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5] 꿈틀하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韓 업계가 전한 메시지는?

2025.03.05 20:27:40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LS일렉트릭 등 6개사 계획 및 포부 밝혀

中발 리스크, 초격차 기술 확보, 시장 확대, 시장 전망 등 내용 담아

 

이달 5일 이차전지 박람회 ‘인터배터리 2025(2025 Interbattery)’가 개막했다.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이른바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LS그룹 등 업체가 부스를 꾸린다.

 

 

이 자리에에 출격하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LS일렉트릭 등 6개사는 각자의 로드맵을 내놨다. 중국발 리스크 대응, 배터리 초격차 기술 확보, 시장 확대 및 전망 등 다양한 시각의 계획이 펼쳐졌다. 특히 지름 46mm(46파이, 46Φ) 원통형 배터리가 뜨거운 감자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6개사는 어떤 전략으로 국내 배터리 산업 성장에 기여할 계획일까?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변수 많은 환경,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로 극복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 예측했다. 김 대표는 “올해 상반기를 지나 시장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2026년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인 캐즘(Chasm)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본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투자는 지금까지 정책을 유지할 전망이며, 효율적인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수요가 상승할 것을 대비해 적절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발 위기에 대한 전략을 언급했다. 그는 “LG엔솔은 그동안 배터리 업계에서 많은 레퍼런스를 축적했다. 그동안의 쌓아온 역사와 오퍼레이션 역량을 통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LG엔솔 인터배터리 부스에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리튬·인산·철 배터리(LFP 배터리) 등 배터리 제품이 소개된다. 아울러 셀투팩(Cell To Pack, CTP) 공정, 미드니켈 하이볼티지 시스템, 소디움 전지 등 중국 업체와의 경쟁 구도에서 승리의 키를 쥔 차세대 기술도 함께 선보인다.

 

끝으로 김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 2기는 기본적으로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을 장려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미국 내 공장을 기반으로 한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최주선 체제 막오른 삼성SDI, 전기차·로봇 등 협력 기반 비즈니스 모델 강화 예고

 

 

지난해 11월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주선 사장은 보수적 기조로 세운 투자 방침을 설명했다. 그는 “캐즘 영향으로 올해 1분기는 저점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2분기에 도달하면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전망하며 “특히 헝가리 배터리 공장은 전방 수요 악화로 가동률이 상당히 낮은 상태다. 아울러 북미 단독 공장도 올해 수요가 지난해 대비 낮아 보수적으로 보고 있으며, 자금 확충 등 계획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이 가운데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양산 계획을 알렸다. 고객사는 밟히지 않았지만 샘플을 제출했고, 곧 양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삼성SDI 인터배터리 2025 전시부스에는 해당 라인업이 전시됐다. 이 제품은 기존 21700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 출력 측면에서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이 없는 상태에서 지난해 3월 합작법인(JV)을 설립 확대, 자체 공장 설립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주선 사장은 로봇·전기차 등과 관련한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력 방안을 언급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같은 협력 내용을 담은 로봇 전용 배터리 기술이 공개된다. 최 사장은 “전기차와 관련한 현대차와의 협업은 지속되고 있다”며 “이것이 확장된 로봇으로의 협력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대자동차그룹과 열심히 협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액침냉각 기술 예고한 SK온 “우수한 냉각 성능, 급속 충전에 유리한 구조...완성까지 2년 걸릴 듯”

 

 

박기수 SK온 연구개발(R&D) 본부장은 전기차 배터리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 개발에 대해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액침냉각 기술은 냉각 성능이 우수하면서, 급속 충전에 유리한 구조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열 폭주 현상의 제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SK엔무브와 함께 액침냉각 기술 개발에 진입했고, 개발 단계까지 2년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이 기술은 향후 전기자동차·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도입될 전망이다.

