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미국 주요 빅테크를 상대로 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에 힘입어 전체 매출 내 미국 비중이 70%를 돌파했다.
15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외 지역별 매출 합계(17조6391억 원)에서 미국은 72%(12조7945억 원)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50% 수준이었던 미국 매출(6조3126억) 비중과 비교하면 22%포인트나 급증한 수치다.
이러한 성장세는 지속하는 인공지능(AI) 성장과 함께 HBM,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DDR5 등 빅테크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HBM 물량을 ‘완판’한 상태로, 현재 주력인 HBM3E(5세대)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HBM은 계획대로 HBM3E 12단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며,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후속 제품인 HBM4(6세대) 12단 제품도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들에 HBM4 12단 샘플을 공급한 상태이며 내년 물량 역시 조만간 완판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분기 중국 매출은 2조6943억 원으로 전체 매출 중 15%의 비중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매출(12조4296억) 가운데 33%(4조911억 원)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18%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는 AI 메모리를 앞세워 미국 매출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과 동시에 중국에 판매하는 모바일용 제품의 판매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빅테크가 몰려있는 미국에 HBM 등 서버·AI용 제품을 집중 판매하고, 중국에서는 LPDDR, 낸드와 같은 모바일용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회사의 한정된 캐파(생산능력)에서 HBM 비중이 크게 늘어난 반면 상대적으로 다른 응용 제품의 비중은 감소했다”며 “이에 따라 AI 메모리를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미국 비중은 늘어났으며 중국 지역 매출과 비중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