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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산업 리뷰 ③] 미래 경쟁력 원천된 반도체, 치열했던 기술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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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산업 분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중 하나는 아마 반도체였을 것이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는 이제 한 기업을 넘어 국가의 경쟁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대만 등 굴지의 반도체 기업을 보유한 국가들은 올해 보이지 않는 기술 경쟁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했다. 반도체 주요 기업들은 자동차, IoT 등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을 펼치고 있다. 

 

CES, 반도체 기술 대전 펼쳐지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한 해의 전자기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3년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열렸던 ‘CES 2022’에서는 인텔, 엔비디아, AMD, 퀄컴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제품을 내놓으며 향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당시 인텔은 노트북용 12세대 모바일 프로세서 신제품들을 공개하면서 에이서, 델, HP 등의 PC에 탑재되는 신형 아크 외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선보였다. 인텔은 팻 겔싱어 CEO 체제에서 경쟁사들의 도전에 맞서 기존 시장을 방어하면서도 경쟁사가 강점인 분야로 진출을 꾀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노트북용 GPU인 ‘지포스 RTX 3080 Ti’로 맞대응했다. 엔비디아는 이 제품이 기존 고사양 데스크톱용 제품보다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사 기술이 적용된 노트북 제품들도 선보였다. AMD의 리사 수 CEO는 ‘라이젠 6000 시리즈’ CPU를 비롯한 새로운 제품을 공개했다. 이는 AMD가 인텔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임을 의미했다.

 

퀄컴은 자사의 모바일 기술 기반 프로세서를 PC 시장에도 진출시키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아노 어몬 퀄컴 CEO는 행사에 직접 참석해 그 일환으로 AR 글라스 등에 탑재될 AR 칩을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진출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올해도 나아지지 않은 반도체 수급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반도체 수급난은 업계의 주요 과제였다. 연초에는 반도체 생산장비에 사용되는 반도체마저 부족해지는 상황을 겪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업계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반도체 생산장비를 주문해서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만 해도 주문에서 납품까지 시간이 수개월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경우에 따라 최대 3년까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피터 베닝크 ASML CEO도 내년까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업계 경영진들은 반도체 부족 사태가 2024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편, 반도체 수급난에 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자동차다. 올해도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지속됐다. 이에 지난 3월 기준 국내 완성차 기업의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올해 3월 실적을 취합한 결과 국내외를 합한 글로벌 판매는 63만937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70만8838대)보다 9.8% 감소했다.

 

르노코리아차와 쌍용차가 작년 동월보다 호전된 실적을 보였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주춤하면서 전체 판매량이 줄었고, 한국GM도 실적이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지난해 코로나19 반사효과로 누린 내수 특수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원인이었다.

 

더욱 심화한 美中 반도체 전장

 

미국은 올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을 거세게 펼쳤다. 지난 10월 미 상무부는 고성능 AI 학습용 반도체와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특정 반도체 칩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이미 수출통제명단에 포함된 28개 기업에 대해 통제 범위를 확대하고, 관심 대상을 의미하는 미검증명단에 31개 기업을 추가했다.

 

상무부는 특히 이 조치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했다. 미국이 아닌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든 반도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을 사용했으면 수출을 금지한다는 조항이다. 두 번째 조치로는 미국 기업이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했다. 특히 생산시설의 소유가 중국 기업일 경우엔 거부추정원칙이 적용돼 사실상 수출이 전면 금지된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중국은 대비책을 강구하기에 나섰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YMTC와 수광 정보산업을 비롯한 반도체 업계 주요 기업 임원들을 소집해 비공개회의를 열고 미국의 제재에 따른 피해를 평가했다. 정부 관리들은 업체들이 운영을 이어가도록 내수시장에서 충분한 수요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지방정부들이 반도체 업계에 현금 인센티브와 정책지원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중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번 규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아직 불명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첨단 나노 경쟁 펼치는 삼성과 TSMC


삼성전자와 TSMC는 파운드리 분야의 최대 경쟁 기업이다. 올해 두 기업은 미세공정 실현을 위한 기술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지난 7월 삼성전자는 경기도 화성캠퍼스 V1라인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GAA 트랜지스터 구조 연구를 2000년대 초부터 시작했으며, 2017년부터 3나노 공정에 본격 적용했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로 평가된다. 3나노는 반도체 칩의 회로 선폭을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3 수준으로 좁힌 것으로, 삼성전자는 3나노 GAA 공정을 고성능 컴퓨팅에 처음으로 적용하고, 주요 고객들과 모바일 SoC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한편, TSMC 역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면서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기술 경쟁을 본격화했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첫 고객으로 애플을 확보하고 9월부터 3나노 칩 양산에 들어갔다.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스 등은 애플이 자체 설계한 M2 프로 칩에 TSMC의 3나노 공정이 적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3나노까지 기존 핀펫 공정을 유지하고 있어 공정 로드맵상 삼성전자가 TSMC를 앞선 모양새지만, 고객사 확보에서는 TSMC가 삼성전자를 앞서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TSMC가 애플을 3나노 공정 고객으로 확보한 것을 두고 안정적 수율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애플 외에도 인텔, 퀄컴, 미디어텍,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을 3나노 공정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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