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전기·수도 요금 인상 부담을 지역 주민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담은 새로운 커뮤니티 우선 인프라 모델을 내놨다.
ESG 전문 매체 이에스지뉴스(ESG News)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규율하기 위한 전국 단위의 ‘커뮤니티-퍼스트 AI 인프라스트럭처(Community-First AI Infrastructure)’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AI 작업량이 확대되더라도 데이터센터가 입지한 지역사회 주민을 전기요금 상승과 물 부족으로부터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계획에는 AI 인프라가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면서도 생활비와 천연자원을 잠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다섯 가지 약속이 담겼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 사장은 이 조치가 “회사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소유하며 운영하는 지역사회에서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 조치에 대한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AI 인프라 구축은 “국가가 변혁적인 인프라를 지역사회에 부담을 주지 않고 어떻게 강화하는 방식으로 구축할 수 있는가”라는 오랜 질문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약속은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가 주거용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회사는 전기회사와 주(州) 규제위원회에 데이터센터를 위한 요금 구조를 설계할 때 추가적인 전력 및 인프라 비용을 전액 회수하도록 요구하고, 전력망 업그레이드에 협력하며, 효율성 개선에 투자하고, 저렴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고 청정한 전력을 제공하는 정책을 지지할 계획이다.
스미스 사장은 수익성이 높은 기술 기업이 에너지 비용을 가계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기술 기업의 수익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AI를 위한 추가 전기 비용을 대중이 떠안도록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할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비현실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초기 유틸리티(전력·가스 등 공공요금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에 기반하고 있다고 이엣지뉴스는 전했다. 미국 와이오밍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랙 힐스 에너지(Black Hills Energy)가 데이터센터 전력 부하가 지역 요금 부담을 키우지 않도록 하는 모델을 마련했다. 위스콘신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형 사용자가 서비스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초대형 고객(Very Large Customers)’ 요금 등급 도입을 지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미대륙 독립계통운영기구(Midcontinent Independent System Operator) 관할 지역에서 현재 소비량의 두 배가 넘는 7.9GW 규모의 신규 발전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개했다. 이 계획은 AI 경쟁력이 에너지 시스템 현대화와 직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35년까지 연간 200TWh에서 640TWh로 세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동시에 광범위한 전기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최대 10년에 이르는 송전 허가 지연은 최고경영진과 인프라 투자자에게 정책과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요소로 지적됐다.
두 번째 약속은 물 부족 문제를 다루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냉각 시스템에서의 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데이터센터가 물을 취수하는 동일 유역 내에서 취수량보다 많은 물을 보충하겠다고 약속했다. 스미스 사장은 지역사회가 일자리와 세수 증가를 환영하지만, “그것이 더 높은 전기요금이나 더 빡빡해진 물 공급을 수반한다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물 인프라가 제약된 피닉스, 애틀랜타 등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물 사용을 둘러싼 감시가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자사 소유 데이터센터 전반에서 물 사용 효율을 40% 개선할 계획이다. 위스콘신과 조지아주에서 도입 중인 차세대 폐쇄 루프(Closed-loop) 냉각 설계는 음용수 사용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상수도 시스템의 용량이 부족한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역 요금 인상을 요구하는 대신 자체 자금으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로 워싱턴주 퀸시에서는 퀸시 워터 리유즈 유틸리티(Quincy Water Reuse Utility)와 협력해 냉각용 산업용수를 재활용하고 있으며, 버지니아주 리즈버그 인근에서는 2,500만달러 이상을 투입해 상·하수도 인프라를 개선하고 있다.
물 보충 프로젝트로는 피닉스 대도시권에서 유틸리티와 함께 진행하는 누수 탐지 사업과, 중서부 전역에서 지하수 재충전과 홍수 위험 완화를 위해 옥스보(Oxbow) 습지를 복원하는 계획 등이 포함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 지역별 물 사용 데이터를 공개하고, 재이용수 기준과 투명성 규칙, 그리고 물 효율 프로젝트를 가속하기 위한 인허가 간소화를 지지할 예정이다.
추가적인 약속은 일자리와 지역사회 개발을 겨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 인근 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병원·학교·공원·도서관 등 공공 인프라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AI 교육 프로그램과 비영리단체에 투자해 지역 주민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스미스 사장은 인프라 시대는 지역사회가 순이익을 체감할 때에만 성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프라 구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려면 지역사회가 비용보다 이득이 더 크다고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자원, 규제, 사회적 제약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수익성 높은 기술 기업이 AI 인프라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지에 대한 기대치를 설정하고 있다고 이엣지뉴스는 보도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자에게는 전력망 탈탄소화, 물 거버넌스, 요금 설계, 인허가 개혁, 외부효과에 대한 기업 책임 문제를 포괄하는 계획으로 평가됐다.
전력회사(유틸리티) 입장에서 이 계획은 자본력이 큰 고객과의 정교한 전력 공급 계약 수립을 의미하며, 정책 입안자에게는 AI 작업량을 둘러싼 새로운 사회적 허가 기준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엣지뉴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에서 시범 적용을 마친 뒤 이 모델을 국제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I가 전력 수요를 가속하고 데이터 복원력이 전략적 사안이 되는 가운데, 인프라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는 다른 시장에서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쟁점으로 지목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역사회 반발을 겪는 것보다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는 편이 더 저렴하다는 판단에 선제적으로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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