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원격으로 초음파 진단하는 로봇 시스템 개발돼

2017.11.30 22:03:31

조상록 기자 mandt@hellot.net

[첨단 헬로티]

원격 초음파 진단 시스템이 개발됐다. 의사가 직접 환자의 복부에 초음파 진단기를 대지 않고도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장치다.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환자가 어디에 있든, 초음파 영상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볼 수 있다. 


이 시스템의 정식 명칭은 원격 의료영상 진단 로봇시스템 ‘RADIUS(Robot-Assisted Diagnostic Imaging for UltraSound)’이다.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의료기계연구실 서준호 박사 연구팀이 개발했다. RADIUS는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작으면서 의사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했다. 이 점은 세계 최초다.


 

▲ 한국기계연구원 의료기계연구실 연구팀이 대구 실험실에서 실제 사람 간을 모사한 모형 위에 초음파 영상진단 장치와 연결된 슬레이브 로봇을 올려두고 초음파 영상을 전송하고 있다. 초음파 영상은 대전으로 전송되고 있다.


RADIUS는 마스터 로봇과 슬레이브 로봇으로 구성된다. 도심 지역 병원에 있는 영상 전문의는 마스터 로봇을 조종한다. 이 조종 값은 환자의 몸 위에 있는 슬레이브 로봇을 움직이게 한다. 특징은 슬레이브 로봇이 의사의 손 움직임과 똑같이 움직인다는 것.  


인터넷은 의사와 환자 간의 하염없는 거리를 이어준다. 영상으로 초음파 진단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화상으로 환자에게 상담도 해준다. 울릉보건의료원, 서울 삼성병원, 욱성미디어는 이 모두를 가능케 하는 진단 전용 통신 플랫폼을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원격 초음파 영상진단 테스트를 마쳤다. 


개발 이야기를 좀 들어보자. 연구팀은 마스터 로봇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슬레이브 로봇이 민첩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회전 구동기를 기반으로 한 병렬 로봇을 만들었다. 또 도심지의 의사가 손에 쥐고 진단하는 도구 ‘프로브’를 360도 회전시키기 위해 골격 중간에 관절을 하나 추가했다. 


의사가 초음파 진단을 할 때 팔의 속도를 분석하여 마스터 로봇과 슬레이브 로봇의 움직임을 테스트한 결과 육안으로 봤을 때 오차를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실시간 구현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 원격 초음파 진단용 슬레이브 로봇을 사람의 흉부 모형 위에 올려놓고 테스트하고 있다.


RADIUS는 사이즈가 작고 비교적 가볍다. 진단 도구인 프로브를 제외하면, 사람 몸 위에 올라가는 슬레이브 로봇은 1.5㎏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프랑스 A사의 제품은 3.5㎏ 수준으로 별도의 거치대가 필요하고, 프로브의 자유도도 떨어져서 연속적인 진단이 어렵다.


손경식 울릉보건의료원장은 “초음파는 현대 진료의 청진기라고 할 만큼 안전하면서도 유용한 진료 도구로 꼽힌다”며 “특히 복부나 간, 담낭, 자궁, 근육까지 다양한 질환을 사전에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 소외지역에서도 보다 심도 있는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판단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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