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어러블 로봇 신모델 ‘윔 S(WIM S)’ 공개...‘아웃도어’ 감성 접목해 기능성↑
일체형 배터리, 기능별 AI 알고리즘, 셀프 트레이닝 등 신기능 탑재
“보행 어려운 이동 약자부터 일반까지 보행 특화 ‘웨어러블 모빌리티’로 자리잡을 것”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가 발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인구 절벽을 넘어, 인구 소멸의 가능성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다. 그만큼 고령화의 그림자는 우리 삶에 밀접하게 드리우고 있다. 이에 따라 주목받는 차세대 기술이 바로 로봇이다. 지금까지 각종 산업 현장에 인간을 대체하거나,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 기술이 전파돼 고령화 등 인력난에 대응하고 있다. 이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로봇은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일상 영역에도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다만 일상용 로봇은 공정 및 프로세스 최적화와 효율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산업 분야 로봇과 달리, 인간 삶의 질 향상을 초점에 두는 경우가 많다. 청소·조리·안내·교육·반려·이동 등 다방면에서 활동·보조 가능한 생활 밀착형 로봇이 시장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입는 로봇’으로 인식되는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은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발현할 수 있다.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데 목적을 두는 이 로봇은 사용자와의 긴밀한 융합과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재활부터 근력 보조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받는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모르도인텔리전스 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은 전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30% 이상으로 입모아 점치고 있다. 다른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첨단 로봇 산업 전략’의 주요 로봇 품목에도 웨어러블 로봇이 포함됐고, 오는 2030년까지 웨어러블 로봇을 포함한 100대 이상의 로봇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웨어러블 모빌리티’ 위로보틱스, 대중적인 웨어러블 로봇 정조준
국내 웨어러블 로봇 업체 ‘위로보틱스(WIRobotics)’는 가벼운 무게와 사용성 혁신을 지향하는 ‘웨어러블 모빌리티’를 비전으로 한다. 지난 2023년 무동력 허리 보조 웨어러블 로봇 ‘윕스(WIBS)’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난해에는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WIM)’을 출시해 시장에 본격 안착했다.
윔은 1.6kg 초경량 웨어러블 로봇으로, 재활·작업·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돕는 기체다.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Interactive)을 지원하는 로봇으로 출시 당시 주목받았다. 특히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작년과 올해 로보틱스(Robotics)·엑세서빌리티(Accessibility)·에이징테크(Aging Tech) 등 세 개 분문에서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석권해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이달 16일 약 1년 만에 윔의 후속 모델이 공개됐다. 이날 베일은 벗은 ‘윔 S(WIM S)’는 기존 윔과 같이 1.6kg 무게와 액추에어터, 배터리, 단일 모터 등을 탑재해 특유의 DNA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 중 배터리 용량은 기존 윔과 같다. 위로보틱스 측은 1단계 출력 기준 4~5시간 사용을 지원하며, 배터리 무게는 밸런스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고 언급했다.
반면 기존 윔과 달리 탈착형 배터리를 차용했고, 전체 무게는 1.6kg으로 같지만 본체 무게를 20% 줄이는 등 개선점이 강조됐다. 아울러 높이 18%, 두께 10%를 줄여 윔 대비 본체 부피를 약 80% 경량화해 사용성을 극대화했고, 기존 모델 대비 착용부를 넓게 설계했다. 이러한 발전 방향은 모두 그동안 윔을 활용한 사용자의 VOC(Voice of Customer)를 기반으로 했다.
이연백 위로보틱스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을 주력 사업으로 배치한 이유는 로봇의 대중화를 용이하게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윔 S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헬스케어 디바이스로서 인간의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인 보행을 보조한다는 점에서 대중성이 확보된 혁신 모델”이라고 정의했다.
이 대표는 보행 관점에서 윔 S의 접근 방식을 강조했다. 걸을 때 근골격에 필요한 힘을 제공해 보행 전구간을 보조하면서도, 보행 밸런스 및 자세를 올바르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위로보틱스는 이 같은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기존 윔 사용자를 통해 도출된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개소한 실내외 윔 체험 공간 ‘윔 보행운동센터’를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했다.
또 수원시영통구보건소·삼성노블카운티·광교행정복지센터·지리산국립공원 등 기관과 협약을 맺어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윔 착용 후 신체 능력 개선 과정을 모니터링했다. 이 과정에서 보행 속도, 지구력, 고관절·발목·무릎 근력, 하체 강화 수준 등을 기준으로 했다. 보행 취약 계층인 60~80대 시니어와 퇴행성 관절염, 무릎 치환술, 편마비, 파킨슨 등 질환 재활 환자가 윔을 경험했다.
업그레이드된 윔 후속작, 경쟁 우위 포인트는?
윔 S는 보조·운동·휴식 등 윔의 세 가지 모드 대신 에어·등산·케어·아쿠아 등 네 가지 신규 모드를 채택했다. 여기에 각 모드당 3단계 강도를 지원한 윔과 달리, 4단계로 강도를 더욱 세분화해 사용성을 높였다.
네 가지 모드 중 에어모드는 보행 보조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됐다. 기존 윔의 보조모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 김지영 위로보틱스 마케팅 팀장에 따르면, 이 모드를 활용해 평지 보행 시 사용자의 대사에너지가 약 20% 절감된다. 그는 특히 20kg 배낭을 맨 상태에서는 대사에너지가 약 14% 감소된다고 밝혔다.

