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로봇 산업 전체를 대상으로 일본, 독일, 미국, 중국 등과 전반적인 기술 수준이나 경쟁력을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은 R&D, 생산, 애프터마켓서비스에서 강세를 보였고 조달, 수요 부문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까지만 해도 중국은 로봇 종합 경쟁력 면에서 열세로 평가되고 있었지만, 조달과 수요 면에서 우리보다 앞서고 있다. 따라서 해당 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및 육성을 위한 역량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8일 열린 ‘지능형 로보틱스 컨퍼런스’에서 산업연구원 박상수 연구위원이 제조용 로봇산업의 가치사슬 단계별 경쟁우위 진단과 정책 과제에 대해 발표한 내용을 정리했다.
지능형 로봇은 우리나라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제2조에 포함돼 있다. 로봇은 인간을 모방해서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해서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기계로 정의한다.
국제로봇연맹(IFR)에서는 크게 제조형 로봇, 서비스형 로봇으로 구분하고 있다. 제조형 로봇은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에 넓게 분포해 있고 그 시장은 성숙 단계다. 주로 현장에서 인간이 수행하기 힘들거나 위험한 작업, 단순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다. 소품종 대량생산 시스템에 보급돼 있다. 수직 다관절, 수평 다관절, 병렬형, 직교좌표 등 로봇이 이에 해당한다.
서비스형 로봇은 크게 전문서비스, 개인서비스 로봇으로 구분한다. 전문서비스 로봇은 의료·국방·물류 분야 로봇이고, 개인서비스 로봇은 안내·청소·재활 등 분야에서 활용되는 로봇으로 나뉜다.
제조 로봇 산업이 시장에 활성화된 것과는 반대로 서비스형 로봇은 육성단계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서비스 로봇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대중이 방역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됐다. 해당 수요가 증가하면서 접객·방역·물류 분야 로봇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로봇 산업의 특징
로봇 산업은 R&D부터 서비스에 이르는 가치사슬이 연계돼 있어 산업, 기술 파급 효과가 큰 산업이다. 최근 4차 산업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 AI·빅데이터·IoT·클라우드 등 융합기술이 로봇과 접목되면서 기존 단순반복 로봇들이 고도화, 첨단화되고 있다. 현재 관련 산업에 양팔+협동로봇, 협동로봇 같은 로봇이 출시되고 있다.
로봇의 활용 영역은 기존 제조 영역뿐 아니라 서비스 영역으로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협동로봇은 제조 로봇의 근간이지만, 최근 푸드테크 분야에 진출하면서 로봇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 제조업 형식이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구매자 개별 니즈를 충족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으로 변화하면서 협동로봇, 첨단로봇 등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당 로봇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건비, 노동인구 감소 등 문제를 겪으면서 노동력 문제를 로봇 도입 및 자동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추세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공급망, 인력난 이슈가 대두됨에 따라 해외에 생산거점을 둔 기업이 자국 내로 생산 거점을 들여오는 오프쇼어링, 니어쇼어링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기업은 생산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동화 시스템 구축 및 로봇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연계된 관점에서, 현재 세계적 메가트랜드인 저출산, 고령화도 로봇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향후 생산 가능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로봇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로봇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및 첨단 산업 중심으로 기술 패권이 강조되고, 공급망이 자국 내로 집중되면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제조형 로봇이 향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로봇 산업 동향
매년 10월에 국제로봇연맹이 전 세계 로봇 수요, 공급에 대해 발표한다. 2021년 기준 세계 제조형 로봇 판매는 51만 7,385대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1.4% 성장했고, 최근 5년 간 성장률은 11.2%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2025년까지 제조형 로봇 산업은 연평균 7~8%로 안정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형 로봇은 중국이 최대 수요국가다.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제조업 스마트화를 촉진하면서 중국의 제조 로봇 수요는 크게 증가해 생산자동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리쇼어링, 니어쇼어링 등 정책으로 제조업 로봇은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국가별 수요를 보면, 전체 제조 로봇의 절반 이상인 26만 8,000대를 중국에서 수요하고 있고 일본, 미국, 한국, 독일 순으로 이어간다. 이 다섯 국가가 세계 제조형 로봇 수요의 80%를 차지한다. 해당 지표를 보면 중국이 가장 큰 제조 로봇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6%로 세계 4위지만 1위 중국과 비교했을 때 큰 격차를 보인다.
