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소프트 로보틱스 관련 연구에 주목이 집중되어 국제 논문지나 학회, 서적 등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의 주목을 모으고 있는 것은 이 분야가 로보틱스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적 재료나 화학, 생물학 등의 분야에 대한 연구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로보틱스 연구자는 소프트 로보틱스라는 새로운 학제적 분야에 어떻게 공헌하며, 지위를 획득해 갈 것인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밝혀야 할 단계가 됐다고 할 수 있다.
필자의 연구그룹에서는 20년 정도 전부터 생물 규범 연구의 중요성에 주목, 많은 로봇을 만들어 여러 가지 가설을 제안해 왔다. 연구를 시작한 당초에는 로봇을 완전히 제어할 수 없어 수동성과 부드러움을 중시하는 방법은 비교적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소프트 로보틱스가 확산됨에 따라 점차 연구의 중요성이 인식되어 온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부드러운 휴머노이드에 관한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일반용 해설도서에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으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이 글에서는 필자의 연구그룹에서 지금까지 개발해 온 인공근육에 의해 구동되는 근골격 로봇 대해, 어떠한 동기와 목적으로 개발하고 어떠한 지식을 얻었는지를 시계열에 따라 소개하려고 한다. 그리고 소프트 로보틱스를 단순한 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학문 분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향성이 필요한지에 대해 제언한다.
수동 보행 규범의 근구동 이족 로봇
수동 보행은 1990년에 McGeer에 의해 제안된 이후, 로보틱스 연구자의 관심을 모아 왔다. 로봇이 가지는 동특성에 의해 모터, 센서가 없어도 보행할 수 있는 수동 보행은 주로 에너지 효율과 인간에 대한 행동의 유사성이라는 의미에서 주목을 받았다. 흥미 깊은 것은 많은 주목을 받았으면서도 이 사고에 대응한 연구가 오랫동안 그다지 발표되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로봇의 수동성이 주목을 모은 것은 2005년 수동 보행을 규범으로 한 로봇의 에너지 효율에 대해 의논한 Collins 등의 SCIENCE지 논문이다. 논문의 공동 저자였던 Wisse 등은 수동 보행을 규범으로 한 공기압 인공 근구동 로봇을 개발, 안정성에 대한 의논을 하고 있다.
저자는 1998년에 수동 보행의 연구에 착수했는데, 그때까지는 주로 모델 기반 제어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으며, 시각을 이용한 로봇의 반사적 제어 등을 실현했다. 모델 기반 제어에 관해 가장 강력한 가설은 모든 작업은 목표 궤도(목표값)로 주어진다는 것이다. 일단 작업이 목표 궤도로 변환되면, 제어설계자는 원래의 작업이 무엇이었는지에 상관없이 그 목표값을 실현하는 것만 생각한 제어칙을 만들면 된다. 이 가설은 작업 설계와 제어를 명쾌하게 나눈다는 의미에서 매우 편리하지만, 한편으로 작업을 목표 궤도로서 어떻게 부여하면 좋을지 하는 문제를 풀어야만 한다. 저자가 수동 보행의 연구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그것이 목표 궤도라는 개념을 갖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로봇의 수동성(동특성)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액추에이터에 관한 좋은 아이디어가 없었다.
때마침 발견한 Wisse 등의 그룹에 의한 공기압 인공 근구동의 아이디어에 매우 공감해, 공기압 인공 근구동의 이족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Wisse 등은 수동 보행의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에 흥미를 가지고 연구하고 있었지만, 우리의 흥미는 수동 보행이 목표 궤도라는 중개를 거치지 않고 보행이라는 원하는 행동을 실현하는 것에 있었다. 이것을 연구하면, 목표 궤도를 갖지 않고 원하는 행동을 실현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맨 처음 생각한 것은 로봇의 속도를 목표값을 거치지 않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일반적인 휴머노이드 로봇은 신체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목표값을 변화시키고, 그것에 추종하는 제어를 적용함으로써 그 속도를 변화시킨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이러한 속도 목표값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보행 속도를 바꾸면 좋은 것일까.
그림 1에 처음에 개발한 수동 보행 규범의 이족 보행 로봇 ‘쿠우카쿠(空脚, Que-Kaku)’를 나타냈다. ‘쿠우카쿠’의 특징은 고관절이 인공근에 의한 길항 구동이었던 것이다. 수동성을 이용해 보행을 계속하는 것이라면, 다리를 앞으로 떼는 근육만 있으면 된다.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는 것이라면, 근육의 수는 가급적 적은 편이 좋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수동 보행 규범의 로봇에는 주동근만 장비되어 있었다(실제 Wisse 등에 의해 개발된 로봇 ‘Mike’에는 주동근만 존재한다).
