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흐름을 읽는 스마트한 습관 [글로벌NOW]
매주, 세계는 조용히 변화를 시작합니다. 기술이 바꾸는 산업의 얼굴, 정책이 흔드는 공급망 질서, 기업이 선택하는 미래 전략. 세계 곳곳에서 매주 벌어지는 이 크고 작은 변화는 곧 우리 산업의 내일과 맞닿아 있습니다. 글로벌NOW는 매주 주목할 만한 해외 이슈를 한 발 빠르게 짚어주는 심플한 글로벌 브리핑입니다. AI, 제조, 물류,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굵직한 사건과 트렌드를 큐레이션해 독자들이 산업의 큰 그림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돕겠습니다.

[AI] 엔비디아 규제에 맞선 中, 화웨이 칩으로 생태계 재편할까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하면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자국산 AI 칩으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이 엔비디아 대신 화웨이 등 중국산 칩 시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H20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보유 중인 엔비디아 칩으로 내년 초까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후를 대비해 대체 칩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화웨이 어센드 시리즈를 포함해 자국 칩을 시험 중이며, 자체 AI 칩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의 AI 칩 910B는 최근 엔비디아 대비 성능이 80% 수준까지 올라왔고, 아이플라이텍은 화웨이 칩만으로 훈련한 AI 모델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GF증권은 엔비디아가 7월 초 미국 규제에 맞춘 중국 수출용 차세대 칩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부재로 성능 제한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국 빅테크는 기존 엔비디아 칩으로 훈련을 지속하고, 추론 부문에서는 중국산 칩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화웨이 칩으로 전환할 경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며, 엔지니어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경영진은 시스템 전환 시 AI 개발이 약 3개월간 중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반도체 설계 핵심 차단...美, 中에 EDA SW 수출 전면 통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의 대중국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보안국은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시놉시스, 지멘스 EDA 등 주요 업체에 중국 수출 중단을 지시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EDA 소프트웨어는 반도체 회로 설계에 필수적인 도구로, 고성능 반도체 개발과 테스트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술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 EDA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이들 미국 기업의 기술 공급을 차단해, 중국의 첨단 AI 반도체 개발 역량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4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H20 모델에 대한 대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했으며, 바이든 행정부 당시 2022년부터도 AI 반도체 수출을 금지해 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일부 정책을 철회하는 한편, 첨단 기술 분야 대중 규제 기조는 계승·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중국 반도체 산업의 고도화 시도를 제약하고, 글로벌 공급망 긴장감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IT] 유튜브, 미국 TV 시청 점유율 1위…3개월 연속 넷플릭스·디즈니 앞서
유튜브가 미국 TV 플랫폼 시장에서 3개월 연속 시청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Nielsen)이 최근 공개한 ‘미디어 디스트리뷰터 게이지(Media Distributor Gauge)’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는 12.4%의 시청 점유율을 기록하며 디즈니(10.7%)와 넷플 릭스(7.5%)를 제쳤다. 전년 동기 대비 9.6%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로, 거실 중심의 스트리밍 소비 패턴 변화가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닐슨은 유튜브의 성장을 전통 TV를 대체하는 플랫폼 전환 흐름과 연계했다. NFL 경기 등 주요 스포츠 콘텐츠의 독점 스트리밍, 크리에이터 중심의 고품질 영상 확대, 사용자 기반 광고 시스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유튜브는 모바일 기반 시청을 넘어 스마트TV, 셋톱박스 등 리빙룸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 구조를 강화하면서 기존 방송 플랫폼의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광고 전략도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유튜브는 최근 PGA 챔피언십 기간 동안 보험사 스테이트팜(State Farm)과 협력해 코미디언 케빈 하트의 제작사 하트비트(Hartbeat) 콘텐츠에 맞춤형 광고를 연동했다. 이처럼 문화 이벤트와 연계된 광고 통합 사례는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며 전통 방송 광고주까지 유튜브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Logistics] Kuehne+Nagel-Milence, 전기 화물 운송 실현 가능성 입증
글로벌 물류기업 Kuehne+Nagel과 유럽 최대 트럭용 공공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 중인 Milence가 손잡고 전기 도로 화물 운송의 실현 가능성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두 기업은 전기 트럭의 한계보다는 가능성에 집중해 관련 기술 투자와 전 세계 전기화 확산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Kuehne+Nagel은 최근 도입한 전기 중형 화물차를 Milence가 영국 임밍엄에 설치한 첫 충전 허브를 활용해 에이블 험버 항구(Able Humber Port)에서의 화물 수거 업무에 원활히 통합했다. 400kW 고속 CCS 충전기를 통해 12.5시간 이내 완전 충전이 가능하며 향후 메가와트(MW)급 충전기 도입 시 충전 시간은 3045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양사는 전기차 운영 데이터와 경험을 공유하며 충전 허브의 전략적 위치 선정 등 플릿 전기화를 공동 추진하고 있다.
