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LiDAR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야생동물 보호와 운전자 안전까지 잡는다
포스코그룹이 환경부와 협력해 영상인식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동물 찻길 사고 예방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고, 4월 9일부터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제철소 등 산업현장에서 축적된 포스코의 AI 기술을 야생동물 보호라는 사회적 과제 해결에 적용함으로써, 기술의 공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포스코그룹의 사회공헌 활동 브랜드 ‘세포시(세상을 바꾸는 포스코그룹 시너지공헌활동)’의 일환으로, 포스코1%나눔재단 기금이 투입돼 추진됐다. 복잡한 사회문제를 그룹 차원의 융합 역량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산업기술의 인도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프로젝트의 중심 역할을 맡은 포스코DX(대표 심민석)는 ‘동물 찻길 사고 예방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도로에 설치된 스마트 CCTV와 라이다(LiDAR) 센서를 기반으로 도로 위 야생동물의 출현을 감지한다. 감지된 정보를 영상인식 AI가 판독·분석하고, 그 결과를 LED 전광판을 통해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구조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7월 포스코DX가 환경부, 국립공원공단, 국립생태원과 맺은 업무협약의 결과물로, 시범 지역은 로드킬 사고가 빈번한 ▲경기도 양평군 국도 6호선 일대 ▲오대산 국립공원 진고개 부근 등 두 곳이다.
포스코DX의 AI 시스템은 단순 감지를 넘어 야생동물의 종류, 출현 시간, 행동 패턴 등 다양한 요소를 딥러닝 기술로 학습해 객체(Object)와 행동(Action)을 자동 탐지·분석하고, 나아가 출현 가능성까지 예측하는 기능을 구현했다. 특히 오대산 지역에는 라이다 전문기업 아이요봇(대표 이계동)의 고성능 3D 라이다 센서가 적용돼 보다 정밀한 감시 체계를 갖췄다.
이번 기술은 지난 연말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공동 수립한 ‘제3차 동물 찻길 사고 저감대책(2025~2027)’에도 공식 반영됐다. 기존의 울타리나 경고 표지판 중심의 수동적 대응에서, AI 기반의 능동적 감시와 예측 체계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2025년 강원 횡성, 2026년 전북 남원 등으로 확대 설치가 예정돼 있으며, 2027년까지 실효성 검증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엄기용 포스코DX 경영지원실장은 9일 준공식에서 “산업현장에 주로 적용되던 AI 기술이 생물다양성 보전과 운전자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에 활용되는 데 대해 큰 의미를 느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실질적 효과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헬로티 김진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