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인공태양 핵심진단 기술 확보...중수소 감응도 첫 입증

2025.12.09 13:47:15

이창현 기자 atided@hellot.net

 

GIST는 물리·광과학과 방우석 교수 연구팀이 기존 입자 검출 장비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청정에너지로 주목받는 핵융합의 핵심 연료인 중수소 이온이 실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에너지 구간(5~200 keV)에서의 절대 감응도를 세계 최초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절대 감응도’란 입자 한 개가 검출기에 남기는 실제 신호의 세기를 뜻한다. 이를 알면 많은 입자가 동시에 들어오는 고강도 방사선 환경에서도 입사 입자 수와 방사선량을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최근 전남 나주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과도 직결된다. 핵융합 장치 내부에서 발생하는 고에너지 중수소·삼중수소 입자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높은 절대 감응 데이터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중수소 이온은 핵융합, 플라즈마, 가속기 연구에서 중요하지만 핵융합에 필수적인 주요 에너지 영역(수 keV~수백 keV)에서는 검출기 포화 때문에 절대 감응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이번 성과는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확보되지 않았던 핵심 데이터를 처음으로 측정한 것으로, 핵융합·가속기·방사선 계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확한 입자 계측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미징 플레이트는 다양한 입자·방사선 실험에서 고감도 검출기로 널리 쓰이지만 많은 입자가 동시에 들어오면 스캐너가 측정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신호가 완전히 포화되어 실제 데이터를 읽을 수 없었다. 특히 중수소 이온은 가속기에서 높은 입자 밀도로 생성되기 때문에 포화가 쉬워 전 세계적으로 정확한 절대 감응 데이터가 보고된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포화된 이미징 플레이트를 여러 번 반복해 스캔하면 신호가 특정 비율로 줄어드는 ‘보편적 감소 특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이 특성이 입자 에너지나 초기 신호 세기와 상관없이 일정하다는 사실을 규명했고 이를 기반으로 포화되지 않은 기준 표본을 이용해 포화된 신호를 역산해 정확하게 복원하는 다중 스캔 재구성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통해 기존 스캐너로는 읽을 수 없었던 포화 신호까지 복원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검출기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이미징 플레이트가 약한 신호부터 매우 강한 신호까지 모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구팀은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가속기에서 생성된 단일에너지(5~200 keV) 중수소 이온 빔을 이미징 플레이트에 조사해 실험을 진행했다. 반복 스캔을 통해 복원한 신호는 이론적 모델 예측값과 매우 높은 일치도를 보였다. 이로써 그동안 존재하지 않던 5~200 keV 구간의 중수소 절대 감응 데이터가 최초로 확보됐다. 또한 기존에 더 높은 에너지에서 확보됐던 데이터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져 완전한 감응도 교정 곡선이 완성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다중 스캔 재구성 기술은 기존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포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성과 파급력이 매우 크다. 핵융합 분야뿐만 아니라 고선량 방사선 치료 또는 의료 영상 진단 등 방사선 양을 정밀하게 측정해야 하는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적 토대가 마련됐다.

 

 

방우석 교수는 “이 기술은 많은 입자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극한 실험 환경에서도 신호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기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로 확보한 절대 감응도 데이터는 국제 핵융합·가속기 실험에서 즉시 활용될 수 있으며 다양한 입자 실험 연구에도 폭넓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GIST 물리·광과학과 방우석 교수와 김형일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Radiation Physics and Chemistry에 2025년 11월 24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한편 GIST는 이번 연구 성과가 학술적 의의와 산업적 응용 가능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기술이전 관련 협의는 기술사업화센터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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