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화갈륨(GaN) 반도체’ 중간점검, 기술 경쟁은 계속된다

2020.07.23 15:36:48

이나리 기자 eled@hellot.net

[헬로티=이나리 기자]

 

전기차를 지금보다 더 빨리 충전할 수 없을까? 5G 이동통신의 대중화를 더 앞당기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은 무엇일까? 전력 기술 개발을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질화갈륨(GaN) 반도체가 몇 년 전부터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뿐 아니라 GaN 반도체는 5G 통신 기지국에 탑재되는 RF:Radio Frequency) 전력증폭기(PA:Power Amplifier)에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GaN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선도하기 위한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시장 현황에 대해 알아보자. 

 

 

 

질화갈륨(GaN) 반도체가 ‘핫’한 이유는?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더 작은 공간에서 더 높은 전력 밀도를 달성하고자 하는 요구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TV,휴대폰 등과 같은 소비자 가전을 비롯해 통신 하드웨어, 전기자동차, 데이터센터, 태양광 인버터 등의 산업은 전력 변환율 향상, 전력 밀도 증진, 배터리 수명 연장, 스위칭 속도 향상 요구에 직면해 있다. 

 

지난 60년간 반도체 업계에서 실리콘(Si)은 교류(AC)를 직류(DC)로 변환하고 DC 전압을 다시 휴대전화부터 산업용 로봇에 이르는 각종 기기에 필요로 하는 전압으로 바꾸는 모든 전기 부품의 토대를 이루어왔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부품들은 계속해서 개선되고 최적화되었지만, 실리콘의 물리적 특성 자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현재 주어진 공간에 더 많은 전력을 넣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장비 크기를 늘리는 것도 소형화되는 디바이스 트렌드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폼팩터를 바꿀 수 없다면, 쓸 수 있는 방법은 바로전력 밀도를 높이는 방법만이 해결책이다. 이는 전자 업계가 더 이상 실리콘을 기반으로 하는 전력용 반도체가 아닌, 새로운 체계의 전력용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롭게 등장한 질화갈륨(GaN) 반도체는 전력 시스템 설계의 미래를 주도할 새로운 체계의 공정 기술로 꼽힌다. GaN은 더 높은 주파수에서 더 높은 효율로 전력을 처리할 수 있고, 실리콘 부품과 비교해서 동일한 전력을 제공하면서 절반의 공간으로 손실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더 높은 주파수로 스위칭할 수 있다는 것은 GaN이 단일 스텝으로 더 넓은 범위의 전력을 변환할 수 있어서 복잡한 디바이스에서 필요로 하는 추가 전원 컨버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반도체는 다음 조건들을 갖고 있어야 한다.

• 높은 전력 변환 효율

• 높은 전력 밀도, 콤팩트한 사이즈

• 빠른 스위칭 속도

• 원가 절감

 

GaN은 이 모든 기준을 충족시키기에 안성맞춤이다. GaN 다이는 동급 실리콘 기판 다이보다 작아질 수 있으므로, 치수가 작아진 패키지로 제작할 수 있다. 또한 높은 운동성 덕분에, GaN은 높은 스위칭 속도를 필요하는 회로에 사용될 경우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GaN은 이미 실리콘 소자 용도로 구축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유리한 장점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기존의 실리콘 웨이퍼 제조 인프라를 이용하여 GaN 기반의 칩을 생산함으로써 기존의 칩 생산량을 다시 한 번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2030년에 이르면 에너지의 약 80%를 전력 반도체를 사용해 관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2005년의 30%와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수치다. 그러므로 30억 킬로와트시 이상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데, 이것은 연간 약 30만 가구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GaN은 실리콘 부품과 비교해서 동일한 전력을 제공하면서 절반의 공간으로 손실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사진 자료: TI) 

 

GaN 반도체가 성숙화되려면 해결할 과제 ‘원가 절감’ 

GaN 반도체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전력 기기 소재로서의 GaN 발전은 더뎠다. 즉 과거에 개발된 여느 반도체 기술과 마찬가지로, 성숙기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GaN 반도체는 높은 생산 비용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GaN 생산에서 비롯되는 낮은 수율에 비해, 실리콘의 성능 부족을 만회하고도 남을 만큼 상당한 비용상의 이점이 있어야 한다. 

 

실리콘카바이드(SiC) 기판으로 만든 GaN(GaN-on-SiC)은 실리콘 기판 GaN(GaN-on-Si)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이지만 생산단가는 더 비싸다. GaN-on-SiC는 최대 150mm 크기 SiC 웨이퍼에서 만들어지고, GaN-on-Si는 200mm 실리콘(Si) 기판에서 만들어진다. 단, RF GaN-on-Si는 현재로서는 150mm 웨이퍼에 더 적합하다. 

