부문도 4만 2000개가 늘어, 두 부문이 1월 순고용 증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건설 부문은 지난해 내내 일자리 증가가 미미했지만 1월에 3만 3000개의 고용이 늘었다.
반면 여러 부문에서는 일자리가 줄었다. BLS는 연방정부 일자리가 3만 4000개 감소했다며, 이는 지난해 정부 효율성 부서(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감원 조치로 해고됐다가 유예 사직을 수락했던 일부 인력이 이번에 최종적으로 급여 명단에서 제외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활동 부문에서도 2만 2000개의 일자리가 줄었다.
헤더 롱(Heather Long) 네이비 연방 신용조합(Navy Federal Credit Unio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은 일자리 급증이 나타난 달이었다”고 평가했다. 롱 이코노미스트는 1월 예상 밖의 강한 고용 증가는 주로 보건 의료와 사회복지 부문에서 나왔으며, 이는 노동시장을 안정시키고 실업률을 소폭 낮추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노동시장은 여전히 상당 부분 얼어붙어 있지만, 안정화되는 모습”이라며 “지난해 고용 침체를 겪은 뒤 새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고무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임금 측면에서는 1월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전월 대비 0.4% 올라,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높았다. 연율 기준으로는 3.7% 상승해 시장 전망과 일치했다.
월가에서는 최근 민간 부문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감원 계획이 늘어나며, 구인 공고가 줄어드는 각종 지표가 이어진 탓에 이번 고용 보고서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다고 CNBC는 전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해싯(Kevin Hassett) 등도 사전에 기대치를 낮추는 발언을 해왔다.
자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Janus Henderson Investors) 포트폴리오 매니저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는 “오랫동안 많은 전망가들이 약화되는 노동시장에 근거해 경제에 대해 미온적인 전망을 제시해 왔지만, 이번 수치는 견조한 성장, 개선되는 노동시장, 소비 지출을 지탱할 수 있는 임금 상승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데이터 포인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월간 고용 증가가 지속적으로 미미했고, 몇몇 달에는 마이너스 성장도 나타났다. 2025년에는 매달 고용 수치가 하향 수정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하향 조정을 비판한 뒤 8월 초 에리카 맥엔타퍼(Erika McEntarfer) 당시 BLS 국장을 경질한 이후에도 이런 경향은 이어졌다.
11월 고용은 추가 하향 조정되면서 최종 증가분이 4만 1000개로 줄었고, 이는 직전 추정보다 1만 5000개 감소한 수치였다. 노동시장이 둔화된 가운데 백악관의 불법 이민 단속 강화는 노동 수요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했고, 관세와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기업들이 고용 확대 계획을 미루게 만든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럼에도 1월 지표는 일정 부분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예상보다 많은 일자리가 늘어난 가운데, 실업률 산정에 사용되는 가계 설문은 더욱 강한 흐름을 보였다.
가계 설문에서는 1월 한 달 동안 취업자가 52만 8000명 증가했고, 노동참가율은 62.5%로 소폭 상승했다. 이 같은 고용 지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시키고 있다.
CME 그룹(CME Group)의 연준 관측 지표인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선물 트레이더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6월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헬로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