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형산업 현황 및 하반기 경기 전망
호전·악화 상존, 하반기 ‘불투명’ 지속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이 전체 조합원사를 대상으로 ‘2013 상반기 금형산업 현황 및 하반기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금형 경기는 최근 뿌리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정부의 지원 의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아 기자 (prmoed@hellot.net)
올해 상반기 중 우리 금형업계는 조사 응답업체의 34.2%가 금형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하반기에는 50.7%가 하락할 것으로 응답하였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일본 엔저현상이 지속되는 한편, 세계 경제 위축 등으로 대기업의 신규 금형개발 물량이 크게 감소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금형 가격 하락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채산성 확보는 더욱 어려워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수출실적에도 매출 증가는 둔화
금형조합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조합원사는 올해 상반기 중 사상 최대의 금형수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실적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조합원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이 35.6%, 감소했다고 답한 비율이 34.2%로 비슷하게 조사되었다. 그러나 금형매출이 크게 증가하였다는 응답은 없는 가운데, 크게 감소하였다고 응답한 조합원사는 8.2%에 달해 경기 둔화 현상이 일부 업체에 큰 영향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또한 상반기 중 조합원 38.2%가 국내 매출이 감소하였다고 응답한 반면 33.8%만이 매출이 증가하였다고 답했다. 이런 현상은 일본 엔저현상과 국내 수요시장에 원자재 가격상승, 금형업체간 수주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 등의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금형산업은 상반기 중 14억2,949만 달러의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사 중 금형수출이 증가하였다고 응답한 조합원사는 35.9%에 머문 것으로 나타나 수출증가 현상이 일부 금형업체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업 금형개발 물량이 하반기 경기 좌우
올해 하반기에는 50.7%가 금형산업 경기가 하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을 내보여 현재의 둔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반기 금형산업 전망에 대해서 23.3%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응답한 반면, 46.6%가 다소 감소,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도 4.1%에 달했다. 하반기에도 매출신장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인 시각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반기 대기업의 금형개발 물량이 집중되는 예년과 달리 아직 중소 금형업계의 수탁 물량이 미미한데다 예년에 비해 물량이 감소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2010년부터 주요 대기업이 금형사업에 뛰어들어 중소 금형업계 등으로의 발주물량을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금형업체 A사 관계자는 “통상 하반기에 주요 대기업의 발주물량이 나오지만 아직 구체적인 물량이 확보되지 않고 있어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형업체 B사는 “대기업의 물량 감소가 국내외 산업경제 여건 상 대기업의 금형사업 진출에 따른 영향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반기 금형산업 활성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대외 경영환경에 대부분의 업체가 한 목소리로 ‘대기업 투자 및 개발 물량 증대’를 외쳤다.
하반기 엔화 환율 현상 유지 전망
올해 상반기 일본 엔저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금형업계는 수출 이익 감소(31.0%)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으며, 뒤이어 수출 수주물량 감소 23.9%, 단가 불일치에 따른 수출 취소 7.0% 등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일본 수출 손익분기점은 100엔당 1,100원(32.8%)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대다수였으며, 뒤이어 1,150원이 18.0%로 조사되었다.
한편 올해 하반기 엔화 환율을 어떻게 전망하는가의 질문에는 현상 유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으나, 상반기와 같이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여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주요 수요산업으로 자동차산업 선정
금형조합원사의 하반기 경영안정 및 매출증대를 위한 추진 계획으로는 해외시장 개척이 가장 큰 과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33.8%가 국내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신규 금형업체 확보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응답하였으며, 국내 판로 개척 역시 29.6%로 나타나 국내외 마케팅 및 영업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신뢰도 향상(11.3%), 원가절감(8.5%) 등 기업 강화를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도 고부가가치화 전환(7.0%), 생산성 향상(5.6%), 외주가공 비율 축소(4.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하반기 금형산업을 이끌어 갈 주요산업으로는 3년 연속 우리나라 금형산업의 생산 증대를 이끌어 온 자동차산업(34.6%)이 꼽혔다. 이어 휴대폰산업이 28.8%, 반도체산업이 15.4%, 가전산업이 13.5% 등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올해 하반기 가장 악화될 산업으로는 자동차산업과 가전산업이 각각 22.7%로 공동 1위를 차지하였다. 자동차산업은 가장 호전될 산업과 악화될 산업에 모두 1위로 뽑혔다. 이는 자동차산업으로 생산이 집중되어 가격경쟁 심화가 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자동차산업에 대한 금형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표현된 결과로 분석된다.
또한 우리 금형업계는 자금 확보에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발주처의 대금 지불 지연(54.1%)을 지적하였으며, 금융기관의 자금 대출 기피(16.4%), 과도한 신규 투자 및 기술개발(16.2%)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금형제작에 따른 생산원가 증가 원인으로 인건비 상승이 가장 많이 지적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