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소프트뱅크 이어 추가 투자자 물색...할인 지분 협상 중

2025.08.22 09:52:07

서재창 기자 eled@hellot.net

 

인텔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다른 대형 투자자들과도 추가 지분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인텔은 소프트뱅크 외에도 새로운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잠재적 투자자들과 논의하고 있으며, 할인된 주가를 조건으로 지분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경영 실패와 재정적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인텔이 대만 TSMC와의 경쟁을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투자를 이어가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주당 23달러에 인텔 지분 약 2%를 취득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 성격을 넘어, 인텔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구명줄’ 성격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만약 추가 협상이 성사된다면 이는 두 번째 대규모 자본 수혈이 될 전망이다. 다만 CNBC는 협상 중인 다른 투자자의 구체적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치적 요소도 이번 자금 조달과 맞물려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반도체법(CHIPS Act)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의 지분을 최대 10%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경우 인텔은 민간 투자자뿐 아니라 미국 정부까지 주주로 참여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주주 가치 희석 우려도 적지 않다. CNBC 진행자 데이비드 페이버는 “인텔이 고객사가 원하는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자금이 필요하지만, 보조금이 지분으로 전환되면 희석 효과 때문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정부나 민간 투자자가 할인된 가격으로 지분을 확보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줄어들고, 회사의 경영권과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인텔은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을 크게 상실한 상태다. 엔비디아와 AMD 등 경쟁사들이 AI 반도체 분야에서 급성장하는 동안, 인텔은 연이은 전략 실패와 기술 경쟁력 저하로 사실상 기반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단기적 자금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AI 시대에 걸맞은 기술 혁신 없이는 구조적 위기 탈피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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