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 FAIR 2025 특집] 니어솔루션, SDW로 물류 혁신 중심에 서다

2025.08.12 19:59:06

김재황 기자 eltred@hellot.net

인터뷰 / 최용덕 니어솔루션 사업본부장

이제 소프트웨어가 물류를 지배하는 시대가 왔다. 컨베이어, 소터, 무인지게차로 대변되던 하드웨어 중심의 자동화 시대를 넘어 이제 모든 것을 소프트웨어가 통제하고 이를 통해 재정의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물류의 디지털화를 넘어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물류의 시대를 맞이하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는 곳이 있다. 국내에서 SDW(Software defined warehouse, 소프트웨어 정의 창고)라는 신개념을 접목해 신개념 WES(Warehouse Execution System)를 제공하는 니어솔루션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SCM FAIR 2025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니어솔루션의 최용덕 사업본부장을 직접 만나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물류는 과거와 어떻게 다른지, 또 니어솔루션은 그 길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WES는 단순한 연결이 아닌 ‘실행 중심의 두뇌’

 

 

Q. 최근 ‘소프트웨어 정의 창고(이하, ‘SDW’)’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기존 물류 자동화와 어떤 점이 다르다고 보시나요?

 

기존 물류 자동화는 설비 중심이었습니다. 컨베이어, 소터, 무인지게차 등 장비를 중심으로 창고를 설계하고 프로세스를 고정화해 운영해왔죠. 이런 구조는 특정 고객이나 상품군에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고객이 바뀌거나 물동량이 달라지는 순간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계약 종료 이후 설비 활용도가 떨어지면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SDW는 창고를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능동적으로 통제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개념입니다. 설비, 인력, 주문 흐름 등 운영 전반을 WES가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제어함으로써, 현장의 모든 요소가 하나의 지능형 소프트웨어 기능으로 통합됩니다. 예를 들어, 피킹용 설비를 반품 라인에 전환하거나 작업자 없이도 주문 조합에 따라 최적의 작업 경로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가 제조 공장을 유연한 소프트웨어 기반 공장으로 혁신한 것처럼 창고도 유연성과 민첩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SDW는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한계를 뛰어넘어, 상황에 따라 창고 운영 방식을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접근입니다.

 

Q. 기존의 WMS나 WCS와 WES는 어떻게 다른가요?

 

WMS는 창고 안의 재고와 주문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쉽게 말해 창고의 ‘전자 가계부’처럼 어떤 상품이 어디에 있고 어떤 주문이 들어왔는지를 기록하고 지시하는 역할이죠. 하지만 설비가 멈췄는지, 작업 흐름에 병목이 생겼는지 같은 현장의 즉각적인 상황 판단은 하지 못합니다.

 

WCS는 WMS와 설비를 이어주는 ‘통신 장치’에 가깝습니다. 컨베이어나 소터 같은 장비에 명령을 보내고 작동을 연동시킬 수 있지만 전체 물류 흐름을 이해하고 인력·설비를 최적으로 배분하는 두뇌 역할은 할 수 없습니다.

 

반면 WES는 창고 내 자원과 작업 흐름을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자동으로 실행을 조정하는 ‘물류센터의 두뇌’입니다. 단순한 명령 중계가 아닌, 실질적인 실행 주체로서 설비와 인력을 유기적으로 연계합니다.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비 상태를 인지하고 병목을 감지하거나 작업을 재배분합니다. 예컨대 소터가 과부하되면 자동으로 다른 설비에 물량을 분산하거나 피킹 우선순위를 바꿔 출고 시간에 맞는 순서를 조정합니다. 단순한 ‘중개 시스템’이 아니라 창고 전체를 최적화하는 ‘실행 제어 시스템’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 가트너에서 발표한 Supply Chain Execution Technology 하이프사이클에서도 WES를 ‘자동화 물류의 필수 요소’로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Q. 국내 시장에서 WES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쯤인가요?

 

해외에서는 2010년대 중후반부터 WES가 언급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일부 연구기관에서 2019년~2021년 사이에 기술 동향으로 소개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현장에서 WES를 실질적으로 도입하고 제품화한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니어솔루션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WES를 핵심 기술로 정립하고 ‘니어솔로몬’이라는 상용 솔루션으로 발전시켜 고객에게 제안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고객들도 WCS만으로는 운영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WES에 대한 수요와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이 WES의 개념이 산업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몇몇 기업에서 물류 자동화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다가 실패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은데요.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가장 큰 이유는 전체 최적화 관점의 부재와 운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입니다. 고객사는 다른 어떤 물류센터에서 잘 돌아간다고 하니 비슷한 구조의 컨베이어나 소터를 그대로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물동량 구조, 작업자 숙련도, 공간 제약 등 환경이 달라지면 같은 설비라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준비단계에서 요구사항을 명확히 정의하지 못하면 하드웨어 공급자 입장에선 자기 장비에 유리한 방향으로 제안을 하게 되고요.

