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타깃 찾기 위한 위성 사진 분석에 사용하는 AI 도구 등이 주요 조달 대상 품목에 포함돼 있어
미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의 군사적 응용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WSJ이 인용한 미국 조지타운대 안보와 신흥기술 센터(이하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정보 부문과 경계, 정찰 부문의 AI 도구가 두 나라 국방 조달 계약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잠재적 타깃을 찾기 위한 위성 사진 분석에 사용하는 AI 도구 등이 주요 조달 대상 품목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WSJ은 미국과 중국이 AI의 군사 응용 중에서도 인간의 개입 없이 목표물로 가는 길을 찾는 무기 체계와 위성사진을 통해 목표물을 식별하는 수단과 관련한 연구 등을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센터는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지난 2020년 8개월 동안 미국과 중국에서 이뤄진 AI 관련 군사 조달 계약 수백 건을 분석한 결과, 약 3분의 1이 스마트 차량 및 자율주행 차량 관련 사안이었다고 전했다.
미중 양국은 AI를 활용한 군사 기술 분야의 훈련과 테스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중국 국방기술대학은 수십대의 드론이 서로 도와가며 교란 신호를 극복한 뒤 '자폭 드론'으로 목표물을 파괴하는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WSJ이 중국 관영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4월 영국, 호주 등과 함께 다수의 AI 탑재 드론을 사용해 탱크, 자주포, 장갑차 등 지상 차량에 대한 추적 및 공격을 시뮬레이션하는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그리고 올해 초, 미군을 위한 신흥 기술 연구를 조율하는 미국 국방고등연구청은 육해공 기반 AI 유도 드론을 필요시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입찰했고, 미국 국방부는 이달 초 생성형 AI 도구의 활용을 연구하는 팀을 만들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AI 기반 드론 기술의 최초 실전 시험장이 되고 있다고 WSJ은 소개했다. 이뿐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미국 안에서는 AI의 군사적 이용 측면에서 미국이 중국에 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무인·스마트 전투 역량 발전 가속화를 천명하는 등 중국이 국가적으로 AI의 군사 응용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결정한 데 이어 엔비디아의 최신형 AI 반도체에 대해 대중국 수출을 금지한 것 등이 미국의 그와 같은 우려를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의 군사적 응용이 미중간 제동장치 없는 무한 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WSJ의 취재에 응한 미국 관리들은 핵무기 위협과 같은 다른 현안과 더불어 군사 분야 AI에 대해 중국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여태 국제회의장에서의 짧은 의사소통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밝혔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