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빅뱅, ‘확고하게 뒤바뀐’ 데이터센터 패러다임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과 고성능 컴퓨팅(HPC)의 급속한 확산은 데이터센터(Data Center) 산업에 거대한 변화를 불러왔다. 이전의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이었다. 이제는 고밀도 연산 환경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차세대 인프라로 그 위상과 영향력이 급격하게 전환됐다.
현시점의 데이터센터는 365일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진행되는 AI 작업은 기존 데이터 트래픽보다 훨씬 더 많은 리소스를 요구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데이터센터 구축 방식의 한계를 드러냈다. 막대한 시간·비용, 복잡한 공정 등은 급변하는 시장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부상한 것이 바로 모듈형(Modular) 데이터센터 솔루션이다. 이는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주요 설비인 전력·냉각·IT 등 인프라를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빠르게 설치하는 방식이다. 조립형 블록처럼 필요한 기능을 미리 조립해두고 최소한의 작업으로 신속하게 설치하는 개념이다.
이 방식은 기존 대비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용량을 손쉽게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어 변화하는 IT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이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관리 및 산업·공장 자동화(FA) 솔루션 업체 슈나이더 일렉트릭(이하 슈나이더)은 앞선 모듈형 데이터센터 트렌드를 전 세계 산업에 전파하는 중이다.
박재웅 슈나이더 시큐어파워 사업부 매니저는 “시장의 새로운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지능형(Intelligent),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중심, 신속 구축’이라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를 구체화한 솔루션 중 하나가 바로 ‘이지 모듈형 데이터센터 올인원(Easy Modular Data Center All-in-One 이하 Easy Modular AIO)’이다”라고 덧붙였다.
8주 뚝딱,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짓다

슈나이더는 사용자가 보다 빠르게 고성능 IT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AI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구현을 앞당기고 있는 점을 강조한다. 이지 모듈형 데이터센터 올인원 솔루션은 이러한 방향성이 녹아든 솔루션이다. 이때 '예측 가능성(Predictability)'과 '신뢰성(Reliability)'이 해당 기술의 핵심 가치다.
박재웅 매니저는 “Easy Modular AIO는 기존 데이터센터 구축 방식 대비 공사 기간을 최대 30~40% 줄일 수 있다”고 역설하며, “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안정적이고 유연한 데이터센터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이 솔루션의 진정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슈나이더 모듈형 데이터센터는 전력·냉각·IT·보안·네트워크 인프라를 결합해 하나 이상의 모듈로 통합한다. 이어 공장에서 사전 조립, 통합, 테스트를 완료한 후 현장으로 배송되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구축 기간이 기존 대비 눈에 띄게 단축되고, 비용·성능에 대한 예측 또한 쉬워진다.

여기에 현장 설치비나 건설비 등에서도 기존 데이터센터 솔루션과 차이를 드러낸다. 또한 공장에서 제작되므로 일관된 고품질을 보장해 현장 시공 시 발생할 수 있는 시간 지연이나 비용 초과를 미연에 방지한다.
박 매니저는 사용자가 슈나이더의 올인원 레퍼런스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솔루션의 강점이라고 내세웠다. 해당 라이브러리는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를 통합한 표준화된 설계 도면과 청사진을 모아둔 일종의 ‘설계 가이드북’이다. 사용자는 이 환경에서 미리 구성된 레이아웃과 단선 도면을 검토해, 각자의 요구사항에 맞도록 맞춤화할 수 있다.
‘관행의 벽’ 깨부순다...새롭게 두는 K-데이터센터 시장 ‘승부수’
슈나이더 모듈형 데이터센터 솔루션은 이미 미국·호주 등 해외 시장에서 이미 확산돼 있다. 호주 소재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Hyperscale Data Center) 운영사 ‘에어트렁크(AirTrunk)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슈나이더 모듈형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노동의 질, 건설사, 규제 등 지역마다 상이한 각종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또한 전 세계 여러 지역에 동일한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세울 수 있도록 표준화된 구축 방법론을 적용했다.
박재웅 매니저는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시장은 모듈형 데이터센터 도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건설사와 운영사가 검토 중이지만 본격적인 확산은 시작 단계라고 덧붙였다. 슈나이더는 그동안 축적한 레퍼런스와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도 예측 가능한 성능 및 신뢰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또한 20~100메가와트(MW)급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소규모 전산실로 인식되는 에지 데이터센터(Edge Data Center)에 맞춘 전략적 제안을 세분화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경우, 전체를 모듈형으로 하기보다는 전력·냉각 등 부수적인 설비를 모듈형으로 도입하는 하이브리드 데이터센터(Hybrid Data Center) 형태를 국내 시장에 제안한다.

협업과 융합으로 그리는 미래형 데이터센터
박재웅 매니저는 미래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궁극적인 모습으로 분산형(Distributed)·지능형·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하는 유연한 네트워크 구조라고 전망했다. 그는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중앙 집중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생성되는 지점과 가까운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이 관점에서 Easy Modular AIO는 이러한 미래를 구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게임 체인저로 점쳤다.
Q. 이 솔루션이 데이터센터 운영·관리의 복잡성을 줄이는 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나?
전력·냉각·랙·보안·모니터링이 통합된 구조이므로 장애 대응, 유지보수, 확장 등이 훨씬 직관적이다. 슈나이더의 DCIM(Data Center Infrastructure Management) 솔루션인 ‘에코스트럭처 IT(EcoStruxure IT)’와 연동하면, 클라우드 기반으로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 및 예지 정비가 가능해 운영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
Q. AI 작업 증가에 따른 에너지 소비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점은?
이중 변환 모드에서 96.2% 이상의 높은 효율과 ‘전력 역률 1(Power Factor = 1)’로 설계돼 에너지 소비를 직접적으로 절감한다. 이때 전력 역률 1은 사용된 전력을 낭비 없이 100% 유효한 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의미로, 전력 효율이 가장 높은 상태를 뜻한다.
이와 함께 슈나이더 디지털 소프트웨어 플랫폼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는 실시간 전력 모니터링과 전력 분석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Easy Modular AIO의 공장 사전 조립 방식은 현장 건설 기간을 단축해 자원 낭비를 최소화함으로써, 기업의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줄이고 ESG 경영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

Q. 한국 시장에서 슈나이더의 차별화된 전략은 뭔지.
슈나이더는 전 세계 제조 기반을 활용하면서도 현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춘 지원을 제공하는 '글로벌 입지 및 현지화된 지원' 전략을 추진한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아직 수요가 적지만, 다양한 업계와 협업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건설사, 모듈식 사업자, AI·IT 회사 등 기존에는 접점이 없었던 고객층을 대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전략을 취하는 중이다.
Q. AI 시대의 고밀도 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AI 열풍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에서 발생하는 고밀도 열을 효과적으로 처리·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이미 공랭(Air Cooling)과 수랭(Liquid Cooling)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냉각(Hybrid Cooling)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랙당 최대 80킬로와트(kW)를 지원한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NVIDIA)·AMD 등이 내놓는 GPU 제품의 기술 발전 속도가 데이터센터 관련 기반 시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슈나이더는 미국 수랭 솔루션 업체 ‘모티브에어(Motivair)’를 인수하고, 관련 전담팀을 육성하는 등 AI 솔루션에 초점을 맞춰 나아가고 있다.
끝으로 박재웅 매니저는 “AI 시대에 성공하려면 특정 부서에 국한된 노력이 아니라, 전사적인 이해와 함께 생태계 전반의 참여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연이어 “슈나이더는 이러한 융합을 기반으로, AI 시대에 필요한 토털 솔루션 업체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구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