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리뷰] 지구를 살릴 재생에너지 기술, 국내 기업 현황은?

2022.11.09 17:12:30

이동재 기자 eltred@hellot.net

 

지난 8월 파키스탄에선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역사상 최악의 홍수가 있었다. 북부 산악지대의 빙하가 녹아 인더스강이 분 데다 몬순 우기에 전례 없는 폭우가 쏟아진 탓이다.

 

국가재난관리청(NDMA)에 따르면, 이 홍수로 최소 1696명이 숨졌고, 파키스탄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3300만 명이 수해를 입었다. 200만여 채의 주택과 시설이 파괴됐고, 약 1만3000㎞의 도로가 유실됐다.

 

재난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다름 아닌 이상 기후. 무분별한 개발과 자원 채취로 망가져버린 기후는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인류를 위협하는 중이다.

 

 

 

탄소중립은 누구 하나 빠질 수 없이, 전 인류가 맞닥뜨린 중차대한 과제다. 탄소중립의 키로 꼽히고 있는 재생에너지. 미국, EU를 비롯한 전 세계 각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4370억 달러를 보조금 및 세액공제 등의 형태로 친환경에너지 산업 육성 등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투입키로 했고, EU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45%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에서도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다. 11월 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이하 에너지 대전)에서는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을 이끌고 있는 다양한 기업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올해 41주년을 맞은 본 행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저탄소·고효율 C-Tech 혁신’을 주제로 개최됐다. 총 356개 사가 1157개 부스로 참여했고, 에너지혁신벤처관, 신재생에너지관, 에너지효율관, 미래모빌리티특별관, 탄소중립특별관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관이 마련됐다.

 

 

한화큐셀, 주요 시장 점유율 1위 국가대표 태양광 기술

 

 

종합 에너지 솔루션 공급사 한화큐셀은 미국, 유럽 등 주요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인정받아온 고품질 태양광 모듈 제품과, 영농형 태양광 모듈, BIPV 등 국내 시장에 적합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상용 모듈 존에는 절찬리에 판매 중인 ‘큐피크 듀오 G11(Q.PEAK DUO G11)’ 모듈이 전시됐다. ‘큐피크 듀오 시리즈’는 미국, 독일, 영국, 한국 등 주요 에너지 시장에서 한화큐셀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핵심 제품군이다. 그중 최신 모델인 G11은 한화큐셀의 고유 셀 제조 기술인 ‘퀀텀 듀오 Z 기술’을 적용해 발전 효율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차세대 모듈 존에서는 한화큐셀이 업계 선도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셀(이하 탠덤 셀) 기반 모듈 시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탠덤 셀은 기존의 실리콘 태양광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쌓는 형태로 만들어지는데, 상부에 자리한 페로브스카이트 부분에서 단파장 빛을 흡수하고 하부의 실리콘 태양광 셀에서 장파장 빛을 추가로 흡수해 기존 실리콘 태양광 셀 대비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다.

 

실리콘 태양광 셀의 이론 한계 효율이 29% 수준인 것에 반해 탠덤 셀의 이론 한계 효율은 44%까지 가능한 것으로 연구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한편 한화큐셀은 지난 3월 독일 헬름홀츠 연구소(HZB, Helmholtz-Zentrum Berlin)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최대 28.7% 효율의 탠덤 셀 제작에 성공했다.

 

한화큐셀은 건물 외벽재로 사용할 수 있는 태양광 모듈인 BIPV(건축물일체형 태양광,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모듈 시제품도 선보였다. 최근 건물의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기 위한 제로에너지빌딩 인증 의무화가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건물 외벽에서 청정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BIPV에 대한 국내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 존에는 농가의 신규 소득원이자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영농형 태양광 모듈이 전시됐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경과 태양광 발전사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모듈의 크기와 간격 등을 조절해 발전소 하부 농지가 농경에 알맞은 환경을 유지하게 한다. 한화큐셀의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은 친환경 고내구성 인증을 업계 최초로 획득해 환경 안정성을 더욱 높였다.

 

신성이엔지, 어떤 환경에서도 발전 가능한 고효율 태양광 모듈

 

 

신성이엔지는 다양한 환경에서 발전 가능한 고출력 친환경 태양광 모듈을 선보였다.

 

'550W 고출력 양면 모듈'은 국내 최초로 대면적 태양전지 M10(182 x 91mm)를 적용한 양면형 모듈이다. 모듈 후면에서도 발전이 가능해 전면 출력 대비 5~25% 추가 발전 가능하다.

 

'540W 수상형 태양광 모듈'은 강이나 호수, 바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상 전용 모듈이다. 바닷물에 노출될 수 있어 염분이나 높은 습도에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을 높였다.

 

차세대 기술로 손꼽히는 'N타입 태양광 모듈'도 공개됐다.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로 620W의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

 

신성이엔지는 기업의 RE100 달성을 위한 솔루션도 공유했다. 실제로 신성이엔지는 용인스마트공장의 지붕 및 유휴 부지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공장 가동의 4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 탄소 96% 감축을 실현했다.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동안 기업·기관과 체결한 태양광 모듈 공급 및 시공 계약은 1000건을 넘어섰으며 그 규모는 연간 발전량 기준 92GWh 수준에 달한다.

 

신성이엔지는 "고출력 친환경 태양광 모듈과 RE100 달성을 위한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제품 및 기술 개발로 국내외 태양광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파루, 고정식 구조물보다 30% 효율 높은 AI 영농형 태양광 트래커

 

 

파루도 동서남북 방향으로 추적하는 AI 영농형 태양광 트래커를 선보였다.

 

파루의 AI 영농형 태양광 트래커는 기존 고정식 구조물에 비해 20%에서 최대 30% 이상 높은 발전 효율을 자랑한다.

 

파루의 AI 영농형 태양광 트래커는 태풍이나 재해 발생 시 자동으로 모듈을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어, 바람 및 돌풍으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폭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스노우 모드, 영농 활동 시 하부 작물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쉐도우 모드 등이 있다.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동안 농어촌공사, 농촌진흥청, 녹색에너지연구원 등 여러 기관 및 대학들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영농형 태양광 연구와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파루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을 하면서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농기계가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해야 한다”며 “어려워지는 농촌 경제를 살리고, 침체된 농촌 지역에 활력을 줄 수 있도록 제품 확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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