 

이처럼 실리콘(Si) 위로 GaN을 성장시키는 기술은 웨이퍼 기판 크기가 실리콘카바이드(SiC) 보다 더 넓어서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지만, 기판 깨짐 현상 등으로 실제 양산화는 아직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GaN 관련 조립 공정이 개선됨에 따라, 점점 수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단계다.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의 실리콘 기반 IC가 그랬던 것처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GaN의 수요가 급증하면 이는 자연스럽게 생산량 증대와 단가 인하로 이어질 것이다.

 

업계에서는 “GaN은 앞으로 수 년 내에 소규모 조립 현장 및 실험실에서 생산되는 단순한 틈새 반도체 기술이 아니라, 실리콘에 버금가는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상업성을 지닌 대규모 솔루션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다. 

 

GaN 반도체 어디에 활용될까? 

 

□ GaN 전력 반도체 

현재 GaN 전력 시장은 327억 달러 규모이다. 이는 실리콘 전력 시장에 비해 여전히 작은 규모이지만 GaN 기반의 디바이스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GaN 전력 사업은 2017년과 2023년 사이에 연평균 93% 성장함으로써 2023에 약 4억 2300 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GaN 전력 디바이스 시장 전망(자료: Yole Developpement) 

 

GaN 전력 시장에서 ​​전력 공급(파워 서플라이) 애플리케이션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즉 휴대폰의 고속 충전이다. 지난 2018년 GaN 전력 반도체 전문 기업인 내비타스(Navitas)와  엑사간(Exagan)은 GaN 솔루션이 통합 된 45W 고속충전 전원 어댑터를 출시한 바 있다. 

 

그 다음으로 GaN 전력 반도체가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온보드 충전기와 전원 어댑터,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용 DC-DC 컨버터, 자율주행차의 라이다(LIDAR)용 레이저 드라이버이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자동차에서 대당 100개가 넘게 사용되기 때문에 수요가 증대되고 있으며, 라이다는 GaN 전력 디바이스의 고주파 스위칭을 최대한 활용하는 고급 솔루션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GaN 반도체는 군용 고출력 레이더와 같은 군수·방산 분야와 민간 선박, 발광다이오드(LED) 소자 등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비롯해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 센터 업계는 48V DC 전원에서 직접 동작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의 실리콘 전원변환은 48V에서 대부분 컴퓨팅 하드웨어에 필요로 하는 더 낮은 전압으로 단일스텝으로 효율적으로 변환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중간단계들을 거쳐야 하므로 데이터 센터 전력 효율을 떨어트린다. GaN은 48V에서 서버나 칩으로 공급하기 위해서 POL(point-of-load)로 곧바로 스텝 다운할 수 있으므로 전원 분배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변환 손실을 30%까지 낮출 수 있게 된다.

 

□ GaN RF 반도체 

통신분야의 RF에서도 GaN 반도체의 수요가 높다. 5G 셀룰러 네트워크의 본격적인 출범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더 높은 전력으로 구동되는 고주파 장비들을 구축해야 한다.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셀 타워 장비의 크기를 늘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GaN의 전력 밀도는 큰 이점을 가진다.

 

향후 GaN은 비용 효율성이 개선되면 소비자 가전제품과 같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시장을 먼저 선점해라! 불붙은 특허출원 경쟁 

 

□ GaN 전력 반도체 

10년 전 초창기 GaN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의 도시바(Toshiba)와 미국의 인터내셔널 렉티파이어(International Rectifier, IR)는 GaN-on-Si 특허 환경을 주도했다. IR은 2010년 2월에 GaN 전력 반도체를 이용한 MCM(Multi Chip Module)인 'iP2010 TRPbF'와 'iP2011TRPbF'시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IR과 미국의 트랜스폼(Transphorm), 일본의 파나소닉(Panasonic), GaN시스템즈(GaN Systems)가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에 최초의 GaN-on-Si 전력 장치를 샘플링 및 상업화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GaN 전력 반도체 생태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 밖에 온세미컨덕터(ON Semiconductor), 다이아로그(Dialog), 나비타스(Navitas), VisIC,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도 연이어 GaN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다. 

