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기회일까?”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주목해야 할 시장 변화

 

2025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다소 조용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중요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전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매물 품귀’ 현상은 단기적인 수급 문제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수도권 주택시장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40을 넘었고, 서울은 145를 돌파했다. 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2025년 6월 기준,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세 매물이 ‘0건’인 곳이 속출하고 있으며, 이 추세는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우선 입주 예정 물량의 급감이 대표적이다. 올해 수도권 입주 예정 아파트 수는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으며, 2026년부터는 연간 1만 가구 미만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의 반복 사용으로 인해 유통 가능한 전세 물량은 줄어들고, 이는 다시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전세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전세 가격이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세가와 매매가의 간극이 좁혀지면서 일부 수요자들은 ‘차라리 매매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이는 곧, 매매시장에 대한 압박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일부 단지에서는 전세 품귀 이후 매매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그렇다면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은 이 상황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

 

실수요자, 특히 내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이 매우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전세로 눌러앉자니 전셋값이 부담스럽고, 매매로 전환하자니 자금 부담이 크다. 하지만 전세 매물 부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내집 마련을 고려하고 있다면 입주 예정 아파트, 혹은 입주가 임박한 미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검토해볼 만하다. 최근에는 일부 지역에서 실거주 요건이 느슨해진 분양 단지도 있어, 자금 여력이 된다면 오히려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오히려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 전세 수급이 부족하다는 것은 향후 전세 수요가 지속될 가능성을 의미하고, 이는 곧 수익형 부동산이나 신축 중심 투자에 기회가 생긴다는 뜻이다. 특히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시기에 입주하는 단지를 선점하면, 전세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다만 빌라나 소형 다세대 등 관리 위험이 높은 상품보다는, 신축 아파트나 준공 5년 이내 중대형 단지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결국, 이번 전세 품귀 현상은 단기적인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부동산 시장 전체에 시사하는 구조적 변화로 읽힌다. 공급 부족 → 전세가 상승 → 매매 전환 수요 증가 → 매매가 상승이라는 선순환 아닌 선형 작동 구조 속에서, 향후 시장의 키는 ‘정책적 공급 확대’에 달려 있다.

 

그때까지, 실수요자는 지금 거주지와 금융 여건을 기반으로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하며, 투자자는 입주 타이밍과 지역별 수요 흐름을 함께 고려해 움직일 필요가 있다. 격변이 아닌 조정의 시기, 방향을 읽는 자가 기회를 먼저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