1. 세계 지역별 제조 로봇 수요
세계 제조형 로봇 수요는 자동차, 전기·전자 등 두 개 분야에서 전체 67%를 차지하고 있다. 금속, 기계, 플라스틱, 화학 분야에서도 전년 대비 27% 이상 수요가 늘어났다. 아시아 및 호주 지역이 전체 판매의 60~70%를 차지하고 있고, 2020년 대비 37%가량 증가하고 있다. 이는 중국 수요량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지역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 및 미주도 로봇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최대 공급 국가는 일본 기업이 전 세계 로봇 공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화낙, 가와사키, 야스카와 등 기업이 글로벌 로봇 공급을 주도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전체 공급량의 절반에 가까운 23만 1,000대를 일본이 생산하면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생산량의 80% 이상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전 세계 로봇 공급에 허브 국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전 세계 생산 점유율 4.7%를 기록하며 일본(44.7%), 중국(16.2%), 독일(4.8%) 다음 국가다. 아직까지 일본에 비해 열세인 상황이다.
2020년 ‘후지경제’에서 발표한 세계 10대 제조형 로봇 공급에서도 일본이 6개 기업으로 강세를 이루고 있다. ABB, 스토브리의 스위스, 쿠카의 독일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국내 로봇 기업의 경우, 2021년 기준 현대로보틱스가 약 1,700억 매출을 달성했다. 로보스타는 1,400억 규모다. 아직 10대 기업 안에 진출하기에 무리라는 평가다.
그러나 로봇 밀도 부분에서는 우리나라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밀도는 제조현장 근로자 10명당 보급된 로봇 대수다. 로봇 밀도는 우리나라가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로봇 밀도 1000대 기록은 전 세계 국가 중 최초 기록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 이후 현재까지 로봇 밀도 1위를 달리고 있다. 10명당 한 대 꼴로 보급되고 있어서 전 세계 최대 로봇 활용 국가다. 전 세계 평균 로봇 밀도는 141대인데, 우리나라는 8배 이상이기 때문에 로봇 활용 면에서 압도적이다.
우리나라 핵심 먹거리 산업인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에서의 활용이 독보적 로봇 밀도를 차지하는 이유로 분석됐다.
로봇 밀도는 싱가포르(670대), 일본(399대), 독일(397대), 중국(322대) 순서로 랭크됐다. 특히 중국은 현재 5위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9위였다. 1년 만에 4위가 상승했고, 증가율에서도 작년 대비 30% 이상 달성하면서 주요 국가 중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유하고 있다. 내년에는 3위에 안착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 세계 협동로봇 산업 동향
협동 로봇은 2021년 기준 전 세계 3만 9,000대가 판매됐다. 전체 제조용 로봇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이기 때문에 낮은 비율인 것 같지만, 성장세는 2017년 2.8%에서 2021년 7.5%를 기록해 4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전년 대비 증가세도 2020년 2만 6,000대에서 2021년 3만 9,000대로 49.6% 증가해 제조 로봇과 비교했을 때 훨씬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연평균 증가세도 30.8%로 가파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협동로봇 시장은 주요 시장 분석 기관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마켓스앤드마켓스 자료는 2021년 협동 로봇 시장 규모가 11억 달러에서 2028년까지 92억 달러로, 연평균 41.5% 급속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 대비 △안정성 및 편의성 확보 △가격 경쟁력(높은 ROI) △표준화가 어려운 금속, 플라스틱, 식음료 생산공정에 투입 가능 △확장성 확보 등이 평가 이유다.
국내 로봇 산업 동향
국내 로봇 시장은 로봇산업진흥원과 로봇산업협회가 매년 공급 기업을 대상으로 시장 규모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로봇산업 매출은 5조 6,000억 원이다. 2016년에 4조 6,000억 원에서 5년 사이에 1조 가량 증가했다. 연평균 4.1%정도 성장하고 있다. 세계 시장 연평균 11% 성장에 비해서는 낮은 추세지만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형 로봇이 전체 시장의 50%를 넘게 차지하고 있어서 우리나라 로봇 산업은 제조 로봇이 견인하고 있다. 부품 30%, 서비스 16% 순으로 차지하고 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제조 로봇의 비중이 줄어들고, 로봇 부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2021년 기준 제조형 로봇은 2조 6,000억 원 생산 규모이며, 성장률은 0.9%를 기록해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모습이다.
