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반도체 IP 기업 Arm이 2026년 이후 기술 환경 변화를 조망한 중장기 기술 전망을 발표하며, 컴퓨팅 패러다임이 클라우드 중심 구조에서 엣지·피지컬 영역까지 확장되는 ‘분산형 인텔리전스’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Arm은 향후 컴퓨팅이 더욱 모듈화되고 전력 효율성을 핵심 가치로 삼는 동시에 클라우드·엣지·피지컬 AI 전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Arm은 먼저 실리콘 설계 영역에서 칩렛 기반 모듈형 아키텍처가 본격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단일 대형 칩 중심의 설계에서 벗어나 컴퓨팅, 메모리, I/O를 재사용 가능한 블록으로 분리함으로써 서로 다른 공정 노드를 조합하고 개발 비용과 시간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더 큰 칩’이 아닌 ‘더 스마트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업계 전반에서 칩렛 표준화와 상호운용성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컴퓨팅 영역에서는 도메인 특화 가속기와 시스템 수준 공동 설계가 핵심 흐름으로 제시됐다. 범용 CPU와 가속기를 분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스택과 워크로드에 맞춰 처음부터 통합 설계된 목적 지향형 칩이 확산되면서 AI 데이터센터 역시 통합형(converged) 구조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단위 면적당 AI 컴퓨팅 밀도를 높이고 전력 소비와 비용을 동시에 절감하는 방향이다.
AI 인텔리전스는 엣지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모델 학습은 여전히 클라우드가 담당하지만 추론과 의사결정은 엣지 디바이스에서 실시간으로 수행되는 구조가 표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알고리즘 고도화와 모델 양자화, 특화 실리콘 발전에 힘입어 엣지 환경에서도 복잡한 AI 모델이 구현되며, 지연 시간 감소와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Arm은 소형 언어 모델(SLM)의 부상도 중요한 변화로 꼽았다. 모델 압축과 지식 증류 기술 발전으로 적은 파라미터로도 높은 추론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SLM이 확산되며, ‘줄(joule)당 추론’과 같은 에너지 효율 지표가 AI 성능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피지컬 AI는 제조, 의료, 물류, 운송 등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플랫폼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차량용으로 개발된 컴퓨팅 플랫폼이 로봇과 자율 기계로 확장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지능형 시스템이 본격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Arm은 이러한 변화의 공통 목표를 ‘어디서나 고성능 인텔리전스를 구현하는 전력 효율’로 정의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