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와 달리, 실제 AI를 도입한 기업 대다수에서 고용이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AI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와 협력하여 발간한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의 ROI(The ROI of Gen AI and Agents)’ 보고서를 통해 AI 도입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과 실질적인 투자 수익률(ROI) 현황을 11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10개국, 2,050명의 비즈니스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 결과를 담고 있다. 보고서의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고용 변화다. 응답 기업의 77%가 AI 도입 이후 오히려 채용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특히 IT 운영,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새로운 인력 수요가 두드러졌다. 반면, 고객 서비스 및 지원, 데이터 분석 등의 직무에서는 일부 인력 감소(46%)가 관찰되어, AI가 단순히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산업 구조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AI 투자가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초기 도입 기업의 92%가 ‘긍정적인 ROI를 창출하고 있다’고 답해 AI의 경제적 효용성을 입증했다. 특히 AI를 핵심 업무에 내재화한 기업들은 전체 코드의 약 절반(48%)을 AI로 생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체 응답자의 96%는 AI 프로젝트를 전사적으로 확장하는 데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른바 ‘확장의 벽’에 부딪힌 것이다.
보고서는 AI 확장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관건으로 ‘데이터 준비도’와 ‘거버넌스’를 꼽았다.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복잡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AI를 통해 높은 ROI를 달성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강력한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데이터가 파편화되어 있거나 보안 및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태에서의 AI 도입은 오히려 운영 리스크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나히타 타프비지(Anahita Tafvizi) 스노우플레이크 최고 데이터 및 애널리틱스 책임자는 “AI의 영향은 모두에게 일률적이지 않다”며 “가장 강력한 ROI 지표는 AI를 핵심 운영에 내재화하고 데이터 준비도와 거버넌스를 강화할 때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래의 업무 환경은 AI 도입에 대한 의지와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기업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덤 드마시아(Adam DeMattia) 옴디아 수석 리서치 디렉터 역시 “AI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확장하려면 강력한 데이터 기반이 필수”라며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업들이 실험 단계에서 전사적 혁신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핵심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보고서는 AI가 일자리 파괴자가 아닌 ‘생산성 증폭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술 도입 그 자체보다 ‘데이터 관리 역량’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척도가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AI 에이전트 시대로 접어들며 기업들은 이제 단순한 기술 채택을 넘어, AI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데이터 클라우드 환경 구축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