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 2026 프리뷰-주목 솔루션⑤] AI가 안 먹히는 이유, AVEVA가 말하는 ‘지능형 데이터 허브’의 답

2026.01.03 16:11:31

임근난 기자 fa@hellot.net

AI를 도입하는 기업은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선 ‘효과’보다 ‘피로감’이 더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84%가 AI에 큰 기대를 걸지만 실제 적용률은 14%, 프로젝트 실패율은 무려 80%에 달한다. 데모는 화려하고 PoC는 준수하게 돌아가지만, 정작 프로덕션 확산 단계에서 번번이 좌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AVEVA 윤병철 프로는 그 답을 ‘데이터 구조’에서 찾는다. 정유 플랜트의 경우 복잡한 조건, 패턴, 배치, 품질, 에너지 데이터를 AI가 스스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구조·맥락·추적성을 갖춘 지능형 데이터 허브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그는 EF(Event Frame)와 AF(Asset Framework)라는 두 축을 통해 AI가 현장 의사결정을 대체하는 수준으로 작동하는 실제 사례를 제시하며, 이제는 ‘시도’가 아닌 ‘실행’에 투자할 때라고 말한다.

 

 

AI 도입 실패하는 이유,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 구조의 빈틈

 

산업 현장에서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숫자는 냉정하다. 글로벌 기업의 84%가 AI에 큰 기대를 걸지만 실제 적용 비율은 14%에 머무르며, 프로젝트 실패율은 무려 80%를 기록한다. 이는 일반 IT 프로젝트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로, 산업계가 AI에 쏟아 붓는 기대와 현실의 거대한 간극을 드러낸다. AVEVA 윤병철 프로는 이 간극을 단순한 기술 부족이나 알고리즘의 한계가 아니라, “데이터 구조의 실패”로 규정한다. 그는 “AI 데모는 쉽고, PoC도 나이스하게 나오지만, 프로덕션 확산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데모와 파일럿은 제한된 환경에서 목적에 맞춰 구성되지만, 실제 플랜트 운영은 복잡한 변수와 장기 히스토리, 배치 간 패턴, 품질 요인, 설비 조건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정유 플랜트 같은 대규모 산업 환경에서 AI가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유 역시 명확하다.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많지만 정작 ‘AI가 이해할 수 있게’ 정리된 데이터는 매우 적기 때문이다. 시간 정보는 누락되거나 섞여 있고, 설비와 변수는 표준화되어 있지 않으며, 맥락은 실무자의 경험에 의존한다. 이 때문에 AI는 패턴을 ‘예측’할 수는 있어도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이는 운영자에게 불신을 낳는다. 결국 기업의 AI 성숙도는 레벨 2~3 언저리에 머물러 있으며, 데이터 거버넌스 부족, IT 전문성의 격차, ROI 불명확성 등이 실행력을 떨어뜨린다. 윤병철 프로는 “기업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데이터를 충분히 갖고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데이터가 AI에 맞게 구조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정유 플랜트가 AI에 기대하는 네 가지 영역, 그리고 보이지 않는 허들들

 

정유 산업은 공정의 복잡도와 데이터의 양 면에서 AI 적용 가치가 가장 크다고 평가되는 분야다. 윤병철 프로는 정유 산업에서 AI가 가장 활발하게 시도되는 네 가지 핵심 영역을 소개했다.

 

첫째는 ‘제품 전환 최적화’다. 다양한 피드와 제품 스펙을 다루는 정유 플랜트는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AI는 전환 손실을 최소화하고 Off-grade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활용된다. 둘째는 ‘배치 간 품질 안정화’다. Golden Batch 또는 골든 프로파일링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가장 안정적인 배치 조건을 기준으로 삼아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고 FTR(First Time Right)을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셋째는 ‘에너지 기준 관리’다. 설비별 에너지 부하 예측과 유틸리티 자동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영역이다. 마지막은 ‘품질 분석 최적화’다. Off-spec이 발생하기 전에 조기 경보를 제공하고 주요 원인을 자동 제시하여 생산팀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돕는다.

 

그러나 이 네 영역 모두 AI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공통적으로 해결해야 할 허들이 존재한다. 제품 전환 단계에서는 ‘구간 정의’가 핵심인데, 전환 구간이 제대로 정의되지 않으면 AI의 조건 학습이 불완전해진다. 배치 공정에서는 배치 간 경계나 장비 상태 변화가 명확히 구조화돼 있지 않으면 학습 정확도가 떨어진다. 에너지 관리에서는 설비별 소비 데이터가 정리돼 있지 않으면 최적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품질 분석에서는 조건·품질 간 연결이 흐리면 AI가 아무리 좋은 인사이트를 제시해도 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렵다.

