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 전 주기에 대한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수소 생태계 확장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그룹과 코오롱그룹.
국내 수소 산업의 대표 주자인 두 그룹이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산업 전시회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이하 WHE 2025)에서 수소 기술력을 뽐냈다. 이들이 꾸린 전시 부스에는 개막 첫째 날인 4일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과 국회수소경제포럼 공동대표 이종배 국회의원, 현대자동차그룹 장재훈 부회장 등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관계자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WHE 2025에서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등 7개사 공동 부스를 마련하고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수소 기술과 역량을 뽐냈다.
먼저 수소 생산과 관련해 현대자동차그룹의 부스에는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자원 순환형 수소 생산 모델(W2H), 암모니아 크래킹 등 다양한 기술이 전시됐다.
PEM 수전해는 물을 전기 분해해 고순도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현대차그룹은 2027년 준공 예정인 울산 수소 연료전지 신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PEM 수전해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수소 충전 및 저장 관련 기술로는 2세대 700바(bar) 규모의 이동형 수소 충전소,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수소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등이 전시됐다. 이밖에도 패키지형 수소 충전소, 교환식 수소 저장 시스템, 액체수소 저장시스템 등의 모형이 선보여졌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디 올 뉴 넥쏘,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등 승·상용 차량을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된 수소 모빌리티 라인업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번에 전시되는 수소 경전술차량(ATV)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발열과 소음이 적고 항공 수송이 가능할 정도로 차체가 경량화된 것이 특징이다. 함께 전시된 수소전기 보트와 농업용 수소전기 트랙터는 수소 연료전지를 사용해 장거리 운항과 장시간 작업에도 적합하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수소가 제철, 항만 등 다양한 산업 에너지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미국 전기로 제철소를 디오라마로 구현해 탄소 저감 철강 제품 생산 공정과 공정별 감축 로드맵을 공유했다. 또한 수소와 공기를 혼합 연소시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하는 '수소 버너'를 비롯해 100㎾급 수소 연료전지 발전기, 수소 연료전지 무인운반차(AGV), 수소 연료전기 지게차 등도 선보였다.
코오롱그룹도 수소 생산부터 저장, 활용까지 수소 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첨단기술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코오롱그룹은 국내 수소산업 중추기업으로서 2020년 H2 MEET 첫해부터 줄곧 전시회에 참가해 왔다. 코오롱그룹은 올해도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ENP, 코오롱스페이스웍스 등 계열사가 부스를 꾸려 기술력을 뽐냈다.
그룹 내 수소 사업 분야 핵심 역할을 맡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 모빌리티의 핵심인 수분제어장치와 고분자전해질막(PEM), 막전극접합체(MEA) 등 첨단 수소 기술 부품 및 소재들을 선보였다. 수분제어장치는 현대자동차 ‘디 올 뉴 넥쏘’에 적용된 제품을 비롯해 비상발전, 선박, 열차 등 다양한 응용 분야의 제품이 전시됐다.
2013년부터 현대자동차에 수분제어장치를 공급해온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현재 북미, 중국, 유럽 등지에 자체브랜드 ‘에코메이트(Ecomate)’로 다양한 용도의 수분제어장치를 판매 중이다. 특히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연료전지 시스템 핵심인 스택(Stack)을 구성하는 소재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에너지와 열을 생성하는 PEM과MEA도 코오롱인더스트의 독자 기술로 개발해 내구성 등에서 경쟁 우위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향후 수전해 소재 기술을 개선해 그린수소 생산 소재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과불화화합물(PFAS) 규제에 대응해 탄화수소계 PEM 개발에 착수, 수전해 분야에서 선제적 사업화 추진을 모색 중이다.
코오롱ENP는 소음기 하우징, 히터 하우징, 막가습기 하우징, 이온필터 하우징 등 수소차 핵심 부품 소재들을 전시하며 수소차 특성에 최적화된 고기능성 소재 솔루션을 제안했다. 치수안정성, 저이온용출, 가스저감과 같은 성능 요구에 대응하는 동시에 극한의 환경에서도 부품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소재들로, 이를 통해 수소전기차 시스템의 효율과 품질을 한층 높이는 통합형 소재 기술력을 선보였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중간재 ‘토우프레그(Towpreg)’와 수소연료탱크를 전시했다. 이들 제품은 경량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자동차, 선박, 미사일 연소관, 우주발사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며, 54리터 수소연료탱크의 경우 국제연합 유럽경제위원회(UN ECE)의 R134 인증을 획득하며 수소 저장 시스템의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또 단일 부품 공급을 넘어 수소 저장 시스템 모듈까지 개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수소 저장 솔루션 사업을 확장 중이다. 특히 중간재 개발부터 부품성형, 시스템 모듈까지 모든 제조 과정의 밸류체인을 코오롱그룹의 자체 기술로 내재화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