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3분기 성적 공개서 '희비' 가른 요인은?

2024.11.08 16:16:54

서재창 기자 eled@hellot.net

 

두 기업의 3분기 실적, 콘텐츠 분야에서 희비가 엇갈려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콘텐츠 매출 등 요인으로 엇갈렸다. 

 

네이버는 8일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2조7천156억원, 영업이익은 38.2% 증가한 5천2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천32억원을 4.4% 상회했다. 네이버가 영업이익 5천억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은 3.8%포인트 오른 19.3%를 기록하며 6분기 연속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이는 2022년 최수연 대표이사 취임 후 네이버가 인건비·마케팅 비용을 적정 수준으로 통제하고, 인프라 투자를 합리적으로 집행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홈피드·클립 등 신규 서비스 출시, 기존 플랫폼 고도화 등 수익 창출을 통해 이용자가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머물도록 유도함에 따라 자연스레 광고 수익 증가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누적 매출 7조8천억원을 넘어선 네이버가 올해 처음으로 연매출 10조원을 달성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매출 9조6천706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매출 9조원대를 기록한 네이버가 2022년 3분기 영업이익 3천302억원, 작년 3분기 3천802억원, 지난 1분기 4천393억원 등 수익과 외형 확장 측면에서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사법 리스크 등으로 고전하는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은 같은 기간 4% 감소한 1조9천214억원, 영업이익은 5% 증가한 1천305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네이버와 비교하면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외형 성장이 둔화한 데다 자회사 부진이 이어지며 향후 사업성 전망이 불투명하고,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당국으로부터 중징계 결정을 받는 등 외부 리스크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0)는 "4분기 콘텐츠 부문이 플랫폼 대비 다소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3분기 두 기업의 실적은 콘텐츠 분야에서 희비가 갈렸다. 네이버는 일본 라인망가가 역대 최고 활성 이용자(MAU)와 유료 이용자를 기록한 것을 토대로 콘텐츠 매출이 1년 전과 비교해 6.4% 증가한 4천6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엔저 등 환율 변동 등 효과를 제거한 웹툰 글로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5% 성장하며 '스토리텔링 테크 플랫폼' 리더로서 입지를 다졌다"며 "무료 콘텐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으며, 특히 유료 이용자들의 '락인(Lock-In) 효과'로 유료 이용자당 월평균 결제액(ARPPU)은 전년 동기 대비 14.7% 성장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같은 기간 뮤직 부문 매출이 8% 감소한 4천709억 원, 스토리 부문은 12% 줄어든 2천187억 원으로 집계되며 차이를 보였다. 현재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에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며 수익 개선에 나선 상태다.

 

플랫폼·커머스 부문에서는 두 기업이 똑같이 성장했지만, 네이버의 성장 폭이 더 컸다. 네이버는 숏폼·피드 서비스를 통한 체류 시간 확대, 광고 상품 개선 등 영향으로 서치 플랫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9천97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톡비즈 부문을 필두로 플랫폼 부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9천435억원을 기록했다. 커머스 부문은 네이버가 12% 성장한 7천254억원, 카카오가 '선물하기' 등 영향으로 8% 증가한 2천151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월 글로벌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 브랜드 솔루션 패키지 등 새로운 수익화 모델을 제시했으며,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며 커머스 생태계 활성화를 유도한 점이 매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카카오 모두 미래 핵심 사업 사업으로 인공지능(AI)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AI 대전'을 예고했다. 카카오가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1분기 중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독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에 대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네이버도 이날 생성형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큐:'(CUE:)에 대해 언급했다.

 

최 대표는 콘퍼런스콜에서 "경쟁사 대비 크게 다르지 않은 생성형 검색 효과를 느낄 수 있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며 AI 브리핑 기능을 내년 모바일 통합으로 확장하고, AI 기반 맞춤형 쇼핑 기능을 고도화하겠다고 하는 등 연신 AI를 강조했다. 네이버는 오는 11∼12일 코엑스에서 팀네이버 콘퍼런스 '단 24'를 개최하고, 생성형 AI 서비스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향후 두 기업이 기존 중점 사업과 결합해 각기 다른 AI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토대로 소버린 AI 구축을 위해 B2B, B2C를 아우르는 전략을 추진하는 반면, 카카오는 '카나나'를 통한 B2C 방식 전략이 주를 이룰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합뉴스에 "네이버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분야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반면, 카카오는 클라우드로 사업을 본격화하지 않아 카카오톡·콘텐츠 등과 B2C 서비스로 할 것"이라며 "결국 두 회사 모두 광고 사업이 핵심이라 국내 내수 경기가 회복되는지에 따라 AI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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