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으로 나노레이저 컬러 맘대로 바꾼다

2017.02.23 12:43:20

최근 빛의 속도로 빠른 미래 컴퓨터인 광학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서 광학컴퓨터란, 광신호로 작용하는 논리소자를 사용해 신호를 구성하여 전자가 아닌 빛에 의해 연산하는 컴퓨터를 말한다. 빛으로만 동작하므로 속도가 매우 빠르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 


정보, 이미지 등을 빛으로 처리하려면 현재 전자 칩에 집적시킬 만큼 작은 레이저가 필요하며 이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그래핀이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레이저의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광학적 손실과 이득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용한 신개념 광소자(빛을 발생시키고 제어하며 검출하는 소자로서 레이저, LED, 광검출기 등이 해당된다)가 제안됐다. 이 광소자는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빛을 가두는 광 공진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광학적 이득과 손실이 공진기 안의 서로 다른 영역에 분포되도록 제작된다.


 

광학적 손실은 일반적으로 광소자의 성능을 낮추는 주된 요인이다. 하지만 공진기의 특정영역에 선택적으로 광학적 손실과 이득을 분포시키면 공진기의 성능이 낮아지는 대신 공진기 안 고유모드의 특성이 변화되는 특이점(Exceptional Point)이 나타난다. 이 특이점 근처의 고유모드 특성을 활용하면 단방향 광투과/광반사, 라만 레이저 억제/향상, 단일모드 마이크로링 레이저 등 기존 개념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새로운 광학 소자를 개발할 수 있다.


빛의 파장 정도로 작은 나노 크기의 광결정(Photonic Crystals: 크기가 수백 나노미터정도로 매우 작고 특정 색깔의 빛만 반사시키는 독특한 특성을 가진 구조) 공진기 나노레이저(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빛을 가두는 장치를 이용한 레이저)는 작은 모드 부피와 높은 품위값을 갖고 있어 나노광소자 제작에 적합하다. 


또 광결정 공진기 안의 고유모드 간 구별이 뚜렷해 개별 고유모드 특성 분석에 용이하다. 이러한 특징은 공진기 안 고유모드의 특이점을 직접적으로 규명하고 특이점을 이용한 신개념 나노광소자를 구현하는 데 특히 적합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파장 크기 정도로 작은 광결정 공진기 안에 국소적으로 광학적 이득과 손실을 효과적으로 분포시키기 위한 방법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박홍규 교수 연구팀(고려대)은 광결정 공진기에 부분적으로 그래핀을 덮어 광학적 이득과 손실이 공진기 안에서 공간 분포를 갖도록 했다. 그래핀이 공진기를 덮는 넓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여 공진기 내 고유모드의 특이점을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나아가 그래핀의 광 흡수 특성을 전기적으로 조절함으로써 특이점이 효과적으로 제어될 수 있음을 보였다.


여기서 그래핀이란, 탄소 원자 1개의 두께로 이루어진 얇은 막 구조이며 탄소 원자들이 모여 2차원 평면을 이루고 있는 물질이다. 이 소재는 열전도성이 뛰어나고 투명하며 신축성도 우수해 활용 분야가 다양하지만, 빛을 흡수하는 성질 때문에 빛을 이용하는 광소자에는 사용되기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 그림 1. 그래핀을 이용한 광결정 나노레이저의 특이점 측정 [그래핀을 이용한 광결정 나노레이저의 국소적인 빛의

발생 및 손실에 대한 개념도(왼쪽). 두 개의 동일한 광결정 나노레이저에서 측정한 광 특성(중간)과 한쪽 레이저에만

그래핀을 덮은 후 측정한 광 특성(오른쪽). 그래핀을 덮기 전(중간)에 두 개의 피크가 보이는데 이는 두 가지 색깔의

레이저 빛이 동시에 관측된다는 의미이다. 반면에 그래핀을 덮은 후(오른쪽)에는 한 가지 색깔만 관측된다]


그래핀 넓이를 제어해 국소적 광 손실 제어


빛의 파장 정도로 작은 광결정 공진기 안에서 광학적 이득과 손실을 구현하기 위해, 반도체 물질을 이용한 두 개의 동일 크기 광결정 공진기를 제작했다. 두 공진기 사이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두 공진기를 매우 가깝게 위치시켰다. 제작된 두 공진기 중 한 공진기에만 그래핀을 덮어 한 공진기는 광학적 손실이 발생하게 하고 다른 공진기에는 광학적 이득이 발생할 수 있도록 했다.


▲ 그림 2. 빛의 특성이 바뀌는 특이점 [두 가지 동일한 나노레이저의 개념도(왼쪽). 두 색깔이 하나로

바뀌거나 하나의 색깔이 두 가지 색깔로 바뀌는 레이저의 특이점을 보여주는 계산 결과(오른쪽).

빨간색 화살표가 특이점을 나타낸다]


제작된 광결정 공진기를 광펌핑해서 공진기 안 고유모드의 레이저 특성을 분석했다. 광펌핑을 통해 그래핀을 덮지 않은 부분에서는 광학적 이득이 발생하지만, 그래핀을 덮은 부분은 그래핀에 의한 광학적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여기서 광펌핑이란, 외부 빛을 이용하여 물질에 에너지를 주는 방식으로, 반도체 물질을 광펌핑해 레이저를 만들 수 있다.


그래핀에 의한 국소적 광이득/손실 분포의 구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그래핀을 적용하기 전과 후에 각각 레이저 특성을 스펙트럼과 모드이미지 분석으로 관찰했다. 그래핀 적용 전 광결정 공진기는 결합/비결합의 두 가지 고유모드 레이저 특성을 보인 반면, 그래핀 적용 후에는 단일 고유모드 레이저 특성을 보였다.


그리고 광펌핑 위치를 이동시키며 고유모드의 레이저 특성을 관찰했다. 그래핀이 부분적으로 덮은 광결정 공진기의 경우 그래핀이 공진기를 덮은 넓이에 따라 레이저 특성이 다르게 나타났다. 그래핀이 한 광결정 공진기를 2/3를 덮은 경우 항상 단일 고유모드 레이저 특성이 나타나는 반면, 그래핀이 한 광결정 공진기를 1/3만 덮은 경우 광펌핑 위치에 따라 결합/비결합 고유모드와 단일 고유모드 레이저 특성이 모두 나타났다.


특히 그래핀이 한 공진기를 1/3만 덮은 경우, 결합/비결함 고유모드에서 단일 고유모드 레이저로 상태가 변화되는 특이점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 이는 광결정 공진기를 덮는 그래핀의 넓이를 제어함으로써 공진기 내의 국소적 광손실이 효과적으로 제어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래핀의 광학적 흡수 특성은 외부에서 그래핀에 전압을 걸어 제어할 수 있다. 이번 실험에서는 이온겔(Ion Gel: 높은 전기용량을 지닌 고분자 고체 전해질)을 통한 전압 인가 방법을 활용해 그래핀의 광학적 흡수 특성을 변화시켰다. 그래핀의 광 흡수 특성을 전기적으로 제어함으로써 광결정 공진기 내 고유모드의 특이점이 조절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박홍규 교수는 “이 연구는 그래핀을 이용해 나노레이저의 특이점을 제어할 수 있음을 최초로 발견한 것이다. 물리 현상의 새로운 발견이다. 레이저 빛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어 미래 광학컴퓨터 개발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정리 :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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