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 인공지능 스타트업 오픈에비던스는 의사용 챗봇 서비스 성장에 힘입어 기업가치가 120억달러로 뛰어올랐다.
미국 경제방송 CNBC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오픈에비던스(OpenEvidence)는 최근 새로운 자금 조달 라운드를 마무리하며 회사 가치를 12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회사 측은 이번에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번 라운드는 스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과 DST가 주도했다고 밝혔다.
오픈에비던스는 지난해 2월(현지 시간) 처음으로 외부 자본을 유치해 세쿼이아(Sequoia)로부터 7,500만달러를 투자받았고 당시 기업가치는 10억달러였다. 이후 10월(현지 시간) 기업가치는 60억달러로 상승했으며,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구글의 벤처 투자 부문, 엔비디아(Nvidia),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가 이끄는 크래프트 벤처스(Craft Ventures), 메이오 클리닉(Mayo Clinic) 등으로부터 총 7억달러를 조달했다.
오픈에비던스는 2022년(현지 시간) 설립됐다. 공동창업자는 2018년(현지 시간) 약 7억달러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tandard & Poor's)에 인수된 인공지능 기업 켄쇼 테크놀로지스(Kensho Technologies)를 설립한 다니엘 나들러(Daniel Nadler) 최고경영자와 하버드대학교 인공지능 박사과정 학생 자커리 지글러(Zachary Ziegler)다.
나들러 최고경영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픈에비던스가 의사를 위한 챗봇을 제공하며, 인공지능 모델을 최고의 과학 학술지에서 나온 데이터와 정보로 학습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용 챗GPT라는 표현은 유용한 축약어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하는 일은 진료 현장에서 의사가 중대한 임상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들러 최고경영자는 또 “(오픈에비던스는) 개방형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로 학습하지 않았는데, 이런 데이터는 저품질 의료 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픈에비던스가 미국에서 의사들이 가장 널리 사용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이라고 주장했다.
나들러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미국 의사의 40% 이상이 오픈에비던스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 그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연간 5조달러 규모 의료 시장에서 거대한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들러 최고경영자는 “보건의료는 실물 경제에서 가장 큰 부문”이라며 “이 영역에는 많은 승자가 나올 수 있다고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승자에는 오픈에비던스뿐 아니라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도 포함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오픈AI는 이달 초(현지 시간) ‘챗GPT 헬스(ChatGPT Health)’를 출시했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헬스케어(Claude Healthcare)’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두 서비스 모두 기존 소비자용 챗봇을 의료용으로 확장한 것으로, 미국 의료정보보호법(HIPAA)을 준수하는 것으로 소개됐다.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나들러 최고경영자는 자사 경쟁력으로 의사에 대한 집중, 데이터 품질, 선점 효과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이미 검증된 의사들로부터 수억 건의 실제 임상 상담 사례를 확보했는데, 이 피드백 루프는 따라 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나들러 최고경영자는 “오늘 누군가가 우리의 방식을 그대로 복제하더라도 여전히 크게 뒤처질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파트너십 문제가 아니라 실제 사용 데이터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픈에비던스는 지난해(현지 시간) 연간 기준 매출이 1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매출 대부분이 자연 발생적인 성장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들러 최고경영자는 신규 이용자의 95%가 다른 의사의 입소문을 통해 오픈에비던스를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의료의 상당 부분은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의 수십억달러 규모 병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IT 부서나 고가 소프트웨어 예산이 없는 소규모 의원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오픈에비던스는 매출 모델 측면에서도 초기부터 광고 수익에 의존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다. 나들러 최고경영자는 구독료 기반 유료 모델보다 광고 기반 수익이 도입 속도를 높이고 사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기업 고객이 오픈에비던스 앱 내 동영상 광고 형태로 프로모션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인공지능 업계는 최근 들어 광고 기반 수익 모델에 점차 우호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지난주(현지 시간) 오픈AI는 광고 지원형 챗GPT 버전을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나들러 최고경영자는 몇몇 기업들이 “앞으로 수년간 수십억달러, 많게는 수백억달러를 태울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며 자사는 그보다는 더 재무적 절제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큰 베팅이고 매우 위험한 베팅”이라며 오픈에비던스는 성장과 장기적인 수익성 간 균형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 회사를 사모펀드 포트폴리오 회사처럼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1년 동안 수십억달러를 소진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CNBC에 따르면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은 2025년(현지 시간) 이전에 이어 올해(현지 시간)에도 대형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CB 인사이츠(CB Insight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현지 시간) 3분기에는 10억달러 이상이 투자된 인공지능 자금 조달 라운드가 6건 있었다.
앤트로픽은 1월(현지 시간) 기준으로 추가 100억달러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이며,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설립한 xAI는 이달(현지 시간) 200억달러 규모 라운드를 발표했다. 나들러 최고경영자는 대형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 스타트업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압박을 느끼고 있지만, 오픈에비던스를 독립 회사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인수 경로를 이미 한번 경험했다”며 “그것도 훌륭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수년간 복리 성장을 이루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나들러 최고경영자는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스페이스X(SpaceX), 오픈AI, 앤트로픽 등 2026년(현지 시간) 상장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먼저 상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나들러 최고경영자는 “자연에는 순서가 있다”며 “기반 모델 기업들이 먼저 상장하고, 그다음에 애플리케이션 레이어가 따른다. 인터넷도 그런 순서로 전개됐고 이번 사이클도 마찬가지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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