 

특히 설비 중심으로 도입이 이뤄지면 설비 성능이 일정 이상만 나와도 설비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게 됩니다. 하지만 운영 퍼포먼스가 따라오지 않으면 결국 고객이 손해를 보죠. WES 없이 단위 설비만 도입한 경우 실제 물량 흐름에 맞는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아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자동화의 핵심은 ‘무엇을 설치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입니다. 설계 단계부터 전체 최적화를 염두에 둔 소프트웨어 중심 접근이 필수입니다.


물류센터는 이제 하드웨어 중심에서 유연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Q. 그럼 SDW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됩니까?

 

SDW는 창고를 하나의 유연한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개념입니다. 과거에는 특정 고객에 맞춰 설비를 고정 배치하고 그 설비에 운영을 맞추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SDW는 사람, 설비, 주문, 공간을 모두 소프트웨어로 정의하고 조합합니다. 예를 들어, 출고 전용으로 쓰이던 설비를 반품 공정에도 재활용하거나, 특정 공정의 로봇을 피킹에서 이송으로 전환하는 식의 전환이 가능합니다.

 

이 모든 변화는 소프트웨어인 WES에서 설정만 바꾸면 가능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구조를 변경하지 않고도 작업 흐름을 빠르게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물리적 설비가 아닌, WES의 운영 설계 능력에 있습니다. 또 다양한 고객과 SKU 조합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3PL 기업 입장에서는 SDW의 유연성이 생존 전략이 됩니다. 하드웨어는 계속 바뀔 수밖에 없지만 그것을 통합하고 최적화하는 진짜 역량은 소프트웨어에 있기 때문입니다.

 

Q. 중소 물류센터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현실적으로 도입 가능한가요?

 

물론입니다. 니어솔루션은 중소형 창고에서도 SDW 철학을 구현할 수 있도록 ‘니어고(NearGo)’라는 지능형 카트를 개발했습니다. 니어고는 단순한 피킹 장비가 아니라, WES가 제공하는 작업 최적화 기능을 물리적 장비를 통해 구현한 현장형 도구입니다. 주문 조합, 동선 안내, 실시간 작업 재배분 등 WES의 핵심 기능을 소형 창고에서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종이 보고 무작위로 피킹하던 것을 니어고는 자동으로 경로를 안내하고 그룹핑까지 해줍니다.

 

실제 사례로, 기존에 20명이 하루 600건을 처리하던 센터에서 니어고 도입 후 2명이 200건을 처리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고가의 자동화 설비 없이도 WES 기반 운영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니어고는 아직 자동화가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물류센터에 적합한 솔루션으로 향후 로봇이나 WMS와의 연동도 가능해 확장성까지 고려된 제품입니다.

 

 

Q. 고객사들은 WES나 SDW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처음에는 생소해하고 WES를 단순히 ‘똑똑한 WCS’ 정도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운영 데이터와 효율 변화 사례를 보면 대부분 큰 흥미를 보이고 빠르게 개념을 이해합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주문량을 더 적은 인력과 시간으로 처리한 결과를 보여주면 단순 시스템 이상의 가치를 체감하게 됩니다.

 

또한 고객사들이 가장 반응하는 부분은 ‘유연성’입니다. 기존에는 설비를 고정하면 더 이상 바꾸기 어려웠는데 WES 기반 운영에서는 설정만으로도 운영 방식이 달라지고 리스크 없이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메리트를 느낍니다. 중소 물류기업들도 최근엔 “우리도 자동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점점 갖게 되는 분위기입니다.


니어솔루션이 그리는 큰 그림, 물류를 컨설팅하는 SaaS 플랫폼

 

Q. 이번 SCM FAIR 2025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이번 전시회에서는 니어솔루션이 말하는 SDW와 WES가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라, 실제로 ‘운영 전략’을 바꾸는 개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특히 “우리는 예산이 부족해서 자동화는 힘들다”고 생각하는 중소 물류업체들에게 니어고 같은 현실적인 진입점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또 글로벌 로봇 기업들과의 협업 사례를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화’가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구현 가능한지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물류 현장에 계신 분들이 ‘하드웨어 중심 사고’를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의 운영 전략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향후 니어솔루션은 어떤 방향으로 기술과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신가요?

 

니어솔루션은 단순한 시스템 개발 회사를 넘어 AI 기반 전략 운영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자 합니다. WES를 더욱 지능화하기 위해 니어솔루션은 생성형 AI와 LLM을 접목한 플랫폼을 개발 중입니다. 이 플랫폼은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자동으로 실행 전략을 제안하며, WES가 단순한 제어 시스템을 넘어 운영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역할까지 확장됩니다. 창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 시나리오를 자동 생성하고 관리자에게 최적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기능이 핵심입니다.

 

또 다양한 로봇 기업들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클로봇, 트위니, 토르드라이브는 Intra Logistics Robotics 기술력을 갖춘 기업인데 로봇 솔루션을 접목하면 더 안전하고 유연한 물류운영 환경 제공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니어솔루션은 단순히 설비를 통합하는 게 아니라, 어떤 고객에게 어떤 조합이 최적인지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제안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물류 최적화 실행 솔루션 제공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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