또 Kuehne+Nagel은 영국 정부의 ‘제로 배출 대형 화물차 및 인프라 실증 프로그램’의 일환인 eFREIGHT 2030 프로젝트에 참여해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운전자 경험, 주요 텔레매틱스 데이터, 총 소유 비용(TCO) 등을 기반으로 전기 트럭의 현장 적용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분석하고 기술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Kuehne+Nagel 영국법인의 케이트 브룸 지속가능성·사회적 영향 디렉터는 “전기 대형 트럭이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이미 현실화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고성능, 신뢰성 높은 공공 충전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ilence의 루얼 비서스 최고사업책임자(CCO) 역시 “전기 도로 운송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니며 유럽 전역 20개 이상의 허브를 통해 그린 코리도르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Robotics] AI 인간형 로봇 ‘모르닌’, 자동차 판매 혁신의 서막 열다
영화 속에서나 보던 인간형 로봇이 이제 자동차 딜러십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달(현지시간) 열린 ‘상하이 모터쇼(Shanghai International Automobile Industry Exhibition)’에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체리자동차(Chery Automobile Co., Ltd. 이하 체리)’는 고객 경험의 중심에 인공지능(AI) 로봇을 배치하며 미래형 쇼룸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단순히 공장 현장에 머물던 로봇이 쇼룸에 들어와 고객을 맞이하고, 차량 특징을 설명하며, 심지어 커피 한 잔의 여유까지 선사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체리는 자동차 대리점 근무에 최적화된 인간형 로봇 ‘모르닌(Mornine)’을 공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르닌은 차량 사양 설명, 쇼룸 투어 안내, 다과 제공, 다국적 언어 기반 소통 등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모르닌은 이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대리점에서 ‘지능형 영업 컨설턴트(Intelligent Sales Consultant)’로 활약 중이다. 올해 안에는 전 세계 220개 매장에 공급될 계획이다. 모르닌의 디자인은 첨단 로봇 기술과 친근한 디지털 페르소나를 결합해, 특히 기술에 익숙한 젊은 고객층과의 소통을 목표로 한다.
모르닌의 핵심 작동 원리는 체리의 자체 AI·자율주행 기술에 기반한다. AI 기반 다중 모드 감지 모델을 통해 제스처, 음성 명령, 주변 환경 등을 인식한다. 민첩한 손으로 음료를 서빙하고, 직립 보행으로 쇼룸을 안내하는 등 능숙한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중국 AI 기술 업체 ‘딥시크(Deepseek)’의 언어 모델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자연어를 이해하고, 고객 맞춤형 답변해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구현한다.
체리는 모르닌이 단순히 자동차 판매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영역으로 활약할 것을 기대한다. 유연한 디자인과 고도화된 AI 기술을 바탕으로, 쇼핑몰·영화관·전시장·가정·복지시설 등 우리 일상 곳곳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체리는 이러한 인간형 로봇을 AI가 우리 삶에 항상 함께하는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여기고 있다.
체리가 인간형 로봇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들은 향후 몇 년 안에 인간형 로봇이 자동차 자체만큼이나 중요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로봇은 고객 참여를 유도하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기술 리더십을 과시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사측은 실시간 언어 번역, 유연한 움직임, 복잡한 질문에 대한 능숙한 답변 등 모르닌과 같은 로봇의 기능은 우리가 자동차를 구매하고 브랜드와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잠재력을 품고 있고 보고 있다.
자동차 판매점의 인간형 로봇은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모르닌과 같은 모델을 통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첨단 AI와 로봇 기술을 현실에 접목하며 고객 서비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이러한 로봇의 등장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소매업을 넘어 일상생활 전반에 혁명을 가져올 잠재력은 분명하다. 미래의 자동차 구매는 어쩌면 로봇과의 악수나 주먹 인사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