‘쿠우카쿠’의 연구 목적은 수동성을 이용해 로봇의 목표값을 거치지 않고 행동을 만드는 것이었다. ‘쿠우카쿠’의 고관절 길항의 강도를 바꾸면, 그 강도에 따라 보행 속도가 변화하는 것이 실험에 의해 확인됐다. 목표 궤도를 거치지 않고 보행 속도를 바꿀 수 있는 최초의 로봇이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 규범의 근골격 로봇
‘쿠우카쿠’에 의한 실험 후, 길항에 따른 긴장의 변화는 보행 이외의 로코모션을 실현할 수 없을까 생각했다. 수동 보행 로봇은 신체의 동특성이 보행에 특화되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행동의 배리에이션이 없다. 심하게 말하면, 수동 보행 로봇에는 고윳값이 하나만 있으므로 단일 보행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인간은 길항근의 강도를 조정함으로써 관절의 탄성을 변화시켜 여러 가지 운동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쿠우카쿠’에 발목을 붙인 ’쿠우카쿠 R’을 개발, 길항 구동에 의한 관절 탄성을 바꾸어 도약시키거나 주행 시키거나 하는 실험을 했다(그림 2).
‘쿠우카쿠 R’의 문제점은 도약이나 주행을 하기 위해서는 근육의 구동 패턴에 대해 많은 탐색이 필요한 것이었다. 설계자는 여러 가지 구동 패턴을 시험해, 로봇이 도약이나 주행할 수있는 파라미터를 탐색할 필요가 있었다.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면, 애초에 목표값을 거치지 않고 만들기 시작한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행동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어칙에 관한 세부 튜닝이 필요하게 된다. 이래서는 원래의 발생에 역행하게 된다.
이 의문은 의외의 곳에서 해결됐다. ‘쿠우카쿠 R’을 생체역학 연구자에게 보여 줬더니, 이 로봇은 인간의 좋은 모델이 아니라는 의견을 들었던 것이다. 인간의 다리 근골격 구조가 충분히 모방되어 있지 않다. 특히 이관절근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지적받았다. 즉시 이관절근을 부가해 인간의 다리 구조를 흉내낸 로봇 ‘쿠우카쿠 K’를 개발했다(그림 3). 개발 당초에는 이들 이관절근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그다지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들을 이용해 관절 간의 협조운동을 만들어낼 수 있고, 더구나 그 강도를 변화시킴으로써 관계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를 들면, 비복근의 강도를 변화시킴으로써 무릎과 발목의 연동을 변화시켜 도약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그 결과 온라인에서 각 근육을 세밀하게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이관절근을 조정해 두면 실제로 운동할 때에는 관절 간의 연동을 이관절근이 만들어내 보다 간단하게 운동을 설계할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 세밀한 근육의 제어가 필요 없다는 것은, 제어 시의 계산 부하가 작다는 것이다. 근골격 구조를 이용해 제어의 세부 튜닝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고관절이 외선된 아기 로봇의 보행 출현
신체의 구조가 제어의 양을 줄인다고 하는 생각은 Peifer에 의해 제안된 신체성의 사고와 통한다. 신체가 가지는 특성을 활용하면 제어가 간단해지거나, 학습 결과 동일한 행동에 포함될 확률이 올라가는 것이다. 다음으로 저자가 주목한 것은 아기의 보행 학습이다. 아기의 다리 형태는 고관절의 외선(이른바 안짱다리)이 하나의 큰 특징이다. 이 외선이 보행 학습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가설을 생각했다. 운동학적 해석을 해 보면, 실제로 고관절이 외선하고 있으면 제자리걸음만으로 신체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아기 로봇 ‘Pneuborn13 히토미’는 크기가 실제로 아기와 비슷한 정도의 로봇으로, 그 양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를 예측하기 위한 플랫폼이었다(그림 4).
발목의 유연성
이야기를 이족 보행으로 되돌려 보자. ‘쿠우카쿠’ 로봇 시리즈는 원래 수동 보행을 규범으로 하는 로봇에서 스타트했기 때문에 상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상체가 없는 로봇의 이족 보행은 인간의 모델로서는 충분하지 않으며, 우리의 연구 목표 중 하나는 인간과 동등한 행동을 하는 이족 보행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상체가 있는 이족 로봇 ‘Pneumat’ 시리즈의 개발을 시작했다.
