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에 메모리까지 하나로"…삼성전자 '뇌' 닮은 반도체 개발 나서

2016.09.30 20:39:50

삼성전자가 인간의 뇌를 닮은 새로운 CPU(중앙처리장치) 개발에 나섰다. 인간의 뇌처럼 적은 에너지로도 기억과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로 인간의 뇌를 닮은 '뉴로모픽'을 선정하고 관련 소자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컴퓨터는 단기기억(D램)과 장기기억(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또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연산(CPU)를 모두 따로 수행한다. 이처럼 주기억장치, 중앙처리장치(CPU), 입출력장치 3단계로 구성된 컴퓨터 구조를 폰노이만 방식이라 부른다.
 
기존 폰노이만 방식은 속도와 효율 측면에서 한계에 직면했다. 폰노이만 방식은 수치 계산이나 정밀하게 작성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데 탁월하지만, 이미지나 소리를 처리하고 이해하는 데는 효율성이 낮다. 2012년 구글이 공개한 고양이 얼굴 자동인식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는 데 프로세서 1만 6000개가 필요했다.
 
반면 인간의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세포에서 기억과 연산을 동시에 처리한다. 전력소모가 적고 속도 역시 빠르다. 
 
삼성전자와 퀄컴 등 반도체업계는 더 적은 전력을 쓰면서 고차원적인 연산을 빠르게 수행하기 위한 '뉴로모픽'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뉴로모픽 기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인공지능' 산업에서도 선두를 차지할 수 있다. 
 
정은승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은 최근 외부강연에서 "2019년에는 500억개의 기기(device)가 연결될 것"이라며 "인간의 '뇌'를 닮아가며 지속 진화하는 반도체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의 뇌는 1.4㎏에 불과할 정도로 작지만 그 속은 1000억개의 신경세포(뉴런)가 1000조개의 시냅스로 얼기설기 연결돼 활발하게 기능하는 매우 중요한 중추신경계 기관이다.(출처=이미지투데이) 뉴스1 © News1

 

 

기존 컴퓨터는 데이터가 입력되면 이를 순차적으로 처리를 한다. 순차 처리 방식의 컴퓨터가 병렬로 동작하는 인간의 뇌를 모방해 기억과 연산을 대량으로 병렬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게 뉴로모픽 기술의 핵심이다.
 
따로 작동되는 메모리와 CPU를 인간의 뇌처럼 합치는 것이다. 이를위해 삼성전자는 SSD에 CPU를 탑재하는 방식을 연구 중이다.
 
뇌를 닮은 반도체 개발을 위해서는 의학계의 '뇌지도 연구'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삼성 종합기술원은 뇌 과학을 반도체에 적용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변화하며 스스로 판단하고 일을 수행하는 기본 메커니즘인 뇌의 '가소성(plasticity)'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낙점한 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도 뇌 기억 연구(서울대 박혜윤 교수)와 차세대 고집적 반도체소재 기술(KIST 우성훈 박사), 고성능 저전력 딥러닝 하드웨어를 위한 근사적 메모리구조(서울대 이혁재 교수) 등의 연구가 선정됐다.
 
정성진 한국뇌연구원 정책센터장은 "최근 촉발된 알파고를 비롯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미래산업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시발점"이라며 "산업계의 최대 이슈가 바로 인간의 뇌를 모사한 인공지능"이라고 말했다.

 

장은지 기자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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