 

▲애플리케이션별 GaN-on-Si(실리콘 기판 GaN)의 특허 동향(자료: Yole Developpement) 

 

 GaN RF 반도체 

RF 전자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GaN-on-Si 분야에서는 인텔(Intel)과 마콤(Macom)이 특허를 주도하고 있다. 인텔의 RF GaN-on-Si 특허 포트폴리오는 주로 SoC, RF 스위치, 초단 채널 길이, 필드 플레이트 및 III-N/실리콘 모놀리식 IC에 사용되는 III-N 트랜지스터와 관련돼 있다. 인텔 포트폴리오의 약 75%는 주로 17개의 특허를 보유한 미국과 20 개의 특허를 보유한 대만간에 분산 된 특허 출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텔 포트폴리오의 약 75%는 17개의 특허를 보유한 미국과 20개의 특허를 가진 대만을 중심으로 분산된 특허 출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4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후지쓰(Fujitsu)와 2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마콤은 GaN-on-Si RF 분야에서 시행 가능한 IP 측면에서 특허 환경을 주도하고 있다.

 

후지쓰의 포트폴리오는 SiC를 포함한 다른 기판이나 다른 애플리케이션에 구현될 수 있는 GaN-on-Si 소재 특허에 중점을 두면서 인텔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특허 전략을 채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마콤의 포트폴리오는 상용화, 장치, 모듈 및 패키지 레벨에서 특정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면서 RF를 위한 GaN-on-Si 기기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레미코민(Rémi Comyn) KnowMade 연구원은 “계속해서 전력 응용 분야를 위한 GaN-on-Si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2014년을 기점으로 특허 활동이 크게 가속화되지는 않았다. 그나마 2014년 인피니언이 IR를 인수 후에 특허출원 했으며, 후지쓰가 전원 공급 장치 사업을 미국 스타트 업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후 트랜스폼의 포트폴리오가 크게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GaN 시장에서 특허에 크게 기여한 분야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과 스마트 조명 애플리케이션. 조경에 사용되는 GaN 기반 마이크로 LED였다. 마이크로 LED 분야 또한 저전력이 핵심이기 때문에 기술 특허에 주목하고 있다. 

 

□ 국내에서도 GaN 기술 특허출원 증가

국내에서도 GaN(질화갈륨)와 SiC(탄화규소) 기반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관련 특허출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SiC, GaN 기반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관련 특허출원은 2015년 10건, 2016년 13건, 2017년 18건으로 꾸준히 증가해 오다가 2018년에는 33건으로 2017년 대비 83.3% 급증했다.

 

특허출원은 연구개발이 활발하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출원인 관련 동향을 살펴보면, 2015년 40%이던 내국인 출원 비중이 2018년 66.6%로 급증했다. 이는, 메모리 분야에 비해 미흡하다고 평가되는 비메모리 전력반도체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17년 이전까지 연 5건 미만이던 중소·중견기업의 출원건수도 2018년에는 13건으로 크게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이동영 전자부품심사팀장은 “각종 환경규제로 에너지 효율이 중요시되고 있는 추세에서 전력반도체 분야는 팹리스 중소·중견기업에게도 기회의 영역”이라며 “높은 수준의 신뢰성이 요구되는 산업 특성상 꾸준히 기술역량을 축적하고 강한 특허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 특허청

 

GaN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 인수합병 또는 기술협력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높은 R&D 비용과 함께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최첨단 기술을 요구하고, 기술 트렌드가 빠르게 진행되는 반도체 시장에서는 경쟁사 보다 앞서서 기술을 도입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런 노력을 효율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이 기술협력과 인수합병이다. 

 

2014년 8월 인피니언은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GaN 기술을 보유한 인터내셔널 렉티파이어(IR)를 30억 달러(약 3조24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인수 금액은 인피니언 설립 이후 역대 최대 규모였다. 또 인피니언은 ‘콜드 스프릿(Cold Split)’ 기술을 개발한 시텍트라(Siltectra)를 2018년 11월 인수를 결정했다. 이 기술로 SiC 웨이퍼를 절단해 하나의 웨이퍼에서 칩 수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인피니언은 GaN 기술을 보유한 인터내셔널 렉티파이어(IR)를 인수했다. 인피니언의 아룬자이 미탈 경영이사회 위원, 라인하드 플로스 CEO, 도미니크 아삼 CFO(왼쪽부터) 

    

일본 반도체 기업 로옴(ROHM)은 2018년 6월 전력반도체 업체인 GaN시스템과 협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GaN 전력 디바이스 사업을 시작했다. GaN시스템은 트랜지스터, 로옴은 전자부품 설계·제조 기술을 제공하기로 협약했으며, 우선적으로 GaN 시장에서 가장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인 아시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연구개발(R&D)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서 로옴은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용 구동 분야 기업인 리드라이브테크놀로지(Leadrive Technology)와 2017년부터 협력관계를 맺고 SiC 파워 디바이스를 탑재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을 교류해 왔다. 이를 발판으로 양사는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의 자유무역시험구 임항신구에 ‘SiC 기술 공동 연구소’를 개설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로옴의 SiC MOSFET 베어 칩 및 절연 게이트 드라이버를 활용한 차량용 파워 모듈, 인버터 개발을 중점적으로 할 예정이다.   