그림 5는 상체가 있는 최초의 수동 보행 규범 이족 로봇 ‘Pneumat-BT’를 나타낸다. 이 로봇은 수동 보행 로봇 규범으로 되돌아가 설계됐기 때문에 수동 보행 로봇의 특징 중 하나인 원호 발을 장비하고 있다. 원호 발은 그 위를 신체가 구름으로써 추진력을 내는 수동 보행에 있어서는 중요한 설계의 하나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원호 발은 멈춰서는 것이 어렵다는 기본적인 결점이 있다. 쿠우카쿠 R은 이러한 것을 고려해 평평한 족부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앞에서 말한 세밀한 파라미터 조정이 필요했던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인간의 경우 발목의 유연성이 원호 발과 동일하게 추진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식견에 기초해, 유연한 발목이 있는 ‘Pneumat-BB’(그림 6)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유연한 발목의 기능을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을 닮은 다리 근골격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관절근을 갖추고 있다. 이들을 구사함으로써 상체가 있는 이족 보행을 실현했다. 그 보행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되고, 자세의 안정화를 하지 않는 위상 제어로 15분이 넘는 러닝머신 보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로봇의 신체성과 위상 제어가 가지는 안정성이 크다는 것이 실험적으로 증명됐다.
국소적인 반사와 안정된 로코모션
다양한 다리 로봇을 설계, 시제작해 보행과 도약, 주행 등의 실험을 진행해 가는 가운데, 우리들 중에 2차원 내에 구속된 운동과 우리들이 하고 있는 3차원 운동 사이에는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큰 홈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생기게 됐다. 2차원에 구속된 운동의 결과 얻어진 식견은, 3차원 운동에 있어서는 상당히 한정적인 효과밖에 나타나지 않고 새로운 문제 쪽이 행동을 만들어내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받아들여, 특히 인간 다리의 3차원 근골격 구조에 주목해 로봇 ‘Pneumat-BS’를 개발했다(그림 7). 그러나 인간에게 볼 수 있는 근골격의 자세한 형태까지 모방하지 않고, 예를 들면 볼 조인트를 여러 개의 근육에서 구동하는 설계의 결과, 이 로봇은 보행을 거의 실현할 수 없었다.
관절은 단지 부드러우면 좋은 것은 아니다. 체중을 지탱하는 방향으로는 단단하고, 운동 방향으로는 부드러울 필요가 있다. 인간 근골격의 흥미로운 점은 단일 관절에서 이러한 모순되는 두 가지 기능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 흥미를 가지고 중전근의 기능에 대한 가설과 로봇에 의한 검증도 했다. 이렇게 뼈의 형태와 보행이나 도약이라는 로코모션의 관계는 그 후의 사체 발에 관한 연구로 발전해 가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이 글의 취지에서 벗어나므로 별도의 글에서 의논하기로 한다.
도약의 경우도 ‘쿠우카쿠 K’와 같이 한 다리 로봇, 즉 정중면 내(2차원 평면 내)의 도약 안정성을 의논하는 것은 비교적 단순한데, 두 다리 도약 즉 3차원 도약이 되자마자 문제는 매우 복잡해진다. 두 다리 로봇의 도약에서 인공근과 같이 부드러운 액추에이터를 사용하면, 오른쪽 다리와 왼쪽 다리를 완전히 동일하게 설계해 동시에 제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어느 한 쪽이 다른 쪽보다 강해지는 것은 거의 확실하며, 3차원 도약의 경우 도약했을 때에 신체가 수평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회전을 동반한다. 따라서 양발이 동시에 착지하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다. 인간의 경우에도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은 아니며, 반드시 수평으로 뛰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안정된 도약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일까.
물론, 시각과 평형감각에 의한 피드백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뇌의 투사가 100ms 정도의 지연을 가지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외에 도약을 안정화시키는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나는 지금까지 보아 온 근골격계가 가지는 유연성에 의해 제공되는 동특성이 제공하는 안정성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 인간의 근육에는 다양한 반사가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신장 반사이며, 우리는 이 신장 반사가 도약의 안정성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웠다.
그림 8에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만든 로봇 ‘Pneumat-BR’를 나타냈다. 당시의 기술로는 신장 반사를 만들어내기 위한 인공근 추를 실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발바닥의 접촉 센서로 신장 반사를 실현했다. 이 로봇을 통한 실험에 의해 신장 반사와 반대측 다리의 구동근에 대한 측방 억제가, 도약을 보다 안정 측으로 움직이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 실험적으로 증명됐다.
