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HSN 김형준 CAIO 인터뷰
기업이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과정은 종종 복잡한 규제와 계약의 미로를 통과하는 여정과 닮았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시간과 비용은 물론, 치명적인 리스크까지 감수해야 한다. BHSN은 이 길 위에서 ‘법률 GPS’ 역할을 도맡았다. 최신 AI를 기반으로 방대한 판례·법령·계약서를 실시간 분석해 단순한 길 안내를 넘어 잠재적 위험 요소와 최적의 우회로까지 제시한다. 이에 BHSN 김형준 CAIO를 만나 규제와 법률의 미로 속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핵심 전략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기업 비즈니스를 향상하는 ‘앨리비’
법률과 AI의 결합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BHSN이 리걸테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0년 설립 이후 BHSN은 법률 문서 처리에 특화한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자체 AI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공공기관·로펌 등 다양한 법률 직군의 업무 효율화를 지원해 왔다. 특히 계약서 리뷰·작성, 판례·법령 검색, 법률 질의 응답 등 리걸 AI 솔루션을 통합 제공하며, 대기업 전사 도입 사례를 다수 확보했다. BHSN은 단순히 AI 모델을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법률 전문가와 AI 엔지니어가 긴밀히 협업해 산업별 요구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다.
BHSN은 법률과 AI를 결합해 기업이 효율적으로 법률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법률은 계약서 문구 검토, 관리, 규제 준수 등 다양한 경영 활동의 기반이 되지만 전문 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다. 이에 BHSN은 변호사와 AI 엔지니어로 구성된 내부 팀을 통해 계약서 작성·검토, 판례·법령 검색, 법률 질의 응답 등을 통합 지원하는 ‘앨리비’를 운영 중이다.
특히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전사 도입 사례가 늘며, CJ제일제당, 한화솔루션 등 국내 주요 그룹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김형준 CAIO는 “BHSN은 법률 데이터 수집·가공·검수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도화한 AI 모델과 함께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 이를 통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법률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법무팀뿐 아니라 재무·영업 등 다양한 부서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고 밝혔다.
BHSN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리걸테크 시장 변화에 대한 빠른 적응력이다. 김형준 CAIO는 “불과 1~2년 사이에 AI 적용 범위와 관심도가 급격히 확산됐다. 과거에는 ‘AI를 왜 써야 하나’와 같은 도입 당위성 질문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정확도, 신뢰성, 비용 구조 등 구체적인 성능 검증과 활용 방안에 대한 질문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는 법률 전문가뿐 아니라 재무·영업·구매 부서 등 비법률 직군에서도 리걸 AI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예로, BHSN의 ‘앨리비 비즈니스 에이전트’는 검색 기반 정확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정확성에 대한 피드백을 반복적으로 얻고 있다. 이러한 신뢰성은 법률이라는 전문 영역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며, BHSN은 이를 기반으로 대기업 전사 도입과 신규 고객군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신뢰가 곧 경쟁력’ BHSN이 지향하는 리걸 AI
기술적 차별성 역시 BHSN 성장의 핵심 축이다. 법률 특화 LLM인 ‘앨리비 아스트로’는 법령, 판례, 계약서, 정책 자료 등 다양한 리걸 데이터를 수집·정제해 도메인 특화 사전학습을 거쳤다. 최대 100K 토큰 길이의 비즈니스 문서 처리 능력을 갖추고, 법률 문서 특유의 비정형 데이터를 표, 각주, 머리글·바닥글 제거 등 정교한 전처리 과정을 거쳐 학습시켰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가 데이터 검수에 직접 참여해 모델의 신뢰성과 정합성을 높였다.
또한, 합성 데이터 생성 및 다단계 사전학습(CPT)과 강화학습(RLHF)을 통해 성능을 점진적으로 개선했다. 김형준 CAIO는 “BHSN은 검색 기반 답변과 생성형 AI 기능을 결합해 법률 문서의 맥락과 규제 준수 여부를 동시에 판단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단순 검색형 서비스 대비 정확성과 실무 활용도가 월등히 높아, 고객사가 내부 비정형 문서를 안전하게 검색·활용하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BHSN의 경쟁력은 기술뿐 아니라 조직 구조와 협업 문화에서도 드러난다. 회사 내부에는 변호사, AI 엔지니어, 제품 기획자, 마케팅 인력이 한 팀처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가 자리 잡혀 있다. AI 제품 개발 과정에서 단방향적 기획·개발 방식이 아니라, 실험과 피드백을 반복하며 모델과 제품을 함께 진화시키는 접근법을 택한다.
이와 함께 BHSN 임정근 대표 역시 변호사 출신으로, 일본 대형 로펌 근무 경험과 일본 법률 체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향후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도메인 지식과 기술 이해를 겸비한 리더십 덕분에 사내에서는 법률과 AI 간 커뮤니케이션 장벽이 최소화했다. 김형준 CAIO는 “이러한 협업 체계는 시장의 빠른 변화 속에서도 신속한 제품 개선과 고객 맞춤형 기능 구현을 가능하게 하며, 특히 규제 산업군과 같이 복잡한 법적 요건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강점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한편, BHSN은 금융, 건설, 부동산, 헬스케어, 바이오 등 규제 기반 산업을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들 산업은 법령과 가이드라인이 복잡하고 빈번히 변경되기에, 신속하고 정확한 법률 검토가 필수적이다. 김형준 CAIO는 “BHSN은 산업별 문서 분류·전문화 체계를 구축해 계약서, 규제 문서, 컴플라이언스 가이드 등을 AI가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산업군별 전문 변호사와 AI 기술팀이 협업해 최적화 모델을 만들고, 고객 요구에 맞춘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SaaS 기반 구독 모델을 통한 빠른 도입과 온프레미스 설치형 옵션을 병행해 대기업 보안 요건에도 대응하고 있다. 또한,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아시아 법률 데이터베이스 확충을 진행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리걸 AI 플랫폼으로 확장해 각국의 도메인 특화 솔루션을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BHSN은 하반기 로드맵에서 산업별 커스터마이징 효율화와 SaaS 매출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전문 분야별 요구 사항을 플랫폼 차원에서 빠르게 구현하도록 기능을 강화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여 신규 도입뿐 아니라 전사 확산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리걸테크 시장의 성장과 함께 아시아 법률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해외 진출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특히 각국의 법률·규제 체계를 이해하는 데이터·기술 파트너와 협력해 언어와 도메인 경계를 넘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BHSN이 강조하는 핵심 가치는 ‘신뢰’다. 브랜드명인 앨리비를 만들 때 전면에 내세운 이유 역시 사용자가 ‘믿고 쓸 수 있는 법률 AI’를 직관적으로 떠올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급변하는 AI 시장 속에서 BHSN은 화려한 외면보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과 정확성을 우선시하며, 리걸 AI가 비즈니스의 기반이 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