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가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수익성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여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2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24일(현지시간)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도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하면서 실적 발표를 앞둔 다른 빅테크 기업의 주가도 크게 내렸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알파벳 주가는 전날보다 5.03% 내린 174.37달러(24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3일(174.22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글 주가가 이날 큰 폭으로 내린 것은 전날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AI) 투자가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수익성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하며 네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고, 순이익은 1년 전보다 29% 증가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월스트리트의 전망치를 충족했다.
그러나 2분기 자본 지출이 132억 달러로 증가했다고 밝혀 분석가들이 예상했던 122억 달러를 8% 초과했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에 투자가 늘어난 것이다. 알파벳은 이 지출을 통해 구글의 AI 프로그램과 컴퓨팅 수요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알파벳의 지난 1분기 자본 지출은 1년 전의 약 두 배로 증가한 바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와 검색 광고 수익에 대한 수요로 인해 증가한 실적이 자본 지출에 대한 우려로 위축됐다. 이에 AI에 대한 자본지출이 향후 AI가 창출할 매출에 비해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시노버스 트러스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대니얼 모건은 "투자자들은 AI 에 투자한 수십억 달러에 대한 명확한 투자 수익률의 증거를 찾고 있다"며 "(구글이) 그(AI)로부터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고 있나. 실적 보고서를 보면 항상 그랬던 것처럼 구글은 광고와 검색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전날 테슬라와 함께 빅테크 기업 중에서는 가장 먼저 2분기 실적 발표 스타트를 끊었다. 테슬라는 월가의 예상치보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날 주가는 12.3% 폭락했다. 구글은 자본 지출이 월가 전망을 웃돌고 테슬라는 월가 전망을 밑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로 이날 주요 테크 기업으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 7 주가가 일제히 큰 폭으로 내렸다.
엔비디아는 6.8% 내려 114.25달러에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2조8100달러로 3조 달러 아래로 다시 내려갔다. 시총 1,2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도 각각 2.88%와 3.59% 하락했고, 아마존 주가도 2.99% 내렸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5.61% 하락 마감했다. AMD(-6.08%), TSMC(-5.9%), 퀄컴(-6.35%), 브로드컴(-7.59%) 등 반도체주도 줄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반도체 주요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5.41% 하락 마감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