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라 테크놀로지스(Zebra Technologies)가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AI 기반 지능형 운영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매체뿐 아니라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해외 취재진이 대거 참석해 Zebra의 글로벌 전략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톰 비앙쿨리(Tom Bianculli) 지브라 테크놀로지스 수석 부사장(SVP)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라이언 고(Ryan Goh) 아태지역 수석 부사장(SVP) 겸 총괄(GM)이 연사로 나서 AI가 물류·제조·소매 현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설명했다.
Q.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들이 직면한 주요 과제는 무엇인가?
우리가 서비스하는 모든 산업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네 가지 트렌드가 있다. 첫째는 노동력 확보와 비용 문제다. 고령화와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수요 대비 노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과제가 됐다. 인력 이탈과 인건비 상승은 고객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관심사이며, 바로 이 부분에서 우리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술을 활용해 업무 흐름의 일부를 보완하고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고객 기대치의 변화다. 특히 소매업에서 두드러지는데,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제품을 더 빠른 시간 내에 배송받기를 기대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퀵커머스를 선도하고 있으며, 인도에서는 온라인 주문 후 몇 분 만에 배송이 이뤄지는 사례도 있다.
셋째는 공급망 예측 가능성 저하다. 다양한 제품이 빠르게 배송되면서 공급망 예측이 어려워졌고, 지정학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넷째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생산성 향상이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모든 고객이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찾고 있다.
Q. AI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AGI나 초지능과는 다른 접근법이 있는가?
인공일반지능(AGI)이나 인공초지능(ASI)에 대해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제3의 관점을 제시한다. 바로 '증강된 집단지능(Augmented Swarm Intelligence)'이다. 이는 현장을 잘 아는 인간 전문가와 AI가 협력할 때 각각 단독으로 작업할 때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증강된 집단지능의 핵심 요소는 세 가지다. 첫째,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거대한 AI 모델은 없다. 대신 물류센터 운영, 소매 매장 운영 등 분야별 전문 에이전트가 해당 환경을 이해하고 사람들과 협력해 작업을 완료한다. 둘째, 생성형 AI만이 아니라 머신러닝, 머신 비전 등 다양한 스타일의 AI를 결합해야 한다. 셋째, 20년 경력의 물류센터 관리자나 30년 경력의 소매점 직원처럼 인간의 전문 지식이 네트워크에 통합돼야 한다.
세바스찬 스런의 말처럼 "AI의 힘은 사람을 대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협력해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성취하는 데 있다." 고객들도 이 메시지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 현장 작업자를 위한 AI, 즉 프론트라인 AI를 생각할 때 Zebra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다.
Q. Zebra가 현재 제공하고 있는 프론트라인 AI 솔루션은 무엇인가?
우리는 세 가지 핵심 영역에서 프론트라인 AI를 구현하고 있다. 첫째는 '프론트라인 AI 인에이블러'다. 이것은 우리 기기에서 실행되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로, 물리적 세계의 정보를 캡처해 생성형 AI가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추출한다. 예를 들어 팔레트 사진을 찍으면 상자 개수를 세고, 화물 명세서를 촬영하면 제품 수량과 발송인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해 재고 관리 시스템에 입력할 수 있다. 기존에는 여러 번의 키 입력과 화면 탐색이 필요했던 작업을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는 워크플로 자동화 기능이다. 배송 증명 사진을 찍을 때 개인식별정보가 있으면 자동으로 블러 처리한다. 이를 통해 배송 시간을 절약하고 개인정보 관련 벌금과 과태료를 줄일 수 있다.
셋째는 'Zebra Companion'이다. 여기에는 여러 에이전트가 포함되는데, '지식 에이전트'는 특정 고객사의 모든 표준 운영 절차를 이해하고 현장 직원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영수증은 있지만 구매에 사용한 신용카드가 없는 고객의 반품 처리 방법을 신입 직원에게 즉시 안내할 수 있다. '세일즈 에이전트'는 제품 정보를 이해하고 판매 지원에 활용된다. 미국의 주류 소매업체 토탈와인이 현재 Zebra Companion을 판매 지원에 활용하고 있으며, 유럽의 식료품 소매업체도 지식 상담과 판매 지원 모두에 이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Q.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도입 현황은 어떠한가?