이어 등산모드는 윔 1세대의 ‘오르막·내리막’ 기능을 하나로 접목한 보행 보조 모드다. 경사 보행에 특화된 모드인 만큼, 지형 변화에 따른 자동 보행 보조력을 제공한다. 이때 지형을 인식하는 인공지능(AI) 알고르즘이 탑재돼 오르막이나 내리막 보행 상황에서 맞춤형 힘을 제공한다.
오르막 및 계단 오르기 보행에서 이 모드를 사용하면, 대퇴직근 근부하가 평균 16.8% 감소한다. 햄스트링 반건양근 근부하는 평균 11.3% 낮게 나타났고, 대사에너지는 평균 16% 하락한다. 내리막이나 계단에서 내려올 때는 충격을 완화해 무릎 보호가 가능하며, 내딛는 다리를 지지해 하강 속도 및 충격을 약 10~20% 절감할 수 있다. 더불어 충격 하중은 최대 22% 감소된다.
위로보틱스 관계자는 “해당 모드는 오르막·내리막 상황에서 다리 각도가 바뀌는 시점에 맞춰 보조력을 공급한다”며 “오르막은 다리 각도를 많이 벌리게 되고, 내리막은 다리 각도가 작은데 이때 AI가 필요한 다리 각과 보행 속도에 맞는 보조력을 제공하도록 돕는다”라고 원리를 설명했다.
아쿠아모드는 보행 자세 교정이 필요하거나, 하체 근력 강화를 목표하는 사용자에게 특화된 모드다. 기존 윔의 운동모드와 동일한 기능을 한다. 물에서 걷는 듯한 저항감을 제공해 다양한 근육 자극과 근지구력 운동을 돕는다. 위로보틱스 측은 이 모드와 에어모드를 병행하면, 짧은 시간 안에 칼로리 소모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력 단력용 고강도 인터벌 운동 또한 가능하다.
끝으로 케어모드는 새롭게 추가된 기능으로, 보행 속도가 느리고 보폭이 좁은 시니어와 보행 약자를 위해 설계됐다. 보폭 38cm 이하로 보행하는 사용자를 지원하기 위해 보조력 제공 시간이 긴 모드다. 지팡이·보행기 등을 활용해 보행 기능이 하락한 보행 약자가 가장 처음 활용하기 좋은 모드다. 향후 보행력이 향상되면, 에어모드와 아쿠아모드를 병행하는 기능적 연계가 가능하다.

앞선 모드는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윔(WIM)’과 본체에 적용된 물리버튼으로 제어 가능하다. 윔 S 출시와 동시에 윔 애플리케이션에는 사용자 스스로 훈련이 가능하도록 운동 프로그램인 ‘윔 업(WIM UP)’이 추가돼 사용자가 운동 목표에 맞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작년과 다르다” 한층 개선된 면모 ‘윔 S’...기자 체험기 공개
윔 S는 로봇 본체, 허리 착용부, 다리 착용부, 프레임 밴드 등으로 구성됐다. 착용은 ▲허리 착용부 장착 ▲허리 착용부 전면에 로봇 본체 부착 ▲프레임 밴드 착용 ▲로봇 본체 앞에 있는 다리 착용부를 프레임 밴드 등 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본격적인 보행 전의 착용 느낌은 지난해 경험한 윔 대비 착용부가 넓어진 영향으로 편안한 착용감이 느껴졌다. 다만, 체형과 착용한 의상에 따라 허리 착용부를 정확히 딱 맞게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착용 후 각종 모드를 사용하기 전에 안정적으로 잘 입었는지 꼼꼼이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기자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기자단, 위로보틱스 관계자와 함께 서울 중구 소재 남산공원에서 윔 S를 경험했다. 개인적으로 지난 윔과 비교해 가장 특징적으로 느낀 부분은 소음이다. 윔 대비 모터·액추에이터가 가동될 때 발생하는 소리가 대폭 낮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스펙상 기존 윔 대비 소음이 10dB 낮아져 저소음 설계를 어필하기도 한다.
각종 모드를 활용해 보행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느낀 것은 보행 질감이 기존 윔과 유사하지만 조금 더 세밀해졌다는 것이다. 다른 점은 웨어러블 로봇을 이용한 보행 시 적응이 조금 더 빠르게 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내리막 구간에서의 등산모드는 보폭 타이밍을 잘 맞출 필요가 있어보였다.


아쿠아모드는 무릎에 착용하는 프레임 밴드 부근에 저항이 느껴져 운동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 운동 중 상태에 따라 단계를 유연하게 조절해야 혹시 모를 부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겠다.
또 다른 보행 보조 모드인 에어는 지난 윔과 같이 확실한 보조력을 부여해 보행에 큰 힘을 실어줬다. 이 모드 역시 단계별로 알맞는 조절이 효율적인 사용 측면에서의 관건이다. 반대로 케어모드는 위로보틱스 관계자의 말처럼, 본인은 보행이 어려운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체감을 느끼기에는 어색함이 있었다. 보행 약자 입장의 '입문용' 모드라는 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로보틱스는 웨어러블 로봇에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방침이다. 기존에 보유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팔 ‘FLLEX hand’와 로봇 다리 ‘HyperLeg’를 선보인다는 것이 위로보틱스의 계획이다. 이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하드웨어 시장에 본격 노크할 예정이다.
위로보틱스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 휴머노이드 로봇 하드웨어 플랫폼을 통한 상반신 중심의 레퍼런스 휴머노이드를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피지컬 AI(Physical AI)에 힘입어 급부상하고 있는 AI 역량은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 고도화할 것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