 

이어 박 본부장은 각종 배터리 형태에 대한 계획을 전했다. 그는 “세계적 추세인 각형 배터리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양산 위해 고객사와 접촉하는 등 속도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에 대해서는 “원통형 배터리는 시장 내 표준화가 구축돼 있다”며 “다양한 높이의 제품을 개발했고, 양산 레코드를 가져가기 위해 방향성을 잡고 있다”고 알렸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배터리 포함 전력 시스템 생태계 구축해야...ESS 사업 궤도 올린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지금은 배터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배터리를 포함한 전력 시스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SS 사업을 궤도에 올려서 먹거리 사업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이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을 통한 ESS 사업 활성화 전략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사업을 오래 전부터 진행했다. 올해 상반기 미국·동남아 데이터센터에서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이어 초고압 변압기 시장 선점 전략에 대해 “슈퍼 사이클이 오면 시장 사이즈가 커진다”며 “전력을 적게 사용한다는 딥시크도 결국 전력 수요에 불을 붙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초고압 변압기 이외에 배전 변압기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난해 인수한 KOC전기의 역량을 강화하고, 생산 확대를 노릴 방침이다.

 

그는 미국 시장 공략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 뉴욕의 배전반은 크기가 큰 구식 제품으로 배치돼있다. 최근 제품은 사이즈가 이에 반정도로 소형화됐다”며 “소형 사이즈의 배전반 수요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토대로 미국 내 매출 1조 원 시대를 예견했다.

 

흑자 전환 선언한 에코프로비엠, 전고체 배터리 핵심 ‘전해질’ 양산 이상무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선 실적을 반등해 올해 상반기 중 흑자 전환에 성공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배터리셀·OEM 등 업체의 재고가 회복되는 기저효과, 신차 출시 효과 등에 따른 생산성 회복이 관건인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수요 회복이 더딘 점에 대해서는 “헝가리 신규 공장은 현지 정책의 영향을 받아 유럽 내 수요가 충분히 확보될 것”이라며 “해당 공장은 3개 라인 기준으로 5만4000톤(t) 수준의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비엠 헝가리 공장은 현재 시운전 중이며, 연말부터 상업 가동(SOP) 돌입할 예정이다.

 

최문호 대표는 전고체 배터리 시대에 앞서 준비 과정에 대해 밝혔다. 그에 따라면 전고체 배터리에 있어서 중요한 핵심 소재는 전해질이다. 3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한 황화물계 전고체 전해질이 파일럿 단계에서 성과가 뚜렷하며, 올해 양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자금 조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대표는 “올해 필요한 투자비는 국내 1천500억 원, 해외 3천500억 원 정도”라며 “작년 연말 기준으로 확보한 현급은 5천억 원 수준이며, 정책 자금은 6천억 원 정도 받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ESS, 저가 모빌리티 시스템 등에 도입될 나트륨이온 배터리도 개발 중이다. 고객사와 비즈니스 방향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중국과의 경쟁에도 문제 없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최문호 대표는 “현재 외국우려기업(FEOC) 기준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형태로 합작법인(JV) 등 형태로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모든 기준에 만족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서 맞춤형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축소는 없다” 포스코퓨처엠, 철강·이차전지 두 축으로 캐즘 극복한다

 

 

엄기천 사장은 “전기차 캐즘으로 이차전지 프로젝트들이 조금 연장되는 것이지, 계획했던 사업을 축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캐즘에 대해서는 업계에서 대부분 3년 정도 예상하고 있고, 올해와 내년이 지나면 캐즘이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포스코그룹은 철강과 이차전지가 사업의 양대 축임을 확인하며, 이차전지 사업이 위축되는 것은 아님을 시사했다.

 

이어 엄 사장은 "캐즘 때문에 전기차 생산이 줄고 있지만, 이차전지 소재 관련 프로젝트에 힘입어 올해 양극재 출하량 목표를 확대해 잡았다"고 말했다. 구미 양극재 공장 매각 이후 추가 매각 계획과 관련해서는 "수익성이 안 나는 사업은 정리했고, 피앤오케미칼도 정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퓨처엠은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지난해 전량 매각하고,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올해 계열 분리 절차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끝으로 엄기천 사장은 음극재 양산에 대해 “공급망 안정화 차원에서 정부 지원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며 “현재 정부·배터리협회와 함께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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