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이 2026년 춘절을 앞두고 대규모 홍바오(红包) 마케팅을 통해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트래픽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중국 관영 통신사 성격의 신화통신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국내 대형 인터넷 기업이 잇달아 춘절 홍바오 계획을 발표하며 AI 트래픽 입구 선점을 올해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업계 분석가들은 춘절 마케팅이 AI 시장 경쟁 구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인터넷 기업들은 홍바오 보조, 춘완(춘절 연환야, 중국 중앙방송(CCTV) 춘절 특집 프로그램) 연동 이벤트, 생태계 서비스 연계, 소셜형 참여 방식 등을 통해 AI 트래픽 입구 경쟁을 한층 격화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AI 응용의 사용자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AI의 활용 장면과 상업화 공간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같은 보도는 과도한 홍바오 마케팅이 이용자를 피상적 상호작용에만 머물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전했다. 실질적인 가치 제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열기가 식은 뒤 이용자가 이탈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2월 2일(현지 시간), 알리바바 계열 AI 애플리케이션인 치엔원(千问) 앱은 300억 위안을 투입한 ‘춘절 초대 계획’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춘절 기간에 음식과 여가, 엔터테인먼트 소비를 할 때 ‘무료 결제’ 형식으로 지원해 AI 시대의 새로운 생활 방식을 체험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이벤트에는 타오바오 선구(타오바오 즉시구매), 페이주, 다마이, 허마, 톈마오 슈퍼마켓, 알리페이 등 알리바바 생태계의 다양한 서비스가 참여한다. 치엔원 앱 관계자는 이번 300억 위안 규모 ‘춘절 초대 계획’이 알리바바 역사상 춘절 행사 가운데 최대 수준의 투자라고 설명했다.
2월 1일(현지 시간)에는 텐센트 계열 원바오(元宝) 앱의 춘절 100억 위안 홍바오 이벤트가 시작됐다. 이는 텐센트가 2015년 춘완에서 50억 위안 규모 홍바오를 집행한 이후 보기 드문 대규모 춘절 투자 사례로 꼽힌다.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인 마화텅(Ma Huateng)은 내부 직원 회의에서 이번 행사가 11년 전 ‘위챗 홍바오’가 만들어낸 순간을 다시 일으키길 바란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각 기업이 공개한 춘절 홍바오 운영 방식을 보면 AI 트래픽 입구 선점이 공통된 핵심 목표로 나타난다. 바이두의 말년(馬年) 춘절 홍바오 이벤트 총액은 50억 위안이며, 개별 홍바오는 최대 1만 위안까지 받을 수 있다.
바이두는 바이두 앱 내에서 AI 상호작용, 카드 모으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홍바오를 지급하는 동시에, 원신(文心) 어시스턴트를 홍바오 시스템에 편입했다. 여러 가지 춘절 창의형 인터랙션을 통해 이용자가 이 AI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홍바오 수령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치엔원 앱은 1월 15일(현지 시간)에 이미 타오바오 선구, 알리페이, 타오바오, 페이주, 가오더 지도 등 알리바바 생태계 서비스와의 연동을 발표하고 AI 쇼핑 기능을 테스트해 왔다. 치엔원 앱 관계자는 이러한 조치가 춘절 이벤트를 위한 준비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시중의 다수 AI 어시스턴트가 여전히 채팅 기능에 머물러 있는 반면, 치엔원은 이번 춘절 기간 동안 실제 생활 소비 장면에 깊이 스며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트댄스는 자사 클라우드 및 AI 기술 플랫폼인 화산 엔진이 2026년 중앙텔레비전 춘완의 단독 AI 클라우드 파트너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바이트댄스의 AI 서비스인 더우바오(豆包)는 춘완 인터랙션에 직접 탑재돼 일부 AI 기반 상호작용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춘절 홍바오와 더불어 여러 인터넷 기업은 ‘AI+소셜’과 ‘다인 다(多) 에이전트 그룹 채팅’ 기능에 대한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텐센트는 ‘원바오 파이(元宝派)’라는 신규 기능의 내부 테스트를 시작했다. 설명에 따르면 이용자는 ‘파이’를 직접 개설하거나 기존 ‘파이’에 참여할 수 있으며, 해당 공간에서 원바오 AI가 대화 내용을 요약해 주거나 운동, 독서 등 관심사에 따른 챌린지 활동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이용자들은 ‘파이’ 안에서 이미지 2차 창작 기능을 활용해 함께 창작 활동을 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바이두의 원신 앱은 ‘다인, 다 에이전트’ 그룹 채팅 기능에 대한 새로운 라운드의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능은 하나의 그룹 채팅 안에서 ‘그룹 채팅 어시스턴트’, ‘개인 어시스턴트’, ‘헬스 매니저’ 등 여러 AI 역할을 동시에 호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바이두는 이를 통해 문제 해결과 결과 제공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가 2025년 10월(현지 시간)에 발표한 ‘생성형 인공지능 응용 발전 보고서(2025)’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 이용자 수는 5억 1천5백만 명에 달했다. 이는 2024년 12월과 비교해 2억 6천6백만 명이 늘어난 수치로, 반 년 사이 이용자 규모가 두 배로 증가한 것이다.
같은 보고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보급률이 36.5%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베이징 전연미래과기산업발전연구원 원장 루펑(Lu Feng)은 여러 대형 인터넷 기업의 최근 행보를 종합하면, 홍바오 인센티브가 이용자의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출 것으로 판단했다.
루 원장은 홍바오로 인한 보상이 AI 도구를 전 연령층으로 빠르게 확산시키고, 이용자 습관을 ‘수동 검색’에서 ‘능동 대화’ 방식으로 전환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이 일반 소비자 대상(C엔드) 제품 경험을 계속 개선하게 될 것이며, AI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어시스턴트에서 생활 서비스, 학습, 창작 등 실용적 분야로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루 원장은 장기적으로 대규모 언어 모델 시장이 단일 제품 경쟁에서 ‘모델+장면+생태계’가 결합된 종합 경쟁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춘절 홍바오 ‘대전’은 기업이 대규모 실제 상호작용 데이터를 축적하는 계기가 되고, 이를 통해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인터넷 기업이 단기 트래픽 지표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대체 불가능한 개인화 경험과 생태계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만 AI ‘장거리 레이스’에서 이용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루 원장은 ‘트래픽은 쉽게 사라지지만, 장기적인 이용자 잔존은 깊은 가치 기반의 결속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소비자 대상 대형 모델 서비스가 ‘단일 지점 상호작용’에서 ‘생태계 융합’으로, ‘이용자 사용’에서 ‘이용자 공동 창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루 원장은 AI를 결제, 소셜, 창작 등 핵심 서비스 장면에 깊이 통합해 끊김 없는 서비스 폐쇄망을 형성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또 일부 맞춤화 및 훈련 기능을 개방해 이용자가 AI의 성격과 전문 분야를 직접 설계하고, 나아가 창작 결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이 AI를 기업 제품에서 이용자가 함께 소유하는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시켜, 이용자와 AI 사이의 정서적, 사용 측면의 결속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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