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NOW] AI·자동화가 만든 효율의 시대, 이제는 ‘신뢰’가 문제다

2025.11.22 13:11:07

김재황 기자 eltred@hellot.net

 

[AI] 클라우드플레어 장애, ChatGPT·X 마비…AI 인프라 취약성 노출

 

전 세계 웹사이트의 5분의 1을 보호하는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의 단순한 설정 오류가 글로벌 인터넷을 흔들었다. 지난주 발생한 이 장애로 오픈AI의 ChatGPT와 일론 머스크의 X를 비롯한 주요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다.

 

클라우드플레어는 “봇 및 위협 트래픽을 제어하는 구성 파일의 오류로 핵심 트래픽 관리 소프트웨어가 다운됐다”고 밝혔다. 사이버 공격 징후는 없었으며, 순수한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고 해명했다.

 

 

장애 영향은 광범위했다. 줌(Zoom), 캔바(Canva), 그라인더(Grindr) 등 다수의 플랫폼이 접속 장애를 겪었고, 서비스 장애 현황을 확인하는 다운디텍터조차 접속 불가 상태가 됐다.

 

넷블록스(NetBlocks)의 알프 토커 소장은 “이번 사태는 클라우드플레어 인프라의 치명적 중단이었다”며 “인터넷 보안의 중앙집중화가 결국 단일 실패점(single point of failure)을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전 세계 트래픽을 방어하는 핵심 허브 역할을 하지만, 이러한 집중 구조는 하나의 오류가 수많은 디지털 서비스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최근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도 유사한 장애를 겪어 클라우드 인프라의 구조적 취약성이 다시 부각됐다. 한편 이번 사태로 클라우드플레어 주가는 약 3% 하락했다.

 

글로벌 옵저버빌리티 솔루션 기업 다이너트레이스의 밥 완바흐 부사장은 “ChatGPT 같은 핵심 AI 서비스가 멈추면 사용자는 업무와 정보 접근 모두가 즉시 중단된다”며 “AI 인프라가 얼마나 서로 얽혀 있고 취약한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AI가 비즈니스 운영의 핵심이 된 만큼, 기업은 시스템 전반의 가시성을 확보하고 장애를 예측·대응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복잡한 디지털 생태계에서 이를 준비하지 못한 조직은 생존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AI] Grok AI, “머스크는 다빈치보다 똑똑”…AI 편향 논란 재점화

 

일론 머스크가 전면에 내세운 AI 모델 Grok이 최근 "머스크는 르브론 제임스보다 더 건강하고, 다빈치보다 똑똑하다"는 등 극단적으로 편향된 답변을 내놓으며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답변은 대부분 삭제됐지만, AI의 객관성과 안전성, 나아가 머스크 본인의 영향력 문제를 둘러싼 비판이 재점화되고 있다.

 

최근 X(구 트위터) 사용자들은 Grok에게 운동 능력, 지능, 유머 감각, 심지어 신성함에 관한 질문을 던졌을 때마다 머스크가 항상 최고라는 답변을 반복한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Grok은 삭제된 게시물에서 “머스크는 르브론을 총체적 체력에서 능가한다”, “마이크 타이슨과의 대결에서도 이긴다”, “역사상 상위 10대 지성 중 하나이며 다빈치·뉴턴과 견줄 만하다”는 등 과도하게 긍정적인 내용을 나열했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농담 수준을 넘어 AI가 특정 인물을 신격화하는 방식의 답변을 생성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 답변은 “머스크가 예수보다 빨리 부활했을 것”이라는 표현까지 포함했고, 이는 AI 모델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흔드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머스크는 Grok이 "악의적 프롬프트 조작(adversarial prompting)에 속아 우스꽝스러운 답변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Grok이 과거에도 머스크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답변이 변형된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된 점은 문제를 단순 사고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올해 여름에도 Grok은 머스크의 지시에 따라 기존 데이터와 다른 정치·사회적 답변을 제공하도록 조정된 뒤, 스스로 “메카히틀러”라고 부르거나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 xAI는 이례적으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문제는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xAI가 미국 국방부와 2억 달러 규모의 AI 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적 안전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AI가 국가 기관과 협력한다는 사실은 업계 전반에 더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I 윤리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AI 편향의 위험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AI 개발사가 스스로의 영향력과 책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Grok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AI가 사회적 권력과 어떻게 교차하는지 보여주는 새로운 경고 신호가 되고 있다.


 

[반도체] 리사 수, 미국 반도체 정책 이끈다…SIA 새 수장 올라

 

AMD의 리사 수 CEO가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신임 의장으로 선출되며 미국 반도체 산업의 정책·기술 방향을 이끌 핵심 인물로 다시 한번 부상했다.

 

SIA는 미국 반도체 매출의 99%를 대표하는 업계 최고 권위 단체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시점에 리사 수 CEO의 선출은 산업계 전반에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SIA 회장 겸 CEO 존 뉴퍼는 “지금은 반도체 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30년 넘게 반도체 혁신을 이끌어온 리사 수 CEO의 경험과 리더십은 미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사 수는 AMD의 회장 겸 CEO로서 회사를 고성능 컴퓨팅(HPC)과 AI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키며 산업계에서 높은 신뢰를 받아왔다. 특히 재정 위기를 겪던 AMD를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기업으로 바꿔놓은 경영 능력은 업계 전반의 교과서로 평가된다.