로코모션 연구에 대한 소프트 로보틱스적 접근
지금까지 20년 동안 우리 연구그룹에서 로코모션에 관해 어떠한 연구를 진행하고, 로봇을 시제작해 왔는가 하는 설명을 했다. 기술적, 이론적으로 세세한 이야기를 하면 지면이 부족하기 때문에 각 로봇을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설계하고, 또한 어떠한 가설을 검증해 왔는지에 초점을 맞춰 설명했다. 각 연구에 대해 기술적 논점이나 구체적인 실험 결과가 알고 싶은 경우에는 각각의 논문을 참조하기 바란다.
이들 연구는 로코모션으로 특화해 학술적인 흥미가 끄는 대로 이루어졌는데, 모든 연구는 공기압 인공근이라는 유연한 액추에이터를 이용하고 신체성을 최대한 이용해 로봇의 행동 퍼포먼스를 향상시키는 것에 할애하고 있다. 이들 연구를 되돌아보면, 지금까지의 딱딱한 로보틱스와는 다른 중요한 논점이 떠오르지 않을까.
첫 번째로 원래 이 연구의 발단이 된, 목표값에 관한 의논이다. 지금까지의 딱딱한 로보틱스에서는 하드웨어 설계자는 주어진 정도로 움직일 수 있는 ‘딱딱한’ 로봇을 만들어 왔다. 공기압 인공근에 대해서는 그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주어진 목표값에 관한 추종성이 나쁘다는 이유로 Wisse 등에 재발견되기까지는 거의 채용되지 않았다. 공기압 인공근 자체의 개량은 진행되고 있었지만, 그것을 사용한 로봇 제어는 목표값을 통한 딱딱한 제어이며, 인공근의 부드러움은 목표 추종 제어를 보다 어려운 과제로 만들어 버렸다(예를 들면 B. Verrelst 등이 저술한 ‘The Pneumatic Biped “Lucy” Actuated with Pleated Pneumatic Artificial Muscles’). 제어에 종사하는 연구자는 플랫폼의 제어 정도는 보장되어 있다는 전제 하에 구체적인 하드웨어의 특성과는 독립적으로 목표값이라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로봇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결과 로봇은 본질적으로 딱딱해져 버렸던 것이다. 소프트 로보틱스에서는 이러한 목표값의 중개를 거치지 않고, 로봇의 신체성과 제어의 관계성을 동시에 생각해 행동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논점은 신체성이다. 수동 보행은 액추에이터는커녕 자신의 행동을 측정하는 센서 조차 존재하지 않으며, 신체의 다이내믹스에 의해 안정된 보행이 실현된다. Pfeifer의 말을 빌리면 ‘신체성의 활용은 제어 계산을 대체한다’고 하며, 이것을 이용하면 적은 계산량으로 원하는 행동을 실현할 수 있다. 실제로는 첫 번째 논점인 ‘행동을 일단 목표값으로 대체할 수 없다’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신체성의 활용은 또한 제어 계산을 줄이는 것으로 이어진다(수동 보행에서는 신체가 충분히 활용된 결과, 제어 계산이 0이다). 이것은 우리 생물의 로코모션을 생각하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 모든 행동을 뇌에 의한 계산으로 처리하고 있으면, 뇌에서 말단으로 혹은 그 반대의 정보 전달이 빠르지 않으면 민첩한 동작을 할 수 없게 된다. 신체성(또는 국소적 반사도)을 이용해 제어 계산의 일부를 국소 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면, 뇌의 정보 전달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좀 심하게 말하면, 지금까지의 로보틱스에서는 로봇의 행동은 외부 관찰자의 시점(=목표값)을 규범으로 만들었지만, 소프트 로보틱스에서는 주관적 관점(자신의 신체성과 제어의 편재성)에 기초해 행동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신체성의 역할에 대해 항상 의식하고, 제어와 신체의 관계에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신체성과 제어를 (목표값을 통해) 독립적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동시에 설계하는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답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소프트 로보틱스의 마지막 논점은 생물 규범으로 하고 싶다. 생물은 그 구조와 제어를 도태에 의해 동시에 진화시켜 왔다. 우리가 문제를 생각할 때, 구조와 제어를 동시에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이러한 동시 설계를 인공 진화에 맡겨 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생물의 기구나 행동을 규범으로 하거나 모방하거나 하는 것은 이러한 해답을 탐색하기 어려운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소프트 로보틱스는 단순히 로봇의 신체가 부드러운 것만이 아니라, 동시 설계 문제와 신체성의 문제, 그리고 생물 규범이라는 특징을 가지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분야의 기반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호소다 코우, 오사카대학 대학원 기초공학연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