 

▲로옴과 리드라이브는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 ‘SiC 기술 공동 연구소’를 개설했다. 제막식에서 악수하는 리드라이브 이사장 겸 총경리 센 지에(Shen Jie) 박사 (우측), 로옴 신야 쿠보타(Shinya Kubota) 이사(좌측)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 이하 ST)는 GaN 전력 반도체뿐 아니라 GaN RF 반도체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업체간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2월 ST는 RF 애플리케이션용 GaN-on-Silicon 개발을 위해 마콤(MACOM)과 협력했다. 마콤의 경우 다양한 RF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되고, ST의 경우 이동통신 분야 외의 시장에서 사용된다. 양사 모두 GaN을 사용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지만, 구조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마다 다른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연이어 2018년 10월 ST는 프랑스 원자력청(CEA) 산하 전자정보기술연구소 레티(이하 CEA-Leti)와 파워 스위칭 디바이스용 GaN-on-Silicon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ST 또한 전력 GaN-on-Si 기술을 통해 하이브리드 및 전기 자동차를 위한 온-보드 충전기, 무선 충전, 서버 애플리케이션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양사의 협업은 200mm 웨이퍼 상에서 첨단 GaN-on-Si 다이오드와 트랜지스터 구조를 개발하고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둔다. ST는 레티와 함께 IRT 나노일렉의 프레임워크 내에서 레티의 200mm R&D 라인을 이용해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2019년에 엔지니어링 샘플을 검증했다. 또 레티와 ST는 고전력-밀도의 파워 모듈 조립시 디바이스 패키징을 개선해주는 첨단 기법들을 연구하고 있다.

 

2020년 3월 ST는 프랑스의 GaN 기업인 엑사간(Exagan)의 최대 지분을 인수했다. ST는 엑사간의 GaN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자동차, 산업, 컨슈머 애플리케이션에 맞는 전력 GaN 전력 디바이스 비즈니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ST의 사장 겸 CEO인 장 마크 쉐리(Jean-Marc Chery)는 “ST는 실리콘 카바이드 분야에서 강력한 모멘텀을 구축해 왔다. 이제 잠재력이 뛰어난 또 다른 복합재인 질화갈륨 분야로 확장하면서 자동차, 산업, 컨슈머 시장에 걸쳐 고객들이 GaN 기반 전력 제품의 채택을 가속화하도록 이끌고 있다”며, “현재 프랑스 투르(Tours)에서 진행 중인 CEA-Leti와의 GaN/Si 헤테로 에피택시(hetero-epitaxy) 공정 개발사업과 더불어 최근 발표된 TSMC와의 협업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GaN RF 시장 생태계 

 

아나로그디바이스(ADI)도 2017년 원트리마이크로디바이스(OneTree Microdevices)를 인수함으로써 GaAs 및 GaN RF 증폭기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그 당시 그렉 헨더슨(Greg Henderson) ADI RF 및 마이크로파 사업부 부사장은 “원트리의 GaN 기술을 ADI가 보유한 인프라, 방위산업 및 계측 장치 분야용 고성능, RF 및 마이크로파 시그널 체인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확대시키겠다”고 말했다. 

 

GaN 반도체 기업 트랜스폼(Transphorm)은 반도체 업계에서 협력과 관련해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2014년 온세미컨덕터는 트랜스폼과 GaN 기반 전력 시스템 솔루션 개발을 위해 파트너쉽을 구축했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600V GaN 트랜지스터 기반 솔루션은 통신, 서버 시장에서 200와트(W)에서 1000W에 달하는 소형 파워 서플라이와 어댑터용 고출력 밀도 애플리케이션에 활용되고 있다. 

 

마이크로칩(Microchip) 또한 트랜스폼과 파트너쉽을 지난 4월에 발표했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4세대 GaN 기술이 접목된 트랜스폼의 4kW AC-DC 변환 토템 폴(Totem pole) 기반의 브릿지리스 PFC(power factor correction, 역률보상) 평가 보드에 마이크로칩의 dsPIC33CK 디지털 신호 컨트롤러 보드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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