 

정유 산업의 AI 도입이 어려운 이유는 기술보다 데이터 구조에 있다. 윤병철 프로는 “배치, 경계, 설비, 조건 등 기본적 요소가 명확히 구조화돼 있지 않으면 AI는 뛰어난 알고리즘을 갖고 있어도 현장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AI가 학습한 모델은 실험 단계에서는 정확하지만 프로덕션에 적용하면 오작동하거나 예측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유 산업의 사례는 산업 AI 도입의 보편적 난제를 보여준다. 산업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는 데는 열정적이지만 ‘정착’시키는 데는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는 결국 데이터 허브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AI가 스스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맥락화된 데이터’가 필요하며, 이를 구현하는 핵심이 바로 EF(Event Frame)와 AF(Asset Framework)다.

 

 

양이 아니라 구조: AI가 이해하는 데이터의 조건과 EF·AF의 등장

 

산업 현장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는 방대하지만, 대부분은 AI가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윤병철 프로는 이를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AI가 이해할 수 있게 정리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AI가 올바르게 작동하기 위한 조건은 네 가지다. 첫째는 ‘시간’. AI는 특정 현상이 언제 발생했는지를 알아야 패턴을 식별할 수 있다. 둘째는 ‘구조’. 어떤 설비와 라인에서, 어떤 변수로 발생한 값인지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 셋째는 ‘맥락’. 이 데이터가 어떤 공정 상태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보를 부여해야 한다. 넷째는 ‘추적성’. 앞선 세 요소가 합쳐져야 특정 KPI의 변동 원인을 나중에 되짚을 수 있다.

 

이 네 가지가 갖춰지지 않으면 AI는 예측은 할 수 있어도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 이는 운영자로 하여금 AI 모델을 신뢰하지 못하게 하고, 결국 현장 적용이 불가능해진다. 윤병철 프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구조로 EF와 AF를 제시한다.

 

EF는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의미 있는 구간인지 정의하는 기능”이다. 제품 전환 구간, 배치의 시작과 종료, 품질 이상 발생 시점 등을 자동 식별해 오토 라벨링한다. EF가 없는 데이터는 단순한 연속 시계열일 뿐이며, AI는 의미 없이 뒤섞인 신호를 학습하는 셈이 된다. 반면 EF가 적용된 데이터는 시간 구간이 명확히 정의돼 있어 AI가 공정의 ‘의미 있는 순간’을 이해하게 된다.

 

AF는 데이터를 설비와 라인 기준으로 구조화하는 역할을 한다. 설비의 위치, 역할, 연결 관계, 변수 등을 표준화해 AI가 맥락을 이해하도록 지원한다. AF가 없으면 AI는 변수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 통계 계산에 머무르게 된다.

 

EF와 AF가 결합할 때 ‘언제·무엇을·어디서’라는 세 요소가 정렬된 AI 최적화 데이터 뷰가 완성된다. 이 구조화된 데이터는 예측뿐 아니라 설명력, 인과관계 분석, 시나리오 재현까지 가능하게 한다. 결국 EF와 AF는 단순한 데이터 정리 도구가 아니라 AI 모델의 신뢰성과 확장성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다.

 

 

EF·AF 기반 지능형 데이터 허브가 만든 ‘AI가 답하는 운영’의 세계

 

윤병철 프로가 제시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EF·AF 기반 지능형 데이터 허브가 실제 운영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데모 시나리오다. 정유 산업 페르소나 기반 워크플로우에서 공정기술팀은 현장의 센서·조건 데이터를 자동 태깅하고 계층 구조로 정리해 분석 가능한 형태로 만든다. 이 정제된 데이터는 AI 개발팀에게 넘어가 조건 추출과 모델 학습에 활용된다. 생산 운영팀은 학습된 모델이 추천한 최적 운전 조건을 배치에 적용하고 실제 KPI로 평가한다. 품질 검사팀은 품질 분석을 통해 모델의 정확성을 검증하고, 이를 다시 피드백으로 제공해 모델이 점점 더 정교해지는 순환이 만들어진다.

 

데모에서 이 구조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첫 번째 시나리오인 KPI 이상 탐지에서는 AF로 구조화된 데이터와 EF로 구간화된 히스토리가 결합해 특정일 기준 KPI 하락 구간을 즉시 시각화한다. 운영자는 해당 시간대의 프로세스 데이터, KPI 영향도, ROI 변화를 정량적으로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원인 분석이다. 총매(Catalyst) 라이프사이클을 장기간 모니터링하면서 압력 스파이크나 공정 상태 변화를 AI에게 분석하도록 요청하면, AI는 이벤트 프레임 기반으로 과거 유사 배치를 비교하고, 포화 상태인지 막힘 현상인지까지 판단한 뒤 권장 조치를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EF 라벨링이 없었다면 장기 데이터는 단순 시계열에 불과해 분석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세 번째는 품질 이슈 추적이다. 품질 불량률 급증 구간을 EF 기반으로 추적하면 AI는 과거 유사 패턴을 식별하고 당시의 대응 방법을 보여준다. 또한 유량·압력 패턴을 비교해 사전 경고 시스템 도입 시 예방 가능성을 제시한다.

