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계 CO₂ 발전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증기 대신 작동 유체로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CO₂)를 이용하는 고효율 발전 기술이다. 압력 7.5∼20MPa, 온도 33∼600℃ 범위에서 압축, 가열, 팽창, 냉각 사이클을 구성해 전력을 생산한다.
개요
CO₂는 그림 1과 같이 31℃, 7.4MPa 임계점 이상의 고온·고압 영역에서는 기체와 액체의 중간성질을 갖는 초임계 유체로 작동한다.
초임계(Supercriticality)는 하이브리드 상태로 액체처럼 밀도가 높지만 가스처럼 팽창해 공간을 차지한다. 밀도가 높은 액체 등의 유체에서 증기 같은 유체로 변화하기 때문에 점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초임계 CO₂ 발전 시스템은 압축기, 터빈, 발전기, 재생 열교환기, 가열기, 냉각기로 구성되며 CO₂는 외부로 방출되지 않고 사이클 내부를 순환한다. 그림 2의 T-S선도에서 볼 수 있듯이 브레이튼 사이클과 유사하다. 압축된 초임계 CO₂가 Recuperator에서 터빈 배가스와 열교환을 하고, Heater를 통해 가열돼 터빈으로 들어가서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그림 1. 초임계 CO₂ 온도 및 압력 영역
그림 2. 초임계 CO₂ 브레이튼 사이클
시스템 특징
초임계 CO₂는 공기에 비해 고밀도이므로(압축기 입구에서 약 500kg/m3), 에너지 밀도가 1300℃급 가스 터빈보다 약 20배 높다. 때문에 발전 설비를 가스 터빈의 1/5, 증기 터빈의 1/20 크기로 소형화할 수 있어 제작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기체와 액체의 중간 성질을 갖는 임계점에서 압축기를 운전하기 때문에 액체와 유사한 특성으로 압축에 필요한 동력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초임계 상태에서 운전해 상 변화에 따른 열 소모가 없어 가스 터빈 단독 운전 시 33%의 열효율을 보이는 것에 비해, 40%대의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초임계 CO₂ 가스 터빈은 작동 유체의 유량이 크기 때문에, 중소형 시스템에서 증기 터빈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율 저하가 적다.
연구 동향
1960년대에 초임계 CO₂ 가스 터빈 발전 시스템의 원리가 발표된 이후 시스템 검토 및 설계 연구가 시작됐으나, 효율적이고 압력 손실이 작은 재생 열교환기 실현이 어려워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최근에는 장비, 재료, 제조 기술의 진보에 의해 재생 열교환기 개발이 가능해짐에 따라 미국과 일본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10년 미국 Sandia 국립 연구소는 DOE Gen-Ⅳ S-CO₂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초임계 이산화탄소 브레이튼 사이클 250KW 파일롯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고, 현재 10MW 초임계 CO₂ 발전 시스템의 상용화를 계획 중이다(그림 3).
일본에서는 NEDO의 지원을 받아 2010년 동경공업대학의 원자로 공학연구소에서 최대 압력 12MPa, 최고 온도 500K, 압축 비율 1.45, 출력 10KW의 파일롯 시스템을 설계·제작했다. 그림 4는 TIT에서 최근 수행된 시험 설비의 압축기 및 터빈 임펠러를 나타낸 것이다. 10KW 용량으로 설계된 이 설비는 회전 속도 100000rpm, 압축 유량 1.1kg/s, 압축비 1.41, 압축기 입구(7.5MPa, 304.6K), 터빈 입구(10.6MPa, 533K)에서 110W의 출력을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2012년부터 수십MW급 발전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발전 및 원자력을 대체할 고효율의 200∼300MW급 초임계 CO₂ 발전 시스템 개발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미래 전략기술로 지정해 핵심 기술의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
그림 3. 미국 Sandia 국립 연구소 100KW급 설비
그림 4. 일본 도쿄공업대학 10KW 설비 구성도
표 1. 화력 발전과 초임계 CO₂ 발전 비교
향후 전망
초임계 CO₂ 사이클 발전 시스템은 모든 열원을 사용할 수 있고, 효율이 높다. 또한 소형 제작이 가능하며, 수MW에서 수백MW의 발전량을 낼 수 있다. 이러한 SCO₂의 유연성은 시스템의 폐열, 원자력, 화력, 지열, 바이오, 태양열 발전 등 다양한 응용을 가능하게 하고, 경제성과 시장성을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수백MW급 초임계 CO₂ 발전 시스템 시장의 규모는 국내 시장은 2조원, 세계 시장은 4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연구 초기 단계로서 향후 다양한 적용 분야로 확대된다면, 이로 인한 성장 잠재력과 파급 효과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형 발전 시스템 개발 및 실증을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전력연구원은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터빈, 압축기 및 고집적 열교환기 등의 제작 및 운전, 중저온 폐열 발전 분야에 사용 가능한 수백KW급 시스템의 상용화, 대용량 시스템 개발을 위한 10MW급 실증 등의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박준영 선임연구원 _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