2017년에 3조로 최대 정점을 찍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미중 무역 갈등 고조, 제조 경기 침체 등 설비 투자 감소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전년 대비 2.2% 증가해 최근 5년 간 0.9%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1. 제조용 로봇산업의 가치사슬
산업 및 제품의 가치사슬은 6단계로 구성돼 있다. R&D, 디자인, 조달, 생산, 애프터마켓서비스, 수요다.
R&D는 제품에 대한 기술 및 기능의 가치에 중점을 둔 활동이다. 디자인은 미적 가치에 중점을 둔 활동이며, 조달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소재, 부품, 장비,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단계로 정의된다. 생산은 조달된 부품 및 소재를 이용해서 완제품을 제조하는 활동이고, 애프터마켓서비스는 판매 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수요는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분야다.
제조용 로봇산업의 가치사슬은 R&D, 조달, 생산, 애프터마켓서비스, 수요 등 다섯 단계로 정의한다.
제조업 로봇산업의 가치사슬은 조달단계의 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다. 조립산업이다 보니 제어, 구동, 센싱, 소프트웨어 등 부품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 가격 경쟁력이 결국 완제품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원가 비중이 높은 구동, 제어, 센싱의 기술 경쟁력과 원활한 부품 수급, 공급망 안정성이 결국 완제품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다. 우리나라는 하모닉 드라이브 같은 고정형 감속기 등 핵심 부품을 일본 및 독일에서 수입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조달 단계 경쟁력은 일본 및 독일 대비 취약한 부분이다.
애프터마켓서비스는 시스템 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구매자가 구입한 제조 로봇을 원하는 생산 현장에 자동화를 적용하는 작업을 시스템 통합기업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애프터마켓서비스는 시스템 통합으로 정의하고 있다.
2. 주요국과 우리나라 기업 성과 비교
우리나라 기업은 글로벌 선도국가 대비 기업 규모와 매출이 낮다. 일본, 독일 기업과 비교해보면, 일본 기업은 평균 매출액 78억 달러, 독일 기업 평균 매출액 121억 달러, 한국은 7,000만 달러다. 일본, 독일 기업에 비해 기업 규모가 영세하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일본은 7%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독일은 적자 없는 이익률을 보인다. 반면 한국은 최근 3년간 4.9%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일부 기업은 매출액, 영업이익에서 선도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기업이 평균 매출액보다 이하의 매출 규모를 기록하고 있고, 영업이익률 면에서도 –5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면서 전반적으로 기업 성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제조 로봇 기업이 일본, 독일 등 글로벌 선도기업에 비해 열세인 것으로 평가된다.
3. 경쟁 진단 방법론
재조형 로봇의 가치사슬을 R&D부터 수요까지 구분하고, 가치사슬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쟁우위 요소를 구분한다. 이어 각 경쟁우위 요소를 평가할 수 있는 평가지표를 다시 추출했다. 이를 한국, 일본, 스위스, 미국, 중국과 비교해 전반적 가치를 단계별로 우리나라 경쟁력을 판단했다.
경쟁우위 진단 결과, 일본과 독일 1,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R&D, 생산, 애프터마켓서비스에서 강세를 보였고 조달, 수요 부문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R&D는 72.8점이다. 일본(98.0), 독일(93.7), 스위스(85.0), 미국(81.2)에 이어 5위다. 일본 대비 90% 경쟁력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현대로보틱스, 로보스타 등 중견기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대부분 50억 미만 중소기업이 주류로 구성돼 있어 전반적으로 약세로 평가받는다.
조달은 67.2점으로, 6개 단계 중 가장 열악하다. 일본(97.0), 독일(94.8), 스위스(87.2) 등은 완제품뿐만 아니라 핵심 부품의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했다. 자체 내수시장 보유로 공급망 안정하고 있기 때문에 조달 단계에서는 상위권에 랭크했다.
한국은 3대 핵심 부품 중 모터 분야는 좋아지고 있지만, 고정밀 감속기 분야는 일본의 하모니 드라이브 시스템즈가 70% 차지하고 있고, RV 감속기도 나브테스코가 시장 점유율이 높아 성장이 요구된다.
최근 리더드라이브가 감속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전반적으로 국내 로봇 부품기업은 일본, 중국에 비해 열악하다. 내수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에 공급망 안정 및 제품 우수성에서 선도 기업에게 밀리는 추세다.
