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봇규가 간다] 가장 친근한 로봇이 무대 한가운데 섰다...로봇 청소기가 쓰는 새로운 ‘사용설명서’
로봇 청소기 위에 달린 로봇 팔(Robot Arm)이 천천히 참관객 쪽으로 뻗는다. 로봇은 무대 전체를 돌며 인간의 목소리를 대신 내보낸다. 화면·자막은 한 박자씩 늦게 나타나고, 시스템 안내 음성이 간헐적으로 튀어나온다. 이렇게 모든 요소는 공연의 일부가 된다. 집 안을 청소하던 로보락 로봇 청소기 사로스 Z70(Saros Z70)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존재로 참관객의 인식 속에 자리잡는다. 이달 13일 서울 종로구 소재 예술 특화 종합 지원시설 아트코리아랩(Arts Korea Lab)에서 기술·예술 융합 실험 스튜디오 이치실험실(ICHILAB)이 로보락과 함께 로봇 기반 기술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CLENE ME TENDER 시리즈: 고양이 프로펠러’는 페스티벌 전체 주제가 '예술가의 프롬프트'인 만큼 이 작업은 로봇 청소기에 하나의 프롬프트를 건네는 데서 출발한다. 인간 대신 집 안을 대신 돌아다니던 기계를 무대에 올려 인간의 몸과 존재를 둘러싼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재택 배우’로 깜짝 데뷔한 로봇 청소기, 청소 동반자에서 예술 무대 신인으로 무대 위 로봇 청소기가 멈춰 설 때마다 시스템 안내 음성이 불쑥 끼어들어 “충전이 필요합니다”라고 외친다.