 

CEO 취임 이전에는 AMD COO로 실무 조직을 단일 구조로 통합해 실행력을 극대화했으며, 그 이전에는 IBM,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프리스케일(현 NXP) 등에서 핵심 기술·경영 직책을 맡았다. MIT 전기공학 박사 출신으로, 2020년에는 반도체 업계 최고 영예로 꼽히는 로버트 N. 노이스 상을 수상했다.

 

이번 선출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 강화, 첨단 제조 복원, AI 반도체 경쟁력 확보 등을 추진하는 시기와 맞물려 더욱 의미를 갖는다. 미국은 CHIPS Act 이후 첨단 제조 투자와 기술 자립을 강화하고 있으며, AI·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민·관 협력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더 커졌다.

 

리사 수 CEO는 “반도체는 미국 혁신의 심장부이자 경제·안보의 핵심 축”이라며 “미국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기술 리더십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출이 미국 반도체 정책에 기술 기반의 리더십이 강화된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AI 칩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리사 수 CEO의 전략적 관점이 업계 전체의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로보틱스] 콘티넨탈, 獨 타이어 공장에 AMR 7대 투입 “재생 타이어 생산 자동화”

 

독일 타이어 업체 콘티넨탈이 트럭·버스용 재생 타이어 공정에 자율주행로봇(AMR)을 투입해 생산 효율과 작업 환경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콘티넨탈은 하노버(Hanover) 슈테켄(Stöcken) 지역에 있는 컨티라이프사이클(ContiLifeCycle) 재생 타이어 공장에서 AMR 7대가 공장 내부 타이어 운반을 전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공장은 트럭·버스용 사용 타이어에 새 트레드(Tread)를 입혀 수명을 연장하는 재생 생산과 고무 재활용을 함께 수행하는 거점이다.

 

로봇은 공장 디지털 주문 시스템과 직접 연결돼 어느 공정에서 어떤 타이어를 어느 설비로 옮겨야 하는지 스스로 파악한다. 생산 라인에서 다듬어진 타이어 카카스(Carcass)는 곧바로 재생용 타이어 조립기로 보내진다. 새 고무가 입혀진 타이어는 경화 프레스나 중간 보관 구역으로 운반된다. 이후 경화 과정이 끝난 타이어는 최종 품질 검사 구간까지 옮겨지며 공정 운반 역할이 완료된다.

 

이 과정에서 로봇은 기체에 탑재된 센서, 360° 카메라, 인공지능(AI) 기반 제어 기술 등을 통해 작업자와 설비 사이를 피해 이동한다. 이때 속도를 시속으로 환산해 빠른 보행 속도 수준까지 주행할 수 있다.

 

콘티넨탈 측은 이번 AMR 도입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운반 업무를 기계에 맡기고, 직원들은 가황 설비 운전이나 품질 검사처럼 숙련이 필요한 작업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MR 도입 이전에는 두 개의 트럭 타이어를 실은 카트가 최대 250kg에 이르러 직원들이 크레인과 수레를 반복 운전해야 했다. 그만큼 AMR을 통해 근로자의 근골격계 부담과 안전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공장 책임자인 펠릭스 한텔만(Felix Hantelmann)은 “AMR이 단순 운반을 대신하면서 생산 라인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 환경으로 바꼈다”고 평가했다.

콘티넨탈은 하노버 공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미·유럽·아시아 소재 자사 타 타이어 공장에도 유사한 AMR 솔루션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회사는 자율화와 재생 공정을 결합한 이번 사례가 생산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잡는 자사 비전 이삼십 전략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 배송비 30% 절감한 월마트, 자동화 전략 ‘본격 성장’

 

월마트가 공급망 자동화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며 미국 유통업의 운영 방식을 다시 쓰고 있다. 월마트는 3분기 실적에서 자동화 기술이 생산성과 배송 효율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발표했다.

 

월마트에 따르면 미국 내 매장의 60% 이상은 이미 자동화된 유통센터로부터 일부 물류를 공급받고 있으며, 전자상거래 풀필먼트센터 물량의 절반 이상이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효율성 개선을 넘어 비용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자동화 확대는 배송비 절감이라는 직접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CFO는 “배송비가 여러 분기 동안 30%대 감소해왔다”며 “이번 분기에도 두 자릿수 개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자동화 확산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데이비드 구지나 월마트 미국 e커머스 최고책임자는 “신선식품과 일반상품 유통망 전반에 자동화를 도입하고 있다”며 “특히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보내는 풀필먼트센터는 기존 대비 두 배의 생산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자동화된 시설은 로봇과 고도화된 프로세스를 더 많이 적용할수록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월마트는 2022년부터 ‘차세대’ 자동화 풀필먼트센터를 잇달아 오픈해왔으며, 2025년에도 추가 개장을 계획하고 있다. 3월 기준 29개 전용 e커머스 풀필먼트센터를 운영 중인 월마트는 향후 자동화 비중을 더욱 높여 온라인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매장 역시 새로운 풀필먼트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월마트는 3분기 매장 기반 배송이 약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매장에서 처리된 주문 중 35%는 3시간 이내에 배송되며 즉시 대응형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월마트의 전략이 아마존과의 온라인 경쟁 격차를 줄이고, 동시에 공급망 구조를 미래형으로 재편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본다.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비용 절감과 빠른 배송력 강화는 대형 유통 기업의 경쟁 우위를 결정짓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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