생산은 72.9점으로 5위다. 선도국 일본의 90%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일본, 독일은 업력 면에서 수준이 높고, 제품 생산 기술 노하우, 브랜드 인지도도 세계 최고다. 부품 분야도 글로벌 공급망, 기술력, 완제품 원가 경쟁력 등을 확보했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주류 산업으로, 선도기업에 비해 생산 기술력이 미흡하고, 부품 해외 의존도도 높다. 제품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세로 평가받는다.
애프터마켓서비스는 80.5점으로 5위다. 선도기업은 자체 부품 최적화 솔루션도 공급하면서 시스템 통합 면에서도 월등한 역량을 확보했다. 우리나라는 로봇 제품 생산 및 부품 기업뿐만 아니라 SI기업도 중소기업 위주로 구성돼 전반적인 기술, 생산, 가격 경쟁력 등이 미흡하다. 응용 및 시스템 통합 분야 핵심기술도 취약해 솔루션 공급 역량 면에서 선도국보다 뒤지고 있다.
수요는 73.4점이다. 선도국은 자체 내수시장 크기 때문에 높게 평가된다. 특히 중국(82.1)은 글로벌 제조 로봇 시장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 및 내수시장 규모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로봇 활용도가 높지만 중국, 일본에 비해 내수시장 규모가 작고, 우리나라 로봇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수요단계의 평가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4. 종합 진단 결과
우리나라는 73.8점이다. 일본, 독일, 스위스, 미국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일본, 독일은 부품과 완제품 기술력으로 모든 단계에서 최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1,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도국 대비 취약한 면이 많다. 조달, 수요 부문에서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및 육성을 위한 역량 집중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나라는 중국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로봇 종합 경쟁력 면에서 열세로 평가되고 있지만, 조달과 수요 면에서 우리보다 앞서고 있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통해 로봇산업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거의 우리나라 수준에 도달했고 일정 부분에서는 우리보다 우위다.
정책 제언
우리나라 로봇산업은 전반적 핵심역량 강화와 밸류체인 취약 부분(조달·수요)을 보완하는 전략 필요하다.
우리나라 로봇산업 강점은 정부의 체계적, 적극적 육성 정책 추진에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에 지능형로봇기본계획을 수립했다. 2009년부터 5년 단위로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3차 계획은 올해로 마무리된다. 내년에 4차 계획이 발표될 차례다. 지난 계획에서 R&D, 제품 실증, 보급, 수요까지 전반에 걸쳐 정책 수립돼 있었다.
제조 분야 수요기반 확보도 우리나라의 강점이다. 우리나라는 로봇 밀도 부문에서 1위인 것처럼 제조 중심의 산업 성장 구조에 의해 제조별 활용분야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 보유한 것도 강점이다.
그러나 약점이 강점보다 우세하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모토, 감속기 등 수입 의존도가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우리나라 제품 인지도가 낮고, 내수가 협소하다는 취약점도 상존한다. 전반적인 기업 규모와 업력도 약점이다.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도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제조산업이 가야할 발전 전략은 크게 4가지다. 첫째는 R&D 단계별 집중투자. 연구계발, 제품실증, 보급 등 전주기적 R&D 투자 관리, 둘째는 핵심부품에 대한 수입 의존도 낮추고, 부품 안정 수급 공급망 확보 필요, 셋째는 내수시장 한계 극복 위해 경쟁우위, 기술 및 제품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방안 모색, 마지막으로 중소기업 중심의 기업 생태계 극복을 위해 로봇 전문기업 육성 통한 공급역량 강화이다.
따라서 수요 중심의 R&D, 시장진입 고려한 상용화 개발, 수요처와 공급기업 중심의 검증과 실증, 보급 확산 등을 단계별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수요기업 참여형 대규모 실증이 필요하다. 제조로봇의 대규모 수요를 담당하는 대기업과 로봇 부품 완제품 기업이 제품개발 초기부터 함께 연계해 생산 현장에서 제품 성능과 신뢰성을 평가할 수 있는 트랙레코드를 확보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M&A 및 투자 전략도 필요하다. 로봇 기업에 대한 M&A 및 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R&D 역량 및 R&D 예산 부족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엔 대기업이나 산학연 기술협력네트워크 얼라이언스를 통해 R&D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 외에도 로봇 활용 영역에서 규제 개선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의견 청취 등 지원 방안 마련도 추진돼야 할 것이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