아태지역은 AI 활용 측면에서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BCG 연구에 따르면 아태지역 기업의 70%가 이미 현장 직원을 위한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평균 51%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약 두 달 전 인도의 CIO 그룹과 대화를 나눴다. "AI에서 무엇을 기대하느냐"고 물었더니 한결같이 "생산성"이라고 답했다. AI라는 단어 자체는 거창하지만, 결국 핵심은 AI가 어떻게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고객 기대치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소비자 절반 가까이가 2시간 이내 배송을 기대한다. 아시아 쇼핑객의 80%는 매우 간편한 구매 경험을 요구하며, 10명 중 4명은 AI를 활용해 쇼핑한다. 내부적으로도 이해관계자들은 더 이상 파일럿 프로젝트가 아닌 실질적인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IDC 연구에 따르면 기업들은 AI 투자에서 평균 3.6배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Q. 한국이 아태지역에서 머신 비전 분야를 선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은 우리 머신 비전 포트폴리오의 거의 모든 제품을 수용했고 다양한 활용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OLED 검사, 대형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의 패널 검사, 대형 반도체 제조업체의 반도체 검사 등이 대표적이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모두 첨단기술 산업이고, 이런 산업에서는 우리가 보유한 머신 비전 기술이 필수적이다. 한국 시장의 채택률은 현재 아태지역의 다른 어떤 곳보다 훨씬 높다.
Q. RFID 분야에서 Zebra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첫째는 포트폴리오다. 모바일 리더기부터 고정형 리더기, 천장형 리더기, 스마트 센서까지 모든 종류의 제품군을 갖추고 있으며, 이런 포트폴리오를 가진 경쟁사는 없다. 둘째는 전 세계 1만 개 이상의 파트너 네트워크다. RFID는 단순히 기기를 구입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솔루션이다. 고객이 RFID를 도입할 때 98% 정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99% 이상의 정확도를 요구한다. 우리는 수년간 다양한 사용 사례와 고객의 문제점을 이해해왔고, 단순한 스캔 기능이 아닌 실질적인 결과를 제공한다. 그것이 우리의 차별점이다.
Q. 물리적 AI 분야에서 Zebra의 계획은 무엇인가?
물리적 AI는 크게 성장하는 신흥 분야다. 우리는 이를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한다. 하나는 물체의 물리적 이동과 관련된 로봇공학이다. 우리가 인수한 포토니오(Photoneo)는 로봇 팔에 장착된 고속 3D 이미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물건을 집고 놓고 배치하는 로봇 팔의 안내 시스템이 포토니오의 머신 비전 기능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다른 하나는 고정형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물리적 세계의 정보를 캡처하는 것이다. 머신 비전 카메라, RFID, 3D 센서 등을 활용해 물리적 세계의 현실을 나타내는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시뮬레이션과 협동 로봇 운영에 활용한다. 엔비디아와 협력해 물리적 세계를 묘사하는 USD(범용공간정의) 표준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Q. 많은 조직이 데이터 통합과 전처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Zebra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좋은 데이터 없이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MIT의 연구에 따르면 AI 파일럿에서 실제 생산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두 가지다. 첫째, 모든 것을 스스로 구축하려 하지 않고 파트너십을 활용했다. 둘째, 목표로 삼을 구체적인 사용 사례를 선택했다.
기업 전체의 모든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특정 워크플로를 선택하면 해당 작업에 필요한 데이터 유형이 선별되고, 문제가 훨씬 쉽게 해결된다. 사용 사례를 하나씩 쌓아나가다 보면 조직 전체에 필요한 기능을 갖추게 된다. AI로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시도는 잘 되지 않는다.
Q. 2026년 아태지역에서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첫째는 지속적인 확장이다. 대형 고객 확보와 중견기업 고객 확대, 그리고 인도, 베트남, 일본 등으로의 지리적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인도에는 약 25만 개의 공장이 있으며, 폭스콘, 애플,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에는 약 400개의 산업단지가 있어 RFID, 머신 비전, AI를 도입할 준비가 된 제조 시설이 많다.
둘째는 RFID의 전략적 확대다. UPS가 스캐닝 네트워크에서 센싱 네트워크로 전환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듯이, 실시간 데이터는 AI 구현의 핵심 기반이다. 운송물류 기업의 61%가 재고관리 개선을 위해 RFID를 핵심 기술로 활용하고 있다.
셋째는 지능형 운영이다. 머신 비전 같은 산업자동화 기술이 AI 애플리케이션의 핵심 기반이 된다. 이를 위해 아태지역에 새로운 리더십을 임명했다. 톰 크리스토둘루가 동남아시아와 한국을 담당하고, 크리스찬토 수리야 라마가 아태지역 파트너십 책임자로서 AI 기반 솔루션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Zebra는 AI가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현장 운영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임을 강조했다. 톰 비앙쿨리 CTO는 "향후 4~5년 동안 AI로 인해 전 세계 GDP가 약 15조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1985년 당시 전 세계 GDP 총합과 맞먹는 규모"라고 전망했다. Zebra가 제시한 '증강된 집단지능'과 '프론트라인 AI' 전략이 물류·제조·소매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