 

네 번째는 Compressor 최적 조건 추천이다. 성능 곡선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KPI가 떨어지면 AI는 안정 조건과 현재 상태를 비교해 KPI·ROI 개선 예상치를 제시한다. 변수 테이블까지 자동 생성해 운영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마지막은 RTO(Real-Time Optimization) 베네핏 분석이다. 시황·피드·프로덕트 변화에 따라 과거 3개월 유사 시나리오를 찾아 대응 전략을 재현하며, ROI·KPI 기여도를 분석해 최적화 가능 범위를 상세히 보여준다.

 

이 모든 과정은 하나의 메시지를 향한다. “데이터가 잘 구조화되면 AI는 질문에 답하기 시작한다.” 지능형 데이터 허브는 AI가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운영 의사결정 엔진’으로 변모하는 전환점을 제공한다.

 

KPI·ROI로 연결되는 실행형 AI: 질문에 답하는 시나리오의 힘

 

윤병철 프로가 강조한 지능형 데이터 허브의 핵심 가치는 AI가 실제 운영에서 ‘답을 하는 존재’로 기능한다는 점이다. KPI 이상 탐지, 원인 분석, 품질 이슈 추적, 최적 조건 추천, RTO 베네핏 분석은 단순한 예측을 넘어 운영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질문에 직접 답하는 형태로 발전한다. 즉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어떤 조건으로 운영해야 하는가”, “과거 유사 사례는 무엇이었는가”, “ROI는 얼마나 개선되는가”라는 질문에 AI가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구조다.

 

특히 정유 산업에서 AI 활용도가 높은 RTO는 EF·AF 기반 데이터 구조의 강점을 가장 잘 드러낸다. 이전까지는 전문 인력이 복잡한 프로세스 변수와 시황 변수를 일일이 분석해야 했지만, 지능형 허브 환경에서는 AI가 변동 폭을 비교하고 ROI·KPI 기여도를 자동으로 정량화한다. 이는 의사결정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장비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며, 실시간 최적 조건을 제공하는 기반이 된다.

 

지능형 데이터 허브는 또한 장기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도 완전히 바꿔놓는다. 예컨대 총매 라이프사이클 모니터링은 수년치 데이터를 단순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EF 기반으로 의미를 부여해 실제 운영 인사이트로 변환한다. 품질 불량의 패턴은 불규칙한 시계열이 아닌 ‘이벤트의 흐름’으로 재해석되며, AI는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사전 경고 시스템 구축 가능성까지 판단한다.

 

데이터가 AI에 맞게 정리되면, 정보는 ‘설명 가능한 지능’으로 전환된다. 구조화된 데이터는 현업 KPI와 곧바로 연결되고, 운영팀은 그 결과를 기반으로 보다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지능형 데이터 허브는 모델 정확도 향상, 설명력 강화, 실무 적용성 확보라는 세 가지 필수 요소를 동시에 충족하며 AI의 신뢰도를 끌어올린다.

 

결국 AVEVA가 제시하는 AI 구현 전략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질문에 답하는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이는 파일럿 단계에서 흔들리지 않고 프로덕션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실행형 AI’의 핵심 조건이다.

 

초경쟁 시대, 운영정보 최적화가 만든 실행형 AI의 미래

 

윤병철 프로는 말미에 “서로 잘 구조화된 데이터 위에서 지능이 올라설 때 운영은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는 문장으로 핵심 메시지를 정리했다. 산업 AI의 경쟁력은 더 뛰어난 알고리즘이나 화려한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운영정보 최적화가 가능한 지능형 데이터 허브에 달려 있다. AVEVA가 제안하는 EF·AF 기반 데이터 허브는 AI를 현장 깊숙이 내재화하는 구조를 제공한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전처리 부담에서 벗어나 모델링과 인사이트 도출에 집중할 수 있으며, 반복 공정은 자동 최적화되고 전환 구간은 명확해져 품질 편차가 줄어든다. 실시간 구조화 데이터 스트림은 AI 자동 실행과 운영 내재화를 더욱 가속화한다.

 

이제 기업들은 AI를 ‘시도’하는 단계를 넘어 ‘실행’하는 단계로 이동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산업 기업은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데이터 구조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투자는 결국 실패 확률만 높인다. 초경쟁 시대에는 신속한 의사결정, 예지 기반 운영, 최적 조건 추천, ROI 중심 경영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 지능형 데이터 허브는 이러한 능력을 구현하는 기반이 된다.

 

정유·화학 산업뿐 아니라 제조·에너지·물류·플랜트 운영 전 분야에서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리고 EF와 AF는 AI를 보여주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플랜트 운영을 실제로 변화시키는 구조적 토대가 된다. 윤병철 프로가 강조한 ‘실행형 AI’는 결국 데이터가 스스로 의미를 갖는 구조 위에서만 가능하다. 산업계는 이제 AI를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정착시키고 확장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 해답은 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더 잘 구조화된 데이터에 있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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